미주중앙일보

광고닫기

상상의 ‘구름 도시’엔 동심이 뭉게뭉게…

New York

2012.05.18 11:30

  • 글자크기
  • 인쇄
  • 공유
기사 공유
메트박물관 루프탑 ‘클라우드 시티’ 전시
철골·거울로 구성된 높이 28피트 구조물
상하좌우 헷갈리는 ‘무중력 놀이터’
메트로폴리탄박물관 옥상에 있는 ‘루프탑 가든’은 지난 15년 동안 매년 설치미술가들의 이색적인 전시로 눈길을 끌었다. 엘스워스 켈리, 제프 쿤스, 앤서니 카로 등…. 지난 2010년에는 대나무로 만든 높이 50피트짜리 대형 구조물을 설치해 관람객들이 들어가 볼 수 있도록 했다. 메트박물관 루프탑은 매 여름 마다 뉴요커들의 놀이터 역할을 톡톡히 해 온 셈이다. 올 여름 루프탑을 장식하는 작품은 어떤 것일까? 14일 언론 프리뷰에서 첫 선을 보인 작품을 만나봤다.


어릴 적 놀이터에서 ‘정글 짐(Jungle Gym)’을 타고 놀던 기억이 나는가. 좀 더 높이 올라가 보겠다고 도전하지만 철골 사이사이 공간이 텅텅 비어 있어 조심스레 한발 한발 내딛던 기억…. 올 여름 뉴욕 메트박물관 옥상에도 대형 정글짐이 하나 생겼다. 다만 텅텅 빈 공간이 아니라 아크릴과 거울로 재미와 안전을 더했다.

현재 메트박물관 루프탑에 들어선 ‘클라우드 시티(Cloud City)’. 아르헨티나 출신 설치미술가 토마스 사라씨노의 작품이다. 아크릴과 거울로 면을 만들고 철골로 선을 만든 다각면체 16개가 모여 높이 28피트의 거대 구조물을 만들었다. 밖에서 봤을 때는 ‘이게 뭐지’라는 생각이 들지만 속으로 일단 들어가면 다 큰 어른들이 어릴 적 정글짐을 오르던 어정쩡한 그 자세로 발걸음을 옮긴다. 그도 그럴 것이, 어디가 바닥이고 어디가 벽인지, 어디가 바깥이고 안인지 헷갈리는 것은 기본이기 때문이다.

긴장 속에 발걸음을 내디디며 클라우드 시티 내부에 적응을 하고 나면 같이 헤매고 있는 다른 사람들이 보인다. 직접 보는 게 아니라 거울을 통해 슬쩍 볼 수 있는 재미도 있다. 어느새 센트럴파크 나무들이 옆에 와 있고 하늘이 바닥에 와 있다. 좀 더 발걸음을 옮기면 발 아래로 ‘진짜’ 센트럴파크 녹지와 저 멀리 있는 빌딩숲이 한 눈에 펼쳐진다. 맨해튼 허공 한 가운데 떠서 풍경을 감상하는 셈이다.

토마스 사라씨노의 작품 중 가장 큰 규모인 클라우드 시티는 작가의 미국 첫 전시 작품이기도 하다. 가정 생활·교감·사회적 교류 등을 주제로 만든 모델 시리즈 ‘클라우드 시티/에어포트 시티’ 중 한 작품이다. 사라씨노는 “센트럴파크가 뒤집혀져 있는 모습을 보면 꼭 구름 속에서 날아다니는 정원 같고 건물들이 발 아래에 있는 풍경을 보면 무중력의 세계에 와 있는 느낌이 든다”라며 “사회·정치·지역적인 한계에서 벗어나 클라우드 시티에서 상상력을 키울 수 있는 계기가 되길 바란다”고 설명했다.

◆입장방법=메트박물관 입장료(기부금)를 지불하고 1층 갤러리399에 있는 엘리베이터를 타고 4층으로 올라간다. 4층에서 클라우드 시티 무료 티켓을 받으면 티켓에 표시된 시간에 5층에 있는 클라우드 시티에 입장하면 된다. 관람 시간은 20분이다. 10세 이상만 입장 가능하며 10~13세 어린이들은 부모와 함께 입장해야 한다. 몸무게 400 파운드 이하만 입장 가능하다.

◆유의사항=구조물 속에 들어가기 위해서는 밑창이 고무로 된 신발 또는 플랫 슈즈를 신어야 한다. 맨발로는 입장이 불가능하다. 또 거울과 아크릴이 사방에 있어 치마를 입는 것은 무리다. 구조물 안에 개인 소지품을 가져갈 수 없기 때문에 4층에 있는 사물함에 넣고 와야 한다. 선글라스나 모자 등은 소지 가능하다. 구조물 내 일부 공간은 천장이 낮기 때문에 항상 머리를 조심해야 한다. 날씨가 더울 때는 철근에 손이 데이지 않도록 조심해야 한다.

◆루프탑 먹거리=루프탑에는 ‘루프 가든 카페(Roof Garden Café)’와 ‘마티니 바(Martinin Bar)’가 있다. 메뉴가 매일 바뀔 때도 있지만 간단한 먹거리로는 햄과 브리 치즈·튜나샐러드·터키·포토벨로 머시룸 샌드위치 등이 있으며 마가리타·피냐콜라다·샤도네이·맥주 등 주류와 커피도 판매한다.

전시 기간은 오는 11월 4일까지. 화~목·일요일 오전 10시부터 오후 4시, 금·토요일 오전 10시부터 오후 6시까지 운영. 월요일은 휴관. 212-535-7710. www.metmuseum.org.

글·사진=이주사랑 기자
[email protected]

많이 본 뉴스

      실시간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