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역업체만 한·미 FTA 혜택, 소비자 가격 하락 효과 없어…수입 늘어도 도매가 그대로
한·미 자유무역협정(FTA)으로 인한 관세 철폐 효과가 한국산 제품을 수입하는 무역 업체들에게 집중되고 있다.한국 관세청의 20일 발표에 따르면 한국의 대미 수출은 한·미 FTA 발효 이후 2개월 만에 11.3% 증가했다. 특히 FTA 관세 혜택을 본 품목의 수출이 19.4% 증가해 비 혜택 품목 수출 증가율(6.9%)를 압도했다. 품목 별로는 자동차 부품(15%)·자동차(31%)·석유제품(42%)·고무제품(10%)·섬유류(7.4%) 등이 호조를 보였다.
한인이 운영하는 무역 업체와 관세사 등도 FTA 이후 수입량이 다소 늘었다고 밝혔다. 하지만 식품 등 소비자들이 체감할 수 있는 한국산 품목 등은 관세 철폐 효과를 누리며 수입량은 늘었지만 실제 판매가에 미치는 영향은 아직 거의 없는 것으로 나타났다.
◆한국산 제품 수입량 증가=재미주재원클럽(KOSEM)의 유문영 회장은 “관세 철폐로 가격이 내려간 한국산 자동차 부품·섬유·CCTV 제품 등을 찾는 미국 업체들이 조금씩 늘어나는 추세”라며 “특히 자동차 부품의 경우 그동안 저가 중국산 제품을 구입하던 업체들이 품목에 따라 한국산 제품으로 변경하는 사례가 있다”고 밝혔다. 한국산 자동차 부품을 수입하고 있는 그로텍 USA의 경우 트럭용 백미러에 대한 미국 업체들의 구입 문의가 늘면서 2개월 전보다 수입량이 7% 정도 증가했다.
향후 한국산 제품의 대미 수입 전망도 밝은 편이다. 유 회장은 “KOSEM 회원들로부터 미국 업체들의 한국산 제품 문의가 늘고 있다는 이야기를 계속 듣고 있다”며 “FTA 효과를 더 누리기 위해서는 관세 철폐로 인한 가격 인하 효과에 대한 홍보가 지금보다 지속적이고 적극적으로 이뤄져야 한다”고 말했다.
한국 정부도 한인 기업들에 대한 지원을 강화하고 있다. 기획재정부·대한무역투자진흥공사(KOTRA)·관세청 등은 21일 뉴욕시 맨해튼에서 한·미 FTA 관련 설명회를 열고 비즈니스 기회와 전략·원산지 규정 등을 집중 소개했다. 엄성필 KOTRA 북미지역총괄본부장은 “뉴욕 코리아비즈니스센터에서는 8명의 각 분야 자문위원들과 함께 헬프 데스크를 운영해 한인 기업들에게 도움을 주고 있다”고 말했다.
◆소비자 체감 효과 미미=무역업체들에 반해 한인 소비자들은 FTA로 인한 가격 인하 효과를 거의 누리지 못하고 있다. B&H 커스텀스 서비시스의 박병열 관세사는 “FTA 발효 이후 통관을 대행해주고 있는 업체 중에서 한국산 가공식품 수입이 10% 가량 늘어난 것이 눈에 띈다”며 “이들 제품은 관세 혜택을 받고 통관되고 있다”고 설명했다.
하지만 가격 인하는 거의 찾기 힘들다는 지적이다. 한양마트 오종건 전무는 “마트에 제품을 공급하는 수입업체와 중간 도매업체들이 아직 가격을 내리지 않고 있다”고 밝혔다.
김동희·서한서 기자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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