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고 구속 105마일을 던진 투수답게 과속을 하다 걸렸다. 하지만 그것은 시작에 불과했다.
쿠바 출신 메이저리거 아롤디스 채프먼(25.신시내티.사진)은 지난 22일 시속 150㎞로 과속운전을 하다 경찰에 붙잡혔다. 채프먼은 켄터키주에서 발급된 운전 면허를 갖고 있었으나 이미 면허가 정지된 상태였다. 채프먼은 다음달 6일 법원에 출두해야 한다.
그 다음이 더 문제였다. 무면허 과속운전은 '빙산의 일각'일 뿐이었다. 스포츠 정보를 전문적으로 다루는 온라인 매체 'SportsXChange'는 23일 채프먼이 지난 주말 플로리다주에 거주하는 쿠바 출신 미국인들로부터 1800만달러에 이르는 소송을 당했다고 보도했다.
고소 사유는 놀랍다 못해 충격적이다. 채프먼이 플로리다주에 있는 쿠바 출신 사람들을 붙잡아 고문한 뒤 쿠바로 되돌려보내는데 쿠바 당국과 손잡고 일했다는 것이다. 채프먼은 그의 아버지와 이 일을 함께 수행한 것으로 전해졌다.
채프먼이 쿠바 당국과 손을 잡은 이유는 그가 다시 쿠바로 돌아가기 위한 것이라는 이야기다. 고소인들은 채프먼이 지난 2009년 라울 카스트로 쿠바 대통령과 만났을 때 비밀리에 이 계획을 짰을 것이라고 주장했다.
미국법에는 '외국인 불법피해자를 위한 배상청구법(Alien Tort Claims Act)'이 있다. 이 일이 사실로 밝혀질 경우 채프먼은 큰 금전적 손해는 물론 국외 추방까지 당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아직 자세한 증거 등이 제출되지 않아 사실 여부는 법정에서 가려질 것으로 보인다.
채프먼은 2009년 7월 쿠바를 탈출한 뒤 이듬해 1월 신시내티와 6년 3025만달러에 계약을 맺었다. 평균 100마일에 육박하는 강속구가 주무기인 채프먼은 지난해 4월 19일 피츠버그전에서 105마일을 찍어 사상 최고 구속 기록을 세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