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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과학이야기] 머리가 목 위에 붙어 있는 까닭

Los Angeles

2012.05.24 22: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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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렁이 곤충 새 코끼리 고래 인간의 공통점은 무엇일까. 살아 있는 생명체이면서 반드시 배아 단계를 거쳐 생겨난다는 점이다.

'배아'는 정자와 난자가 합쳐진 수정란이 세포분열을 시작한 것으로 모든 동물은 배아가 자람에 따라 머리 가슴 몸통 다리 꼬리 등의 체절이 생긴다.

사람은 머리 아래 목이 있고 그 아래 가슴 허리 다리가 있다. 그러나 오징어나 문어 등의 두족류는 몸통 아래 머리가 있고 그 아래 다리가 있다. 머리가 배에 붙은 인간이나 다리가 몸통 위에 붙은 두족류는 존재하지 않는다. 왜 몸의 각 부분이 엄연한 순서에 따라 붙어 있는 것일까.

단순하지만 쉽지 않은 이 질문의 해답을 스위스 과학자들이 찾아냈다. 사이언스 최근호에는 스위스 로잔공과대학교와 제네바대학교의 공동연구진이 작성한 '혹스 유전자 덩어리의 동적구조'라는 논문이 소개됐다.

네이처지에 "초파리의 몸이 머리 가슴 배의 순서로 구성되는 것은 2만여 개의 유전자 중 15개가 특별히 작동하기 때문"이라는 논문이 소개된다. 독일의 생물학자 뉘슬라인폴하르트와 미국의 발달생물학자 비샤우스의 연구 결과다.

이를 토대로 초파리 실험을 진행한 미국의 유전학자 루이스는 "신체 각 부위를 담당하는 유전자들은 이미 순서대로 배치되어 있다"는 결론을 내린다. '혹스 유전자'가 발견된 것이다. 이들은 1995년 노벨 생리의학상을 공동 수상한다.

이들 체절이 48시간 즉 이틀에 걸쳐 완성되는데 그동안 각 신체 부위는 서로 섞이지 않고 분명하게 구분된 채 자라난다. 타이밍이 조금만 어긋나도 머리와 다리 목과 허리의 순서가 뒤바뀔 수 있다. 그러나 배아의 한쪽 끝부터 다른 쪽까지 연결된 체절은 순서를 어기지 않고 차례대로 생겨난다. 혹스 유전자의 정교한 '시계장치' 덕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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