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대학 진학에 큰 의미를 두던 과거와는 달리, 최근에는 대입 수험생 자녀를 둔 부모들이 한국으로 눈을 돌리고 있다. 체류 기간의 제한으로, 직장 문제로, 경제적인 이유, 혹은 미국보다는 한국이 자신의 자녀들에게 더 나은 기회를 열어 주리라는 전략적 판단에서, 저마다 이유는 다르지만, 많은 이들이 한국 대학 입학을 꿈꾸고 있는 것이다. 그러나 막상 한국 대학행을 결심했다 하더라도, 한국 진학관련 정보의 부재로 많은 이들이 시간과 에너지를 낭비하며 고전하고 있는 모습을 보고 안타까운 마음을 금할 길이 없다.
현재 미국에 거주하고 있는 대입 수험생들이 관심을 가져야 할 전형은 크게 두 가지로 구분된다. 소위 '특례' 라고 불리는 '재외국민 특례입학 전형'과 '글로벌 전형'이 그것이다.
특례는 크게 2가지인데, 첫째 학생이 외국(미국) 고등학교에 연속 3년 이상 재학하고 부모도 1년 6개월 이상 자녀와 함께 외국에 거주한 경우 (고등학교 수학기간과 부모 해외거주 기간 조건은 대학마다 조금씩 상이하다) 이들만을 대상으로 학생을 선발하는 방식으로, 선발인원은 보통 전체 모집정원의 2% 이내로 제한된다. 한편 초,중,고 12학년을 모두 외국에서 수학하고 학업 성적이 뛰어난 학생은 총 정원에 상관없이 입학이 가능하다.
특례의 장점은 상대적으로 지원 조건이 까다롭기 때문에, 경쟁률이 낮을 수 있다는 것이다. 그러나 입학 정원이 2%대로 제한되어 있고, 상위권 대학의 경우 위와 같은 요건을 충족하고 기타의 화려한 스펙을 자랑하는 학생들이 넘쳐 나는 실정이며, 선발 방식과 합격 기준이 불투명한 경우가 많아, 막상 입시에 뛰어 들었을 때 고전할 수 있다.
여기서 우리가 주목해야 할 또 다른 대학 입학의 열쇠가 바로 '글로벌 전형'이다. 먼저 글로벌 전형은 외국 거주 기간과 아무런 상관이 없고, 한국 국내고 졸업생과 해외고 졸업생에 제한을 두지 않고 선발한다. 글로벌전형 시행초기인 2005년만 하더라도 선발인원이 500명에 불과했으나 2012년에는 총 7200명까지 확대 선발되었다. 최근에는 이러한 추세가 지방 국립대를 포함한 전국의 대학으로 확대되고 있으며, 인문계 위주였던 과거와는 달리 이제는 이공계와 자연계, 심지어는 의대에 이르기까지 거의 전 범위 전공에 지원이 가능하다.
그렇다면 글로벌 전형이란 무엇이며 이 전형이 우리에게 주는 의미는 무엇인가? 글로벌전형이란 쉽게 말해 외국어특기자 전형으로 주로 토익, 토플, 텝스 등 어학 능력이 뛰어난 학생들을 선발한다. 대학에 따라 고등학교(10~12학년) 성적, 제2외국어 성적, 각종 수상경력과 특별활동 경력을 평가하는 경우도 있으나, 외국어 시험 점수가 가장 큰 그리고 가장 절대적인 선발 기준이다.
미국 초,중,고교에 일정기간 수학한 우리 학생들은 일정 수준 이상의 영어 능력을 보유하고 있다. 한국 학생들과 비교하여 토플, 토익 등 영어 능력을 측정하는 시험에 접근하기가 훨씬 수월하고 공부 부담도 적다. 또한 우리아이들에게 가장 부담이 되는 수학능력시험 점수가 필요 없고, GPA 반영률이 낮은 곳이 많다.
결국 글로벌 전형이란 한국 대학을 향해 열린 가장 넓은 문을 여는 열쇠인 셈이다.
필자 약력
연세대학교 국제대학원 수학
출판 번역가 '나를 따르라'외 다수 역서 출간
서울시청, 종로 YBM e4u 강사 역임
한림대, 상명대, 경북대, 순천향대 강사 역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