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대학원 이야기] 다양한 미국의 학기 제도

이기환 박사·USC 교수

미국 대학의 학사연도(Academic Year)는 7월1일부터 그 다음 해 6월 30일까지다. 이 기간에 30주를 수업기간으로 정하여 여러 형태로 학기 운영을 한다. 1년의 학년도를 30주로 정하고 가을에 학교를 시작한 유래는 농업국가이었던 미국이 일손 특별히 여름에 필요한 인력을 충당하려는 수단에서 비롯된 것이다.

미국 대학원들은 대다수가 쿼터나 세메스터 학기 제도를 도입하고 있다.

쿼터는 가을학기 겨울학기 봄학기 각각 10주 씩 두고 학기 마다 1주일간 기말고사 기간으로 정해 놓고 있다. 쿼터 학기로 운영되는 학교는 일반적으로 9월에 개학하여 6월에 한 학년도가 끝난다. 여름학기(Summer Quarter)는 일반 학기에 속하지 않기 때문에 많은 학생들이 이 기간 일하거나 봉사활동 혹은 연수 여행 등을 한다. 대학에 따라 여름학기를 개방하여 정식입학 없이 타 대학 학생도 수강할 수 있는 기회를 주는 학교도 있다.

세매스터 학기는 한국 대학의 학기와 유사하나 개강 폐강 시기가 다르다. 미국 대학은 주로 8월에 첫 학기를 시작으로 5월에 봄학기가 끝난다. 세메스터 학기는 15주이며 1년에 두 학기를 두고 있다. 세메스터당 1주일의 기말고사 기간이 있다. 소규모의 학교들은 쿼터나 세메스터 학기 제도 외에도 트라이메스터 몬슬리(Monthly) 등 병행된 학기를 도입하여 운영하고 있다.

쿼터 학기에서 받는 학점은 일반적으로 크레딧(Credit)이라고 부르고 세메스터 학기에서 받는 학점은 유닛(Unit)이라고 부른다. 세메스터 학기가 쿼터 학기보다 50% 더 길기 때문에 유닛을 크레딧으로 환산할 때는 '1 유닛=1.5 크레딧'으로 계산한다. 대부분의 석사학위 과정은 30~45 유닛 혹은 45~60 크레딧이 필요하다.

쿼터제와 세메스터학기에는 장단점이 있다. 쿼터 학기는 1년에 3학기가 있으므로 학생은 더욱 많은 과목을 택할 수 있다. 30주 사이에 세메스터학기보다 50% 더 많은 과목을 수강할 수 있는 셈이다.

또한 학생 입장에서는 등록금을 3 학기로 할부하여 납부할 수 있으므로 경제적으로 부담이 적을 수도 있다. 학교 운영 측면에서도 경우에 따라 학생을 1년에 3번까지 입학 허가를 줄 수 있으므로 학생 모집에도 도움이 된다.

그러나 짧은 기간이 문제를 야기하기도 한다. 쿼터 학기는 짧기 때문에 깊이 있는 수업을 하기가 쉽지 않다. 또한 교수는 쿼터 학기에서는 약 50% 정도 더 많은 분량의 강의 및 시험 준비 채점 등을 해야 하는 부담을 가지게 된다. 학교 행정 측면에서도 50% 정도 더 많은 시간이 소요된다. 예를 들어 학생의 강의 등록 교수 강의 배정 강의실 배정 학점 기록 예산 계획 등 50% 더 많은 일을 해야 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소규모의 대학원들은 쿼터 보다도 더 짧은 학기를 개발하여 운영하고 있다. 그중 인기 있는 제도가 이그제큐티브 포맷(Executive Format)이다.

이그제큐티브 포맷은 원래 직장인들을 대상으로 개발한 MBA에서 비롯된 제도이다. 직장인의 일정에 맞추어 가장 편리한 수업시간을 제공하는 이점을 가지고 있다. 보통 2~4주에 1회 금요일 저녁 혹은 토요일을 이용하여 수업을 진행한다. 따라서 원거리에 있는 학생도 한달에 1회쯤 비행기를 타고 수업을 듣는 학생도 있다.

또한 최근에는 하이브리드 포맷(Hybrid Format)을 도입하고 있는 소규모 대학원도 늘고 있다. 하이브리드 포맷는 온라인과 오프라인 수업을 병행하여 진행한다. 한달에 1회 정도 강의실에서 수업을 하고 그 사이에는 온라인으로 수업을 진행한다. 직장을 가지고 있는 학생들에게는 꽤 편리한 수업 방식이다. 그러나 교수와 학생 간의 또한 학생과 학생 간의 관계가 강의실보다는 온라인 상으로 이루어지는 문제를 안고 있기 때문에 무분별한 사용은 교육적으로 적절하지 않을 수도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