분산투자(diversification)는 이제 투자에 문외한이라도 한번쯤은 들어봄직한 익숙한 투자용어다. 성공적 투자의 철칙으로 소개되고 그렇게 이해되어온지도 오래다.
이를 설명할 때 계란을 한 바구니에 다 담는 것이 아니라 여러 바구니에 나눠 담는 것이라고들 한다. 그래서 한 바구니를 떨어뜨리더라도 그 바구니에 담긴 계란만 깨질 뿐 나머지 다른 바구니에 담긴 계란은 안전할 수 있기 때문에 시장 리스크에 대한 보호장치가 된다는 논리다.
분산투자 신봉자들은 포트폴리오내 투자자산을 다변화할 것을 권장한다. 이러한 조언은 해당 분산이 여러 종류의 투자자산의 동반하락 위험을 줄여준다는 것을 전제로 한다. 동시에 상대적으로 성적이 좋은 투자자산이 여타 투자자산의 손실을 상쇄해준다는 점 역시 강조된다. 전혀 틀린 접근법이라고 할 수 없다. 그러나 분산투자가 마치도 만병통치약처럼 소개되고 이해되는 것엔 문제가 있다는 지적도 많다. 이러한 분산이 포트폴리오 전체의 성적에는 과연 어떤 영향을 미치고 있는가를 살펴보는 것이 실은 더 중요하다는 지적이다.
비용
요즘은 직접 투자뿐만 아니라 생명보험 등 다양한 금융상품을 통해서도 증시에 직간접 노출된 포트폴리오가 허다하다. 돈이 많은 이들 뿐만 아니라 401(k)를 하는 평범한 직장인이나 종신형 생명보험을 갖고 있는 가정주부들까지 나름 분산투자를 하고 있다. 그러나 어떤 계좌나 플랜을 통해 투자를 하든 비용에 대해선 신경을 못쓰는 것이 일반적이다.
진정한 의미의 분산투자는 사실 비용이 많이 들 수 있다. 자산이 부동산 주식 채권 대체 투자상품 등 다양한 종류로 나눠져 있든 특정 자산내 종목에 따라 분산돼 있든 충분한 분산이 이뤄지려면 그만큼 많은 수의 투자자산이 포함되기 마련이다. 어떤 상황이든 대부분 투자자산의 거래는 이런 저런 형태의 비용이 따르게 된다. 거래할 때 드는 비용이 있는가 하면 유지하는데 드는 비용이 있다. 부동산을 거래할 때는 부동산 브로커 비용이 있고 주식을 거래할 때는 해당 거래에 비용이 들어가는 것처럼 사실상 모든 투자자산의 거래와 관리에는 항상 비용이 있다는 점을 기억할 필요가 있다.
일반 투자자들은 평균 20여 종류의 주식 또는 채권형 펀드를 섞어 갖고 있다. 이들 펀드는 대부분 살 때나 팔 때 수수료가 있다. 이들 비용은 아무 것도 아닌 것 같지만 따져보면 수익률을 상당히 잠식하게 될 수 있다. 분산투자가 반드시 필요하다고 판단된다면 이들 유지 및 거래비용을 최소화하는 방법을 찾는 것이 바람직하다.
자산별 구성비 조정
대개의 투자자들은 분산투자를 하면 해당 포트폴리오에 대해 별 관심을 두지 않고 내버려둬도 된다고 오해하는 경향이 강하다. 분산이 리스크를 관리해주기 때문이라는 오해가 이런 경향의 근거가 된다. 물론 실제 그와 같은 역할을 해줄 수 있을 것이다. 그러나 사실상 전적인 무관심은 잘못된 생각이다. 오히려 분산되었다면 그만큼 여러 가지 분산 투자된 자산에 대해 더 많이 알고 있어야 하고 더 포트폴리오 운용에 적극적이어야 한다는 의미가 될 수 있기 때문이다.
대부분의 분산 포트폴리오는 일정 시간이 지나고 나면 구성비 재조정이 필요하다. 다른 말로 하면 이미 투자된 돈을 투자자산들 사이 원하는 비율로 다시 균형을 잡아준다는 것이다. 이유는 여러가지가 있을 수 있지만 전반적 경기 투자 자산별 성적의 차이 등이 대표적이다.
생명보험내 투자나 은퇴계좌내 투자 등 역시 대게 은퇴전 남은기간이 어느 정도인가를 감안해 도식화된 분산 포트폴리오를 짜게 되는데 수년이 지나도록 검토 없이 방치되는 경우가 많은 것으로 알려져 있다. 이 역시 정기적 구성비 검토와 경기 등 기타 요인을 반영 적극적 포트폴리오 운용이 필요하다는 것이 업계 관계자들의 조언이다.
수익률 저하
분산 포트폴리오의 가장 큰 적은 수익률 잠식이다. 리스크 분산을 위해 서로 연동 상관성이 적은 자산들로 포트폴리오를 짜는데 결과적으로 손실을 덜 내는데는 어느 정도 효과를 볼 수 있지만 마찬가지 수익을 내는데 있어서도 구성 자산들간 상쇄효과를 내면서 전반적 성적이 신통치 않을 수 있기 때문이다.
이런 수익률 리스크를 두고 일각에서는 분산투자를 무엇에 투자할지 모르는 이들의 투자전략이라고 꼬집기도 한다. 성공 투자는 면밀한 투자환경 분석에 따라 손실 리스크를 관리하면서도 가장 수익 가능성이 높은 종목과 자산에 자금을 집중할 때 달성된다는 점에서 일리가 있는 지적일 수 있다.
또 시장환경에 따라 지난 10년만 돌아봐도 부동산 채권 테크놀러지 주식 원유 금 등 특정 시기 투자의 흐름을 알고 집중투자했다면 큰 수익을 냈을 만한 자산들이 시기별로 다양했다는 점을 알 수 있다. 그런 고수익은 중구난방으로 뒤섞인 분산 포트폴리오로는 어림도 없었을 것이다. 오히려 주식형 펀드 위주로 구성된 생명보험이나 은퇴계좌내 투자자산은 지난 10여년간 나름 분산투자되었음에도 불구 상당한 손실을 감수할 수밖에 없었던 사실을 상기하면 이해할 수 있는 대목이다.
이처럼 특정 자산에 투자자금을 집중하는 것이 말처럼 쉽지는 않다. 그만큼 리스크도 클 수 있다. 문제는 투자라는 것이 늘 최적의 자산 최적의 투자대상을 파악하기 위한 연구와 노력의 전제 없이 성공을 기대할 수 없다는데 있다. 충분히 숙지되지 않은채 막연히 구성된 분산 포트폴리오는 사실 하지 않느니만 못할 수 있다는 것이다.
결론
전문가들이 관리해주는 분산 포트폴리오가 많은 투자자들에게 적절할 수 있다. 그러나 분산투자 역시 리스크를 동반한다는 점을 투자자들 스스로 숙지해야 한다. 분산 포트폴리오 구성과 유지에 드는 비용과 수익률 잠식 등이 살펴본 대표적 리스크라고 볼 수 있다.
이에 반해 집중투자는 리스크가 높다고 판단될 수도 있지만 면밀한 검토후 내린 판단이 적중한다면 그만큼 수익률은 높아질 것이다. '대박'을 기대하며 제대로 알지도 못하는 자산에 다 쏟아붓기식 투자를 하라는 얘기가 아니다. 분산을 하더라도 시장환경과 흐름을 파악하며 수익률을 극대화할 수 있는 집중투자 방식을 적절히 병행하는 지혜가 필요하다는 지적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