뮤지컬 '밀리언 달러 쿼텟(Million Dollar Quartet)'이 다음달 1일까지 할리우드에 위치한 팬테이지스 극장에서 공연된다.
'밀리언 달러 쿼텟'은 그야말로 백만 달러 짜리 4중주가 울려퍼졌던 로큰롤 역사상 가장 위대했던 시간인 1956년 12월 4일 그 하룻밤의 이야기를 그린다. 장소는 테네시에 위치한 선 레코드의 작은 녹음실이다. 등장인물도 몇 안 된다. 하지만 그 이름만은 화려하다. 엘비스 프레슬리 자니 캐시 칼 퍼킨스 제리 리 루이스가 바로 그들이다.
이야기는 처음부터 끝까지 작은 녹음실에서 펼쳐진다. 내레이터는 선 레코드의 수장이자 이 모든 뮤지션들을 발굴하고 길러냈던 프로듀서 샘 필립스다.
그가 네 명의 뮤지션을 불러모은다. 칼 퍼킨스는 레코딩을 위해 녹음실을 찾고 거기서 치기 넘치는 천재적 피아니스트 제리 리 루이스를 만나 서로 기 싸움을 해댄다. 여기에 할리우드까지 사로잡은 톱스타 엘비스가 여자친구를 대동하고 나타나고 자니 캐시 역시 이들을 보기 위해 잠시 스튜디오에 들른다. 넷은 서로 투닥거리기도 고민을 이야기하기도 하다 이내 악기를 잡고 즉흥적으로 합주를 해댄다. 제리 리 루이스의 신들린듯한 피아노에 칼 퍼킨스의 블루지한 일렉 기타가 얹어지고 자니 캐시와 엘비스가 통기타를 들고 신나게 합세한다.그리고 녹음실 한 쪽에서는 쉴 새 없이 테이프가 돌아간다. 누군가가 이들이 함께하는 과정 전체를 녹음한 것이다. 이 합주는 그 자체로 로큰롤의 역사이자 전설이 된다.
뮤지컬 '밀리언 달러 쿼텟'의 배우들은 그 현장을 그대로 되살려낸다. 마치 엘비스 프레슬리 자니 캐시 칼 퍼킨스 제리 리 루이스와 빙의 된 듯한 모습과 목소리 연주실력으로 무대 위를 휘젓는다.
간결한 스토리 대신 50년대로 돌아가 전설적 뮤지션들의 녹음현장을 그대로 엿보는 듯한 분위기를 한껏 살렸다.
건들대지만 풋풋한 맛도 살아 있는 섹시남 엘비스 프레슬리 묵직한 저음에 단단한 카리스마가 매력적인 자니 캐시 직선적이고 남성미 넘치는 칼 퍼킨스 까불대는 애송이 제리 리 루이스가 눈 앞에 살아온 듯 한 기분이다. 말투 연주하고 노래할 때의 작은 제스처까지 그대로 살려냈다. 로큰롤 팬이라면 자지러지지 않고는 견딜 수 없는 선물이다.
특히나 신나는 로큰롤 리듬에 네 사람의 절묘한 화음까지 얹힌 '블루 스웨이드 슈즈(Blue Suede Shoes)'나 '다운 바이 더 리버사이드(Down by the Riverside)'를 듣고 있자면 자리에 가만히 앉아 있기가 힘들 정도다. 커튼콜 역시 마찬가지다. 반짝이 재킷을 입고 화려한 조명을 받으며 등장한 네 배우가 각각 '하운드 덕(Hound Dog)' '라이더스 인 더 스카이(Riders in the Sky)'등을 혼신의 힘을 다해 불러제낀다. 공연장은 시간을 거슬러 그 시절의 콘서트 현장으로 바뀐 듯 열기로 차오른다. 저항할 수 없는 로큰롤의 흥이 객석을 뒤덮는다. 그 시절을 추억하고픈 관객이라면 놓칠 수 없는 기회다.
공연은 화~금요일은 오후 8시 토요일은 오후 2시와 8시 일요일은 오후 1시와 6시30분에 시작된다. 티켓가격은 25달러부터. 인터미션 없이 1시간50분 동안 계속된다. 티켓은 인터넷 웹사이트(www.BroadwayLA.org)를 통해 구입할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