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재 한국인으로는 유일한 프로야구 메이저리그(MLB)의 추신수(30·클리블랜드 인디언스)는 지난달 28일부터 1일까지 나흘간 열린 볼티모어 오리올스와의 원정경기에서 한 때 주춤했던 폭발력을 유감없이 터뜨렸다. 기차가 질주하는 듯한 폭발적인 타격감으로 붙은 ‘추추 트레인’이란 별명을 다시 한번 입증한 무대였다.
1일 4차전에서 무안타로 잠시 숨 고르기를 했지만 앞서 1,3차전에서 시즌 7,8호 솔로 홈런을 날리는 등 추신수는 3경기서 13타수 8안타 2홈런 6타점의 ‘불방망이’를 휘둘렀다.
104도를 웃돈 지난달 29일 경기시작 전 그와 덕아웃에서 인터뷰를 가졌다.
그는 전날 홈런 등 달아오르고 있는 그의 타격감에도 “생각하는 목표 수준은 아니다"고 승부 근성을 보였다.
2008년 시즌 0.309타율에 14 홈런 66타점으로 한국인 출신 메이저리거 중 최초로 타율 3할대에 오른 그였다.
미국 메이저리그 생활 중 가장 어려운 점으로 기록적인 문제와 연관된 정신적인 싸움이라고 꼽았다.
그래서인지 이번 시즌 목표에 특정 숫자는 없었다.
“아프지 않고 올해 시즌 잘 마무리 했으면 좋겠어요.”
인터뷰 중간에 동료 선수들이 “당신도 한국인이냐”며 반갑게 인사를 건넸다.
“2006년 서부터 클리블랜드 인디언스에서 뛰었어요. 현재 팀에서 가장 오래 있었죠. 한국처럼 엄격하고 철저한 선후배 관계는 없지만, 선배에 대해 존중해 주는 것은 있어요.”
추신수는 가정적이기로 소문난 선수 중 한 명이다.
“성격이 원래 세심하긴 한데. 그래서 가정적이란 얘기가 나오나 봐요. 7살, 3살 아들이 있고요. 막내 딸은 이제 10개월 됐어요. 나와 있으면 보고 싶긴 하지만. 집에 있을 때나 시즌 끝나면 같이 여행 다니면서 시간을 많이 보냅니다.”
미국 팬뿐만 아니라 추신수에겐 어딜 가든 한인 팬들이 든든한 응원이 됐다.
“매번 일일이 인사 드리진 못해도 경기장에 일부러 찾아줘서 응원해주는 한인 팬들에게 감사한 마음은 항상 갖고 있어요.”
그는 시즌이 끝나면 보통 광고 촬영이나 방송활동 등 일 때문에 1개월 정도 한국을 방문한다고 했다.
만 30대가 된 추신수. 앞으로의 목표는 40세까지 선수 생활을 하고 은퇴하는 것이라고 했다.
“부상 없이 아프지 않고 오래 동안 선수 생활을 했으면 좋겠어요. 은퇴 후엔 아직 모르겠고요. (웃음) 누구에게나 마찬가지겠지만 좋은 남편, 좋은 아빠가 되고 싶은 목표는 당연한 거고요.”
추신수는 지난달 30일 3차전에서 4타수 4안타 3타점 4득점의 불붙은 타격감으로 시즌 타율을 0.291까지 올렸다. 1일 현재 타율은 0.287.
야구계에선 추신수가 최근의 멀티히트 페이스를 유지한다면 2년 만에 다시 ‘3할 타율 20홈런 20도루’ 클럽에 오를 가능성이 높다고 보고 있다.
2010년 인디언스의 110년 역사에서 처음으로 2년 연속 ‘3할 타율 20홈런 20도루’를 기록했던 추신수에게 필요한 타율 포인트는 0.013. 3할 타율 타자로서의 복귀가 멀지 않아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