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역별 뉴스를 확인하세요.

많이 본 뉴스

광고닫기

기사공유

  • 페이스북
  • 트위터
  • 카카오톡
  • 카카오스토리
  • 네이버
  • 공유

[성공기업(18) AK스파] 미·베트남 업체 아성 깨고 네일장비에 한인 마크 붙였다

설립 10년만에 NY·NJ·커네티컷 점유율 50% 육박
스파조이·미니조이·소닉터치 등 줄줄이 히트상품

2000년대 초반 미국과 베트남 제품이 판을 치던 네일살롱 장비시장에 과감하게 도전장을 던진 한인업체가 있다. 페디큐어 스파와 살롱 가구, 각종 장비 등을 개발·판매하는 AK스파가 그 주인공이다.

테리 김 대표가 지난 2002년 설립한 이 업체는 한인 네일살롱 업주들에게 ‘살롱텍’이라는 이름으로 더 잘 알려져 있다. 살롱텍은 AK스파의 페디큐어 제품 브랜드 이름이었는데 앞으로는 AK스파로 통일할 예정이다. 1인 기업으로 시작한 이 업체는 반짝이는 아이디어와 기술력을 기반으로 설립 10년만에 미국시장은 물론 한국을 포함한 아시아와 유럽, 남미까지 14개국에 제품을 수출하는 기업으로 성장했다.

◆가능성을 보라=김 대표가 네일업계에 발을 들여놓았던 1990년대 초, 한인 종사자가 유난히 많은 네일살롱에서 사용하는 장비와 기구는 대부분이 미국과 베트남 제품이었다. 워낙 고가인데다가 사후 서비스도 형편없었지만 제품선택에 별다른 대안이 없어 한인 업주 대부분이 울며 겨자 먹기로 특정 회사의 제품을 구입할 수 밖에 없었다.

수년간 네일재료상에서 세일즈를 하다가 96년도에 네일재료 도매상 ‘유니큐’를 차린 김 대표는 시장상황을 보고 “합리적인 가격에 아이디어를 더한 장비를 직접 개발해 보자”고 마음먹었다. 살롱장비를 판매하면서 네일살롱 업주들을 자주 만났고, 아내 역시 네일살롱을 운영하고 있어 장비문제로 애를 먹는 업주들의 심정을 누구보다 잘 알았기 때문이다.

아이디어와 제품 컨셉트는 있었지만 혼자서 제품을 개발하는데 한계가 있었다. 그는 “다행히도 한국에서 디자인회사 ‘옐로우서브마린’을 운영하는 옛 친구와 뜻이 맞아 손을 잡기로 했다”며 “AK스파가 제품의 아이디어나 컨셉트를 내놓으면 옐로우서브마린이 디자인과 제작을 하는 식으로 외주를 주고 있다”설명했다.

김 대표의 예상은 적중했다. 설립 3년만에 출시한 스파조이가 대 히트를 쳤다. 자동차 도장방식으로 마무리해 고급스러운 느낌을 주는 외장, 인체공학적 디자인, 휴먼터치 마사지 기능의 의자, 파이프 없는 제트기능으로 월풀을 가동시켜 위생적이기까지 했지만 가격은 기존 제품보다 30%나 저렴하게 내놨다.

그는 “그 동안 품질에 비해 비싼 가격에 페디큐어 스파를 구입했던 업주들의 갈증이 컸다”며 “기술 부분은 업그레이드됐지만 오히려 가격은 낮춰 박리다매식으로 고객을 공략했다”고 말했다. 스파조이는 2005년 출시 이후 2010년 절판될 때까지 약 2만 대가 팔려나갔다.

AK스파의 성장동력은 ‘신기술·신제품 개발’에 있다. 경기침체로 한인 경제가 휘청거렸지만 트렌드를 읽고 내놓은 상품들로 오히려 회사는 더욱 성장했다. 그는 “센서스 연구조사를 토대로 한 보고서를 보니 지난 10년간 네일살롱에서 손톱과 발톱을 다듬는 미국인이 배로 늘었다”며 “네일살롱 개념이 익숙해진 베이비부머 다음 세대들은 이제 어린 딸과 살롱에 와 손·발을 관리 받는다”고 말했다.

여기에 착안해 내놓은 제품이 바로 2009년 선보인 미니조이다. 쿠션과 월풀이 세트로 된 미니조이는 성인용 페디큐어 스파 위에 간편하게 제품을 얹는 방식으로 사용할 수 있다. 김 대표는 “네일산업은 20여년 밖에 안된 젊은 산업”이라며 “네일 서비스를 받는 연령층도 계속해서 어려지고 있는 데다가 점점 다양한 연령층에서 보편화 되어가고 있어 성장 가능성은 무궁무진하다”고 말했다. 이어 “고객의 니즈와 네일업종 종사자의 편리함을 만족시키는 제품을 계속해서 개발하는 것이 AK스파가 해야 할 일”이라고 말했다.

AK스파에 따르면 현재 뉴욕·뉴저지·커네티컷 네일살롱 장비 시장에서 AK스파의 시장점유율은 50%에 이른다. 또 3개주 외에 전국 300개 대리점에서 제품을 판매하고 있다.

◆실패에서 얻은 교훈=AK스파가 내놓은 제품 중 말 그대로 시장에서 ‘히트’를 친 제품은 전체의 15~20% 정도 밖에 안 된다. 보통 한국에서 진행되는 제품 1개당 평균 연구비는 한화로 2억원 정도. 적지 않은 비용이라 시판한 제품의 반응이 좋지 않으면 회사가 입는 타격도 크다.

하지만 비싼 강습비를 치르고 맛본 실패의 경험들은 오히려 AK스파에 약이 됐다. 그 대표적인 제품이 바로 페디큐어 스파인 ‘임펄스’다. 2003년 AK스파가 야심 차게 내놓은 첫 작품 임펄스는 출시와 함께 1500여대가 팔려나갔다. 의자에 물통 하나 올려져 있던 식의 기존 제품들 속에 고급스러운 외장과 디자인의 임펄스는 업주들의 마음을 사로잡기 충분했다. 하지만 대만에서 수입해 온 의자가 불량으로 판명되면서 시중에 팔렸던 제품을 전량 회수했다.

김 대표는 “당시 사업 노하우가 많지 않은 탓에 깜빡 속아 불량의자를 수입하게 됐다”며 “결국 불량의자가 장착된 임펄스에 대한 항의가 들어왔다. 제품을 회수하고 업주들에게 환불을 해주거나 크레딧으로 돌려줬다”고 말했다. 임펄스를 개발하며 맛본 쓴 경험은 이후 스파조이를 출시할 때 큰 교훈이 됐다.

AK스파의 효자상품으로 불리는 소닉터치도 실패에서 얻어진 산물이다.

김 대표는 도매상을 하던 시절 함께 네일학원도 운영했다. 네일학원은 결국 문을 닫았지만 소닉터치도 이 곳에서 일하며 착안해낸 제품이었다. 아크릴 손톱을 떼어내기 위해서는 보통 1시간 가량을 아세톤에 손을 담가두어야 한다. 하지만 소닉터치를 이용하면 단 15분만에 손톱을 떼어낼 수 있다. 소닉터치로 아세톤에 열을 가하면서 동시에 미세한 진동을 주기 때문이다. 그는 “비록 학원은 경영난으로 닫았지만 그 경험이 제품을 개발하는 토대가 됐다”고 말했다. 소닉터치는 세 번의 업그레이드를 거치며 지난 10여년간 6만 여대가 팔려나갔다.

◆AK스파=▶2002년 롱아일랜드 포트워싱턴에서 설립 ▶2006년 페디큐어 스파 에프터서비스 전담반 구성 ▶2008년 롱아일랜드 플레인뷰로 이전·플러싱에 쇼룸 개장 ▶직원 수 18명 ▶대표 히트상품=스파조이·미니조이·퍼스트클래스·유리조이·워터조이·소닉터치 ▶파이프 없는 제트 월풀·은나노 월풀 등 6개 특허 보유

김동그라미 기자
[email protected]


Log in to Twitter or Facebook account to connect
with the Korea JoongAng Daily
help-image Social comment?
lock icon

To write comments, please log in to one of the accounts.

Standards Board Policy (0/250자)


많이 본 뉴스





실시간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