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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 연구 "엄마는 여자보다 강하더라" 규명

Los Angeles

2012.07.05 17: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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심리상태·행동거지 등
부모로서 면역력 높여
"여자는 약할지라도 엄마는 강하다"는 얘기가 있다. 모성의 힘을 강조하는 말이다. 이 같은 표현에 대해 언어의 기교나 수사에 불과하다고 치부하는 사람이 있을 수도 있다.

그러나 최근 한 연구에 따르면 과학적으로도 '여자보다는 엄마가 강하다'는 말이 충분한 근거가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감기에 대한 면역력이 이런 점에서 한 예가 될 수 있다. 카네기 멜론 대학의 최근 조사에 따르면 부모들이 부모가 아닌 성인들에 비해 감기에 잘 걸리지 않는 것으로 나타났다.

카네기 멜론 대학팀은 미국 성인 795명의 감기 면역성 정도에 대한 연구 결과를 분석해 이 같은 결론을 내렸다. 카네기 멜론 대학팀이 이번에 내린 결론의 요지는 부모들이 자녀를 가진 적이 없는 성인에 비해 똑같이 감기 바이러스에 노출돼도 감기로 발전할 가능성이 평균적으로 절반에 불과하다는 것이다.

흥미로운 점은 자녀의 수가 많을수록 감기에 더욱 잘 걸리지 않는 것으로 드러났다.

출산을 전후한 여성들이 감기 바이러스에 강력하게 대응할 수 있는 면역체계를 갖고 있다는 점은 의학적으로 널리 인정되고 있는 사실이다. 신생아나 태아를 보호하기 위해 면역 시스템이 활성화돼 있는 탓이다.

그러나 이번 조사와 분석은 이 같은 의학적 요인을 배제하고 이루어졌으며 그럼에도 불구하고 부모와 자녀를 둔 적이 없는 성인간에 감기 바이러스에 대한 면역력에서 차이가 적지 않다는 사실을 규명했다는 점에서 의미가 있다.

카네기 멜론 대학 조사팀의 한 관계자는 "자녀들 둔 적이 없는 일반 성인들과는 다른 부모들 특유의 심리적 요인과 행동학적 특징들이 면역력의 향상을 가져오는 것 같다"고 추론했다. 단순한 신체적 생물학적 의학적 요소 외에도 부모로서 심리 상태나 행동거지가 면역력에 차이를 가져온다는 얘기다.

한국의 속설 가운데 "부모가 돼야 진정한 어른이 된다"는 류의 얘기가 있다. 자녀를 갖게 되면 이미 어른일지라도 정신이나 심리 측면에서 한층 성장하고 강해진다는 의미인데 이번 카네기 멜론 대학의 조사 결과는 이런 한국의 속설이 그 나름 의미가 있음을 보여주는 것이기도 하다.

김창엽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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