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호수·바다·트레일 4박자 갖춘 아카디아 국립공원…완벽한 조화, 아름다운 절경 보고 즐기다 보니 나도 어느새 자연인
동부연안 최고 청정해안…랍스터 요리도 일품
빙하 녹으며 형성된 화강암 지대에 울창한 삼림
그럼에도 미시시피강 동쪽에서 가장 처음 생긴 메인주의 아카디아 국립공원(Acadia National Park)은 약 15시간의 운전이 아깝지 않은 곳이다. 더 이상 깨끗할 수 없는 산과 물(호수와 바다), 랍스터 등 싱싱하고 값싼 해산물, 조금만 배를 타고 나가면 고래와 물개 서식처를 둘러보는('Whale Watch' 상품) 등 자연과 인간이 이처럼 가깝게 조화를 이룰 수 있는가를 알게 해준다.
I-95번 하이웨이 주변 나무들의 모습과 윤곽이 바뀌면서 아카디아가 점점 가까워 오는 것은 느낄 수 있다. 활엽수가 주종이 워싱턴 등 중동부 지역이 멀어지면서 뾰족한 침엽수가 점점 울창해진다. 산의 윤곽도 더욱 빽빽하다. 무언가 달라지는구나 느끼고 있으면 메인주에 들어왔음을 알 수 있다.
메인주의 산, 들 및 호수는 고대 빙하기가 녹으면서 생겨 났다. 이에 따라 곳곳에 대형 호수가 즐비하다. 워싱턴에서는 호수(lake)라고 부르는 규모를 이쪽에서는 종종 판드(pond, 연못)라고 부를 정도다.
물은 호수든 바다든 말 그대로 청정이다. 정부 발표에 따르면 메인주 연안에서 질병이 있는 어종이 포획된 적이 없다고 한다. 그 정도로 메인주는 자연의 모습 그대로를 간직하고 있다. 오죽하면 호수에 물고기들이 사람이 다가가도 도망가지를 않는다. 사람이나 포획자를 많이 접한 동물들에게서는 볼 수 없는 행동이다.
아카디아는 그런 메인주의 북동쪽 연안에 있다. 곳곳에 널린 화강암 돌들이 산과 동산을 이루었다. 그 산과 산 사이는 호수와 연못이라고 보면 된다. 크고 작은 화강암 사이로 오랜 시간이 흐르면서 흙이 쌓이고 나무와 풀이 왕성하게 자라났다. 그래서 숲이 생겼고 호수와 완벽한 조화를 이루게 됐다.
거친 화강암 산은 자칫 보면 한국의 설악산이나 북한의 금강산도 떠오르게 한다.
그러다 보면 수십, 수백만 톤의 빙하가 지긋이 누르며 지나가면서 형성된 완만하고 부드러운 화강암 산이 또 나온다. 설악산의 흔들바위를 연상시키는 큰 돌이 절벽에서 떨어지지 않고 수천 년, 수만 년을 아래를 내려다보며 우뚝 솟아 있다(South Bubble).
곳곳에 바닥 보이는 투명한 호수 즐비
미시시피강 동쪽 첫 국립공원 '명성'
어깨를 펴고 똑 바로 걸을 수 없을 정도로 빽빽한 침엽수들 사이로 약 200개의 캠핑 사이트가 있다. 주립공원 캠핑장에서 흔히 볼 수 있는 샤워시설도 없는 천연 그대로의 숙박시설이다. 캠핑 사이트 두 줄에 하나 정도씩 있는 화장실 불빛만이 인공 조명이다. 나머지는 달, 별 그리고 모닥불이다.
아카디아의 가장 큰 장점은 공원을 한 바퀴 자전거나 도보 또 차량으로 돌 수 있는 도로(park loop road)가 있다. 산과 들로 또 바닷가를 바라보며 운전을 하고 있으면 어느덧 두 바퀴, 세 바퀴 째다. 지루하지 않은 광경은 이 도로를 좋아하게 만든다. 이 도로를 따라 아카디아에서 가장 높은 산인 캐딜락(Cadillac)에 오를 수 있다. 미 동부 연안에서 가장 동쪽에 있는 높은 지대로 일출을 가장 먼저 볼 수 있는 곳이다.
아카디아의 트레일은 캐리지 로드(carriage road)에서도 다른 면모를 찾을 수 있다. 자전거와 도보만으로 접근이 가능한 이 도로는 아주 고운 자갈길과 산길이 연결되고, 호수와 산을 제대로 조감할 수 있다. 멀리서 보면 허리가 자갈더미가 쌓인 산(Penobscot Mountain)처럼 보이는 곳도 가보면 화강암 덩어리가 작지 않다. 동부 연안에서 가장 빠르게 일출을 볼 수 있는 캐딜락 마운틴 정상은 차로도 올라갈 수 있으므로 절대 놓쳐서는 안 된다.
민물 낚시를 즐기는 사람들은 식수원으로 사용되는 조단 판드(Jordan Pond)와 이글 레이크(Eagle Lake)만 피하고, 나머지 호수에서 스몰마우스배스, 선피시, 노던 파이크 등의 어종을 낚을 수 있다.
캠핑장에서도 걸어서 금방 접할 수 있는 해안가에는 꼭 둘러봐야 할 곳이 여러 곳이 있다. 일단 해안가로 난 3번 도로와 파크 루프 로드로 드넓은 절경들을 만끽하고 내려서 봐야 할 곳은 선더 홀(Thunder Hole)과 페블 및 샌드 비치(Pebble/Sand Beach)다.
선더 홀은 여러 차례 큰 파도가 관람객의 생명을 앗아간 곳이므로 조심해서 파이프로 된 난간을 따라 내려가야 하고, 페블 및 샌드 비치에서는 누워서 아카디아의 해안과 절벽을 즐길 수 있는 곳이다.
아카디아의 공식 주소인 바 하버(Bar Harbor) 타운은 외식 및 쇼핑의 중심지. 많은 관광객들이 이 곳에서 랍스터 요리를 먹는다. 아니면 캐리아웃으로 주문해 캠핑장 등에서 먹을 수도 있다. 바 하버 앞 바닷가는 간조 때 바다가 수마일 갈라져 섬까지 도보나 차량으로 갈 수 있다. 아이들과 함께 관찰하고 줍는 고동과 조개, 게의 모습이 너무 좋다.
아카디아를 오고가는 한가지 중요한 옵션은 95번 하이웨이로 메인주에 들어가서 아거스타(Augusta)에서부터 3번/202번 도로를 타면 바닷가와 오래된 작은 타운을 지나서 아카디아까지 갈 수 있는 약 100마일의 도로다. 하이웨이만 타면 놓치기 쉬운 아름다운 정경을 볼 수 있다. 마치 플로리다 키웨스트 가는 해안 도로를 생각하면 된다.
▷주소: Acadia National Park
25 Visitor Center Road Bar Harbor, ME 04609
▷문의: 207-288-3338
송훈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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