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왜 '굳모닝'이 아니라 '굿모닝'인가

외래어 표기법 기본 취지와 세칙
외래어 표기법은 원음과 국어의 조화
발음 표기보다는 국어의 특성이 먼저
통일돼게 준수해야 모국어 품위 살아

중앙일보가 최근 실시한 한글 글쓰기 및 맞춤법 강좌를 통해 올바른 한국어 사용법에 대한 관심이 뜨거움을 알 수 있었다. 특히 외래어 표기법에 대해서는 "이런 강의는 한번도 접해본 적이 없다. 많은 사람들에게 전파되었으면 좋겠다"는 반응이 많았다. 이런 관심에 부응해 외래어 표기법의 취지와 기본 원칙 영어 표기 세칙을 정리해 본다.

▶취지=지구상에는 수천 종의 언어가 있고 각 언어들은 고유어와 외래어로 구성되어 있다. 어느 언어라도 직.간접으로 인근 언어의 영향을 받아 순수 고유어만으로 구성된 언어는 없다. 한국어도 한자.영어 등 수많은 외래어가 고유어와 합쳐져 오늘의 모습이 이루어졌다. '외래어'는 외국에서 들어와 국어화가 된 어휘를 일컫는다. 아직 국어화가 되지 않은 어휘는 '외국어'라 부른다. 쉽게 생각해 국어 사전에 등재 됐으면 외래어 그렇지 못하면 외국어로 보면 된다. '라디오'는 외래어지만 '소사이어티(society)'는 아직 외국어 신분이다.

외래어 표기법은 넓은 의미의 외국어까지 포함해 표기 방식의 통일적인 원칙을 제시하고 있다. 만약 'Fullerton'을 문자로 접하거나 소리로 들은 다음 제각각 표현한다면 풀러턴.풀러톤.훌러턴.훌러톤.플러튼 등 뒤죽박죽의 표기가 나올 수 있다.

이런 혼란을 피하고 국어 생활의 통일을 기하기 위해 외래어 표기법이 필요한 것이다. f 발음은 무조건 ㅍ으로 통일하고 -ton은 '턴'으로 쓴다는 규정에 따라 Fullerton은 '풀러턴' 한가지로 표기가 되는 것이다.

▶기본 정신과 원칙=외래어 표기법은 '원지음을 중시하되 국어의 특성을 지키는 범위 안에서 표기한다'는 정신에 기초한다. 다시 말해 원지음을 최대한 살리되 국어의 문법을 파괴하면서까지 원음을 충실하게 표기하진 않는다는 의미다. 원음을 들리는 대로 저마다 표기한다면 사람에 따라 f를 ㅍ ㅎ 등으로 쓰기도 할 것이다.

그러면 Film은 필름 휠름 France는 프랑스 후랑스 'トウキウ'는 도쿄 도꾜 토쿄 등으로 표기돼 국어 생활에 혼선을 주게 된다. 그래서 외래어 표기법은 국제음성기호와 그에 대응하는 한글 대표조를 견주어 기계적으로 한가지씩만 표기되도록 하고 있어 필름 프랑스 도쿄라고 적는다. 이런 원칙 때문에 한글 표기가 실제 발음과 상당한 차이가 나는 경우도 있을 수 있다.

외래어 표기법은 외국어 발음을 원음대로 정확하게 표기하기 위함이 아니고 한국어의 통일적 사용을 위한 방편임을 기억해야 한다. radio를 '라디오'라고 표기하는 것에 대해 '영어 발음은 그렇지 않다'며 '레이디오우'라고 써야 한다고 주장하면 안 된다는 얘기다.

▶영어 표기 주요 세칙=①짧은 모음 다음의 말끝 무성 파열음(ptk)은 받침으로 적는다. book cat은 각각 북 캣 으로 적는다. ②말끝과 자음 앞에 오는 유성 파열음(bdg)은 '으'를 붙여 적는다. bulb land는 각각 벌브 랜드 로 쓴다. ③sh 발음은 자음 앞에서는 '슈'로 모음 앞에서는 모음에 따라 샤섀셔셰쇼 슈시 등으로 쓴다. shrine은 슈라인 sheriff는 셰리프 leadership는 리더십으로 써야 한다. ④말끝의 -a는 '아'로 -s는 '스'로 적는다. George는 '조지아' James는 '제임스'로 쓴다. -ton은 '턴'으로 적는다. 클린턴 풀러턴 워싱턴 등이다. ⑤ㅈㅊ 발음 다음에 ㅏ ㅓ 등이 연결될 때는 자저차처 등으로 단모음으로 쓴다. 국어에서는 차-챠 자-쟈의 발음 구분이 안 되기 때문이다. Charles vision은 각각 찰스 비전으로 쓴다. '챨스' '비젼'으로 쓸 필요가 없다. ⑥-ship은 '십'으로 쓴다. leadership은 '리더십'이다. ⑦ou 발음은 '오'로 적는다. boat는 보우트가 아니고 '보트'다. 마찬가지로 window는 윈도우가 아니고 '윈도'가 맞다. Joy Fellowship은 '죠이 휄로우쉽 '이 아니고 '조이 펠로십'으로 써야 정확하다.(단 고유명사는 예외) ⑧영어 발음기호 e는 'ㅔ' æ는 'ㅐ'로 적용한다. bend는 '벤드' band는 '밴드'로 쓴다.

명심하자. 외래어 표기법은 외국어 발음을 표기하기 위한 것이 아니고 외래어를 통일되게 한국어로 적기 위한 기준이다. 개인에 따라 이것이 맞네 저것이 맞네 하며 왈가왈부하는 것은 정해진 법을 무시하고 이렇게 저렇게 나홀로 법을 쓰겠다는 말과 같다. 특히 글쓰기를 즐겨하고 글을 통해 의사 전달을 하고자 한다면 맞춤법은 물론이고 외래어 표기법을 잘 준수해야 함은 두말할 나위가 없다. 교양있는 모국어 생활 올바른 국어 표기에서 시작된다.

표기법 5대 원칙

1. 외래어는 국어의 현용 24 자모만으로 적는다

fvθ(think에서 th 부분의 발음) 등을 한글로 정확하게 표기하자고 새로운 한글을 만들 수는 없다. 그렇다면 세상의 모든 발음을 반영하기 위해 수백 개의 한글을 새로 만들어야 할지도 모를 일이다.

탱큐 → 생큐

2. 외래어의 1음운은 1기호로 적는다

예를 들어 발음 기호 θ는 ㅅ 한가지로만 표기하기로 했다는 의미다. 그래서 Thank you는 '땡큐'도 '쌩큐'도 아닌 '생큐' 한가지로 써야 한다.

디스켙 → 디스켓

3. 외래어 받침에는 ㄱㄴㄹㅁㅂㅅㅇ 만을 적는다

이 받침으로 모든 외래어 발음 표기가 해결된다. 다른 받침은 쓸 필요가 없다. Market을 '마켓'으로 적어야 하는 이유다. 영어 끝자 t 때문에 '마켙'이라고 고집하는 경우가 있지만 '마케테 간다'가 아니고 '마케세 간다'로 발음되기에 굳이 받침에 ㅌ을 쓸 필요가 없고 ㅅ을 쓰는 것이 맞다. 마찬가지 이유로 Picnic은 '피크닉'으로 써야지 ㅋ을 받침으로 사용해선 안된다.

까페 → 카페

4. 파열음 표기에는 된소리를 쓰지 않는 것을 원칙으로 한다

ptk와 같은 파열음은 영어에서는 ㅍㅌㅋ에 가깝지만 불어나 스패니시에서는 ㅃㄸㄲ에 가깝게 발음된다. 그렇다고 이를 각 나라의 발음을 일일이 구분해 표기하자면 수십개 나라 발음을 다 고려해야 하는 혼란이 따른다. 그래서 ptk는 비록 나라에 따라 된소리가 나더라도 표기는 'ㅍㅌㅋ'로 통일한 것이다. 나폴레옹.페루.도쿄.파리.베이징 등으로 표기하는 이유다. 다시 말해 뽈.뻬.꾜.빠.뻬 등으로 쓰지 않는다.

마들 → 모델

5. 이미 굳어진 외래어는 관용을 존중한다

라디오는 영어 Radio와 발음(레이디오우)에서 많이 차이 남에도 불구하고 이미 굳어진 형태라 인정하는 것이다. model도 영어 발음은 '마들'에 가깝지만 '모델'로 굳어져 그대로 인정한다. 사람들이 즐겨 사용해서 관용적으로 굳어진 것을 구태여 바꿀 필요가 없는 것이다. 외래어 표기법은 외국어 구사를 위한 발음 표시가 목적이 아니기 때문이다.

이원영 OC총국장(논설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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