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에서 올해 들어 호흡기 전염병인 백일해가 급속도로 확산하고 있어 지난 반세기 이래 최악의 발병 규모를 기록할 조짐이 보인다.
연방 보건당국은 올해 들어 전국에서 1만8천건이 넘는 백일해가 발병해 9명이 숨졌다고 19일 밝혔다. 올해 백일해 발병건수는 지난해 같은 기간의 약 2배에 해당하는 것이다.
백일해가 특히 기승을 부린 워싱턴•위스콘신 주에서는 같은 기간 각각 3천건 이상이 발병했다고 질병통제예방센터(CDC)가 발표했다.
‘백일동안 지속되는 기침’이라는 의미를 갖고 있는 백일해는 ‘보르데텔라 백일해균(Bordetella Pertussis)’에 의해 발생하는 호흡기질환으로 주로 기침이나 재채기 분비물로 전염된다. 미국에서는 일반적으로 생후 2개월부터 5차례에 걸쳐 백일해 백신인 ‘디탭(DTap)’을 접종한다.
한편 워싱턴주 보건당국은 이처럼 백일해가 급속도로 확산하는 이유로 백신의 효과 저하 가능성을 꼽았다.
그 증거로는 1997년 개발된 DTap 백신을 접종한 세대인 10세와 13~14세 유년기 사이에서 백일해 발생이 두드러진 점을 제시했다. 1997년 이전에 쓰이던 백일해 백신은 온전한 보르데텔라 백일해균 세포 전체를 사용했지만, DTap은 이 균의 무세포 입자 약간만을 사용했다.
CDC는 이달말 워싱턴주와 캘리포니아주에서 “13~14세 발병 자료를 토대로 그 확산 속도와 백신 접종 여부 등을 조사할 방침”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