런던 올림픽 배드민턴 남자복식에서 동메달을 따낸 이용대(24)와 정재성(30.이상 삼성전기)은 나이를 뛰어넘은 우정을 쌓아왔다. 그러나 이젠 2005년 처음 복식조를 꾸린 이후 7년 동안의 정을 접어야 한다. 정재성이 이번 올림픽을 마지막으로 태극마크를 반납하기 때문이다. 동메달을 따낸 뒤 둘이 진한 포옹을 한 것도 마지막이라는 아쉬움에서다.
이용대는 7일 런던 코리아하우스에서 열린 기자회견에서 "금메달을 보고 왔는데 3~4위전을 하다 보니 실망감에 집중이 잘 안 됐다. 그런데 경기를 하다 보니 지난 4년간의 시간이 많이 생각났다"고 전했다. 이어 "그래서 마지막 포인트를 내고 뭉클하더라. 베이징 올림픽 때는 그냥 기쁘기만 했는데 이번에는 동메달도 값지다는 생각에 뜨거운 포옹을 했다"고 밝혔다. 정재성도 "7년 동안 어려운 일도 많았지만 용대와 함께해서 긴 시간을 지낼 수 있었다. 압박감을 받으면서도 여러 경기에 출전하며 올림픽을 준비했는데 궂은 소리 한 번 안 하고 함께해 준 게 고맙다"고 애정을 감추지 않았다.
정재성과 이용대는 2008 베이징 올림픽 1회전 탈락 뒤 정재성의 군 복무로 인해 복식조를 꾸리지 못했다. 하지만 이용대는 다른 파트너를 찾지 않고 정재성이 제대할 때까지 기다렸다. 평소 정재성이 여섯 살이나 어린 이용대에게 고마워하는 이유다. 정재성은 "최고의 파트너와 최후까지 최선을 다했다는 게 내게 앞으로 살아가면서도 중요한 힘이 될 것"이라며 이용대에게 깊은 애정을 드러냈다.
오랜 파트너답게 귀국 뒤 하고 싶은 일도 비슷했다. 런던 올림픽을 준비하느라 멀어졌던 사람들과의 만남을 기대하고 있었다. 이용대는 "올림픽 준비하면서 몇 달간 술도 끊었고 친한 이들도 못 만나며 운동했으니 이들과 다시 친하게 지내고 싶다. 부모님과 여행도 한번 가려고 생각하고 있다"고 했다. 정재성도 "술을 잘 못하는데 이제 사회생활을 시작하니 술을 좀 배워야 할 것 같다. 가장 먼저 2009년 돌아가신 어머니께 인사를 드리고 아내와 가족과 좋은 시간을 보내고 싶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