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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설을 말한다] 오르페우스 이야기

New York

2012.08.09 19: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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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명희/시 평론가
오르페우스는 옛날 그리스 신화에 나오는 음악의 신이다. 그는 어렸을 때부터 노래를 잘하여 그가 리라(lyra·하프의 일종)를 가지고 노래를 하면 나무와 풀이 모두 감명하여 그를 따랐다.

로마의 유명한 시인 버질(Virgil)은 오르페우스를 다음과 가치 노래하고 있다 '트레시안 山속의 깊은 정적 속에서/ 오르페우스는 하프로 노래하며/ 나무와 야생의 맹수들을 데리고 다녔다.'

그는 성장하여 유리디체라는 아름다운 처녀와 사랑해 결혼을 한다. 그러나 결혼 후 신부는 산속 계곡을 걸어가다 그만 독사에 물려 죽는다. 말할 수 없는 슬픔에 잠긴 오르페우스는 “나의 노래로 지하의 저승사자를 감명시키리라”며 유리디체를 따라 험난한 저승길에 나선다.

저승 하데스(Hades)에 도착한 그는 하프를 타며 노래를 부르기 시작하고, 칠흑의 어둠과 영원한 정적만이 깔려 있는 지하세계에는 오르페우스의 슬프고도 아름다운 노래가 울려 퍼진다.

마침내 지하의 왕 풀루토는 눈물을 흘리면서 오르페우스의 청원을 들어준다. 그는 유리디체를 불러 오르페우스에게 내어주면서 조건을 내건다. 저승길을 돌아 지상에 완전히 나설 때까지 뒤를 돌아보면 안 된다는 조건이다.

오르페우스는 유리디체를 데리고 앞장 서서 하데스의 문을 나선다. 지상에 가까워 오자 칠흑의 어둠이 엷어지며 미명으로 변한다. 기쁨에 찬 오르페우스는 한 순간 유리디체가 잘 따라오나 보려고 뒤를 돌아본다. 그 순간 유리디체는 하데스의 세계로 다시 끌려가 버린다.

신화와 전설이 수 천년 동안 잊혀지지 않고 우리에게 전해 내려오는 것은 우리는 '꿈꾸는 동물'이기 때문이다. 꿈과 현실이 혼합되는(interchangeable) 세계가 전설의 세계이다.

만유인력으로 지상에 잡혀 있는 인간은 하늘을 나는 꿈을 꾼다. 슬픔과 절망에 빠진 오르페우스는 꿈을 꾸었다. 저승에 가서 어여쁜 유리디체를 데려올 꿈이었다.

오르페우스의 꿈은 이루어지지 않았지만 그의 불가능을 시도해보는 꿈의 스토리는 우리에게 금쪽 같은 저승비밀을 알려 주었다. 그것은 'Power of Music'이다.

오르페우스의 노래가 그 피도 눈물도 없는 저승사자의 마음을 움직였다는 사실은 얼마나 감미로운 이야기인가. 더구나 눈물을 흘리며 유리디체를 내어 주었다니, 그것은 저승사자가 그의 무정한 속성을 벗어나 인간화(humanize) 되었다는 것을 보여주는 것이다.

유리디체는 죽음에서 지상으로 다시 돌아오지 못했지만 우리에게는 오르페우스의 노래가 남아 있다.

세상에는 수많은 오르페우스의 후예들이 나타나 우리에게 아름다운 음악을 선사하고 있다. 좋은 음악을 들을 때 우리는 순간적으로 변한다. 구겨진 마음을 반반하게 펴주고 음악 특유의 아름다운 세계로 인도해 준다. 그리하여 우리는 좀더 인간다운 인간이 되는 것이 아닐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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