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록빛에 빗방울이 걸려 '완전한 여름'이 됐습니다. 이런 여름이 그립습니다. 눈이 시원하고 물방울 자국이 더운 숨을 트이게 합니다. 사진 테두리 밖으로 묵직한 땅 냄새가 훅 올라오는 것 같고 저 멀리서는 짧은 장화를 신고 논두렁을 걷는 아이들이 보이기도 합니다. 잠시 뒤 후드득 쏟아지는 소나기를 하릴없이 멍하니 보며 그 여름의 소리에 쿨(cool)~했을 때가 그립습니다. 한여름의 휴식. 남가주 날씨가 연일 90도를 웃돌고 있습니다. 지칩니다. 색깔도 풍경도 소리도 모두 덥다 보니 이건 '여름'이 아니라는 생각이 듭니다. 무조건 맵다고 비빔냉면이 아니니까요. 이제 사나흘만 참으면 기온이 좀 내려간다고 합니다. 오늘내일 이 한 컷의 디테일을 추억하고 음미하는 순간 체감온도가 5도는 내려갈 겁니다. 사진은 충남 논산시 벌곡면에서 프리랜서 김성태씨가 8월10일 찍은 것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