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0년 12월 아랍 민주화의 서막을 연 튀니지 국민이 또다시 거리로 나왔다. 아랍 웹사이트 알바와바 등 외신들은 "아랍의 봄 진원지에서 2라운드가 시작됐다"고 보도했다.
전날 수도 튀니스에서는 6000여 명의 시위자가 모였다. 이들은 지난해 10월 총선에서 승리한 엔나흐다당이 추진하는 새 헌법에 삽입될 '여성은 남성에 대한 보조적 역할을 한다'는 문구에 강력 반발했다.
완전한 양성 평등을 보장했던 1956년에 제정된 헌법을 재도입해야 한다며 목소리를 높였다. 대다수는 여성이었지만 남성 참가자도 눈에 띄었다. 사미 라우니(40)는 "여성들을 지원하기 위해 시위에 참가했다"며 여권 후퇴를 용납하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결국 튀니지 정부는 굴복했다. "튀니지 헌법 개정 투표를 내년 4월 말로 연기한다"고 발표했다. 6개월가량 늦춘 것이다.
지난해 3월 민주화 요구가 거세자 '위로부터의 개혁'을 선언하고 입헌군주제 개헌을 도입하는 등 발 빠르게 대처한 무함마드 6세 모로코 국왕도 다시금 역풍을 맞고 있다. 모로코의 화두는 경제였다. 데일리뉴스이집트는 12일 모로코 시민 수천 명이 카사블랑카 등 주요 도시 거리로 몰려나와 생필품 가격 폭등 등 고물가 반대시위를 벌였다고 전했다. 시위대는 또 정부가 약속한 개혁 없이 부패가 계속되고 있다고 주장했다. 모로코에서는 5월에도 수천 명이 실업자 문제 해결을 요구하며 시위를 벌였다.
이처럼 아랍의 봄은 한 차례 지나갔지만 아직 이행되지 않은 약속에 대한 요구들이 곳곳에서 틈을 비집고 나오고 있다. 한층 구체적인 변화를 향한 불길을 지피고 있는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