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역별 뉴스를 확인하세요.

많이 본 뉴스

광고닫기

기사공유

  • 페이스북
  • 트위터
  • 카카오톡
  • 카카오스토리
  • 네이버
  • 공유

블로그로 달라진 내 인생…기러기 엄마를 지탱하게 해준 'J블로그'

블로그 'Lake Michigan'의 윈디시티 아줌마

2005년 여름 우리 가족은 한국으로 역이민했던 12년의 생활을 접고 고등학교를 졸업한 아들 중2에 다니던 딸을 데리고 옛날 9년을 살았던 시카고 지역으로 다시 왔다.

남편은 몇 년간 마땅한 직업을 찾지 못해 고생했던 한국 정착 초기의 쓰라린 경험 때문에 또한 가장으로서 나머지 세 식구를 책임져야 한다는 부담감과 혹시라도 불법 체류자의 길을 걷게 될까 하는 두려움 때문에 이곳에 투베드룸 아파트를 얻어주고 한국으로 돌아갔다.

그렇게 해서 시민권자인 아들이 21살 성년이 되어 부모를 초청하게 된 2009년 봄까지 우리는 1년에 두번 만나는 기러기 부부로 지냈다.

기러기 아빠나 기러기 엄마가 사회악이라도 되는 양 부정적인 기사를 접하게 될 때면 화가 나기도 하고 '내가 잘하고 있는 걸까?' 의문을 갖기도 했다.

사춘기에 접어든 딸이 갓 접한 미국의 청소년 문화에 매료된 듯 공부를 등한시할 때 딸애와 한바탕 전쟁을 치르고 나면 서럽고 안타까운 마음을 하소연할 곳도 없어 운전하며 차 안에서 엉엉 울기도 했다.

그러던 어느날 접하게 된 '미주 중앙일보 블로그' 는 내 격한 감정의 순화장이 되어 주었고 엄마라는 이름 뿐 성숙하지 못했던 나 자신을 돌아보게 하는 일기장이 되어주었다. 블로거들이 애쓰고 수고하여 올린 사진들을 보며 나도 가보리라 마음먹기도 하고 미국 전역에서 열심히 살아가시는 J블로거들의 글을 읽으며 날마다 감명받고 있다.

어느날의 내 일기장에는 남극에서 영하 60도의 추위와 배고픔 속에서도 발등에 품은 알을 부화할 때까지 꼼짝 않고 견디는 수컷 펭귄과 새끼들에게 먹일 먹이를 찾아 먼 길 여행을 떠나는 암컷 펭귄에 관한 이야기가 적혀 있다.

어쩌면 그들과 다르지 않았을 4년의 기러기 생활 그 끄트머리에서 나를 힘차게 붙들어준 중앙 블로그에 심심한 감사의 말씀을 드린다.


Log in to Twitter or Facebook account to connect
with the Korea JoongAng Daily
help-image Social comment?
lock icon

To write comments, please log in to one of the accounts.

Standards Board Policy (0/250자)


많이 본 뉴스





실시간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