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의 갑부나 대기업들이 11월 미국 대통령 선거를 위해 그 어느 때보다 많은 돈을 쏟아붓고 있다.
이들이 돈을 거리낌 없이 내놓는 이유는 공화당 대선 후보인 미트 롬니가 승리할 경우 그 대가가 뒤따를 것으로 기대하기 때문이라는 게 블룸버그 통신의 지적이다. 2010년 대법원 판결은 정치적 기부에 대한 제한을 많이 풀어놓았고 이는 거액 기부자들에게 그 대가를 줄 수 있는 길도 열어놓았다.
공화당 기부자들은 겉으로는 작은 정부를 지향하는 롬니의 철학에 동조하고 버락 오바마 대통령의 은행권과 헬스케어 산업에 대한 새로운 규제에 반대하기 때문에 롬니를 지지한다고 말한다. 하지만 속으로는 롬니와 정치적인 생각이 같은 것 이상의 '수지맞는' 투자가 될 수 있다는 판단 때문이라는 것이다.
이들 거액의 정치자금 기부자는 롬니의 ▶위안화 절상과 세제 우대 등의 공약 ▶규정 변경 ▶도드-프랭크 금융개혁법 폐기를 비롯한 탈규제 조치 등으로 기부금 이상의 수익을 낼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고 블룸버그 통신은 전했다.
일례로 아델슨 부부는 지금까지 공화당 계열의 수퍼팩들에 약 3600만달러 롬니를 지지하는 수퍼팩인 '미래를 복구하라'에 지난 6월 1000만 달러를 각각 내놓았다. 아델슨은 자신의 '도박 제국' 수익의 절반 이상을 중국 영토인 마카오의 4개 카지노에서 벌어들이고 있고 이 카지노의 주요 고객은 중국인이다. 아델슨으로서는 롬니가 줄곧 요구해온 대로 위안화 절상이 이뤄질 경우 환율 차이를 이용해 손쉽게 돈을 벌 수 있다.
예를 들어 올해 위안화가 달러화에 비해 5% 절상되고 마카오 카지노 고객의 약 절반만이 위안화를 이용해 환전할 경우 아델슨 회사의 중국법인은 올 상반기에만 대략 7380만 달러를 추가로 벌어들일 수 있다.
'기업사냥꾼'으로 유명한 억만장자 해럴드 시몬스도 원자력규제위원회(NRC)의 규정 변경이 이뤄져 자기 소유 회사의 땅에 핵폐기물을 유치할 경우 상당한 수익을 올릴 수 있다. 시몬스 부부는 공화당계 수퍼팩에 1570만 달러 이상을 기부했다.
미국 경제계의 양대 세력인 월가와 실리콘밸리는 지난 대선과는 달리 서로 확연히 갈려 다른 후보를 지원하고 있다.
골드먼삭스.JP모건 등 거대 금융그룹들도 롬니 쪽에 줄을 섰다. 롬니의 고액 후원자 순위 1~8위가 대형 금융회사들이었다. 지난 선거 때 이들은 오바마 편이었다.
반면 마이크로소프트(MS).구글 등 정보기술(IT) 기업들은 지난 대선과 마찬가지로 오바마를 적극 돕고 있다. 미 IT 기업들은 전통적으로 민주당 후보를 후원했다. 결과적으로 이번 대선은 월가와 실리콘밸리가 간접 대결 양상을 보이고 있는 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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