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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워싱턴가정상담소 칼럼] 소와 사자의 슬픈 사랑이야기

Washington DC

2012.08.30 17: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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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니카 리/카운슬러
어느날 초원에서 사자와 소가 만났는데, 둘은 서로에 첫눈에 반해 결혼을 하였고, 너무 행복하였다. 소는 사자를 위하여 열심히 풀을 뜯어다 주었고 사자는 소를 너무 사랑했기 때문에 자기를 위해 풀을 준비한 소에게 아무말도 하지 않았다. 소도 사자를 너무나 사랑했기 때문에 사자가 자기를 위해 열심히 사냥해 온 것을 알기에 아무말도 하지않고 맛있게 먹어 주었다. 둘은 서로를 위해 너무나 열심히 풀을 뜯고 사냥을 했다. 그러나 시간이 흘러가자 둘은 견딜 수 없었고 마침내 이혼을 하였다. 이혼을 하면서 둘은 말했다. 나는 정말 최선을 다했다고….
 
상담소를 찾아오는 많은 부부들이 호소하는 결혼 생활의 어려움은 배우자와 소통의 단절과 사랑받는 느낌의 부재다. 사랑받는 느낌이 없어서 너무 외롭다고 이야기하면 내가 얼마나 노력하는데 그런 소리를 하냐며, 도대체 해줘도 고마운줄 모른다며 언성을 높이고 맘을 상하는 경우를 종종 본다. 필자가 부부 상담 중 늘 던지는 질문은 “배우자가 어떻게 해줄 때 사랑받는다고 느끼세요?”이다. 소통이 단절된 채로 사는 많은 부부들은 상대가 어떨 때 사랑받는다고 느끼는지에 대해 생각해 본적이 없거나 알지 못하거나 잘못 알고 있는 경우가 많다. 우리는 많은 경우 상대의 마음 따위는 관심없고 나의 방식으로 사랑하곤 한다.

 소와 사자의 우화에서 문제는 서로가 자기 방식으로 사랑했다는 것이다. 초식 동물인 소는 사랑의 표현으로 사자에게 열심히 풀을 뜯어다 주었고, 육식 동물인 사자는 소도 고기를 좋아할 것이라고 추측하고 사랑하는 소에게 열심히 사냥을 해다 주었던 것이다. 둘은 자기 나름대로 열심히 사랑하고 헌신했고 정말이지 최선을 다했다. 그러나 그 둘의 최선은 자기 입장에서의 최선이지 상대방이 원하는 것을 배려하지 않은 내 방식의 사랑이었다. 내 방식의 최선이 크고 강할수록 그것은 오히려 상대에게 더 큰 상처를 준다. 왜냐하면 사람은 내가 노력하고 애쓴 만큼 상대가 인정해주고 고마와해 주길 바라는 기대가 함께 커가기 때문이다. 엄밀히 따져보면 나를 힘들게하고 상처주는 것은 상대의 반응이 아니라 내가 애쓰고 노력하며 알게 모르게 쌓은 나의 기대인 것이다.

 이 짧은 이야기는 우리에게 상대의 입장에서 사랑하는 것이 어떤 것인지 깨닫게 해준다. 상대가 원하는 사랑의 방식과 표현은 나와 다를 수 있음을 알고, 그가 원하는대로 사랑해주는 것이 현명하고 안전한 길이다. 심리상담가 채프만 박사는 다섯가지 사랑의 언어(5 love language)를 소개하고 있다. 그는 사람들이 원하고, 바라는 사랑의 언어가 각기 다르다고 한다. 사랑한다는 말을 듣고 싶어하는 사람이 있고(word), 스킨쉽을 좋아하는 사람이 있고 (touch), 선물 받는 것을 사랑이라고 생각하는 사람이 있으며(gift), 같이 즐거운 시간을 보내는 것이 사랑을 받는다고 느끼는 사람이 있으며(quality time), 내가 원하는 서비스(설거지나 청소 돕기 등)를 해주는 사람이 자신을 사랑한다고 생각하는 사람(service)도 있다고 한다. 그러므로, 상대가 원하는 방식의 사랑의 언어를 보내주는 것이 좋다고 조언한다.

 그렇다면 상대가 원하는 사랑의 방식을 어떻게 알 수 있을까? 그건 추측하는 것이 아니라 물어보는 것이다. 대화 중에 말로 묻기 쑥스럽고 어색하다면 쪽지나 메일, 문자를 통해 “당신은 언제 사랑받고 있다고 느껴요?”라고 물을 수 있다. 물론 이것은 자녀나 부모님에게도 같이 적용될 수 있다. 나의 방식이 아닌 상대방의 방식으로 사랑하는 일, 그것은 결코 어렵거나 힘든 일이 아니다. 나의 추측을 멈추고 상대의 사랑의 언어에 대해 물어보고 상대가 받고 싶은 사랑을 주는 것이다. 풀을 받을 때 소가 행복하고, 고기를 얻을 때 사자가 기쁘듯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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