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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말엔 문화를 즐기자] '드로잉 천국' 으로 가볼까, 내년 1월까지…프릭콜렉션

New York

2012.10.11 18: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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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름만 대도 감탄사가 절로 나오는 미술 대가들이 맨해튼 프릭콜렉션 지붕 아래 모두 모였다. 루벤스, 미켈란젤로, 들라크루아, 러스킨, 렘브란트, 터너, 다 빈치, 고야, 드가 등…. 완성도 높은 이들의 유화도 매력적이지만 조금은 풀어진 듯한 모습의 드로잉 작품들을 보는 재미도 쏠쏠하다.

현재 프릭콜렉션(1 E 70th St)에서 진행중인 ‘만테냐부터 마티스까지(Mantegna to Matisse)’ 전시가 그 주인공이다. 오는 1월 27일까지 이어지는 전시는 런던 코톨드갤러리에서 빌려 온 중세 말기부터 20세기 초반까지의 드로잉 작품 58점을 선보인다.

벌거벗은 여성의 뒤태를 그린 앵그르의 유화 ‘오달리스크(Le Grande Odalisque)’의 드로잉 버전이 눈길을 끈다. 작품 공개 당시 ‘뼈도, 근육도, 피도, 생명도 없는 그림’이라고 혹평을 받았던 오달리스크의 기초가 되는 이 드로잉은 그 평가를 100% 그대로 반영한 듯하다. 흰 종이에 머리는 없고 몸만 남은 이 여성은 꼭 연체동물을 연상시켜 현대 모더니즘 작품을 보는 듯한 착각을 불러일으킨다.

도미에와 고야의 드로잉은 위트가 돋보인다. 풍자 만화가로 활동했던 도미에는 전시된 작품 ‘상상으로 앓는 사나이(Le Malade imaginaire)’에서 환자를 방문한 의사의 이중적인 모습을 그렸고, 날아다니는 양탄자 위에서 노래를 부르는 여성을 그린 고야의 해학적인 감각도 눈에 띈다.

머리를 매만지는 여성의 뒷모습이 담긴 드가의 작품 ‘머리를 매만지는 여성(Woman Adjusting Her Hair)’도 관객을 사로잡는다. 특유의 자세와 분위기도 물론이지만, 드가가 작업 도중 작품 윗부분에 종이를 덧대 완성한 점이 흥미롭다. 챠콜과 파스텔의 부드러운 터치가 마치 연기로 그린 그림과 같다. 212-288-0700. www.frick.org.

이주사랑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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