깜짝! 워싱턴주지사 출마 공화당 랍 매키나 법무장관이 싸이의 강남스타일 말춤을 추고 있었다. 예상조차 못했다. 지난 6일 시애틀에서 처음 열린 세계 한인의 날 행사장에서였다.
이날 프로그램에는 민주당 제이 인슬리, 공화당 매키나 주지사 후보 2명 축사 순서가 있었으나 모두 나오지 않아 실망했다. 한인사회를 알리는 이 행사에 주요 정치인들이 참석하지 않은 것에 무시당한 것같은 기분마저 들었다.
실망스러워도 시작 3시간 후인 저녁9시 넘게 행사를 지켜본 것은 마지막에 강남 스타일 춤을 함께 추는 순서가 있었기 때문이었다. 현재 4억4000만명이 유튜브 검색을했을 정도로 전세계에 선풍을 일으키고 있는 말춤이 시애틀에서는 얼마나 뜨거운지 확인 하고 싶었다.
뜻밖에 매키나 후보가 마지막 순간 나타나 짧게 스피치를 했다. 이어 UW 여학생 10명 이 말춤을 추었는데 매키나가 같이 춤을 추기 시작했고 부인 메릴린도 함께 신나게 추었다.
정치인들이 항상 무게 잡고 점잔 빼는 것만 보다가 주지사 후보가 말춤을 추는 것은 파격적이라고 생각했다. 아니나 다를까 매키나 말춤 동영상이 유튜브에 올라온 후 시애틀 모든 주류 언론들뿐만 아니라 한국에 까지 보도되었을 정도로 파장을 일으켜 이 동영상은 2만7000명이나 뷰를 했을 정도로 히트 했다.
시애틀 타임즈는 “그동안 출마 정치인들은 아이들에게 뽀뽀하거나 양로원을 방문하는 것을 요청받았으나 올해는 국제적으로 큰 인기를 끌고 있는 강남스타일 댄스를 해야 할 정도”라며 강남 스타일 열풍을 보도했다. PI 지는 “매키나가 선거에서 승리할 목적이었는지 또는 강남 스타일 댄스를 하고 싶었는지 모르지만 예상 밖 행동 이었다”며 “독자가 판단해야 하지만 매키나 부인의 경우 행복해 보였고 춤을 잘 추었다”고 평했다.
대부분의 언론들도 잘못했다고 비난하지 않고 깜짝 놀랐다, 재미있다고 표현했다. 댓글에서는 “멋있다, 지지 투표하겠다”부터 “여론 조사에 뒤졌을 때 바보처럼 노는 것은 OK이지만 투표는 하지 않겠다” 등 다양했다.
우리 한인들로서는 지지 여부를 떠나 매키나의 말춤에 감사하다. 그동안 한인사회가 큰 행사를 해도 미주류 언론에서는 보도 하지 않은 경우가 많았다. 세계 한인의 날 행사도 미주류 언론 하나 보도 하지 않았다. 그러나 맥키나가 말춤을 추는 바람에 일약 시애틀의 세계 한인의 날 행사가 주류 언론에 크게 보도되었다. 동영상의 춤추는 무대에는 세계 한인의 날 등 한글 배너가 계속 보여 더 자랑스러웠다.
근본 원인은 세계적 열풍인 강남 스타일 덕분이다. 시애틀에 없는 싸이가 이 행사를 크게 빛내고 공헌했다. 매키나가 사교춤이 아니라 신나게 흔드는 말춤을 추었기 때문에 색다른 정치인으로 뉴스를 탈 수 있었다. 매키나 부부가 말춤을 춘것은 파격적이지만 품위가 떨어졌다고 보지 않는다. 오히려 인간적인 면이 돋보여 더 좋아하는 마음도 생겼다. 특히 그가 한국 가수가 부른 강남 스타일 춤을 한인의 날 행사에서 같이 춘 것은 그만큼 한인사회에 관심과 애정을 나타낸 것같아 기뻤다. 그것이 현재 우열을 가리기 힘든 선거전에서 한인 표를 얻기 위한 생각이었는지 모르지만 용기 있는 행동이었다.
지난번 제이 리노의 ‘투나이트 쇼’에서는 미트 롬니 공화당 대선 후보가 말춤을 추는 장면이 나왔다. 물론 컴퓨터 조작 이지만 제이 리노는 “롬니가 젊은 유권자 표를 얻기위해 강남스타일 춤을 추었다”고 말해 웃겼다. 그런면에서 말춤을 춘 매키나가 젊은 유권자들에게는 큰 인기를 얻었다고 본다.
컴퓨터 조작이 아니라 실제로 매키나 후보가 말춤을 추자 미국 언론에서는 미국 정치인들이 선거용으로 인기 있는 강남스타일 춤까지 사용한다고 했다. 이제 한국 선거에도 박근혜, 문재인, 안철수 중 어느 후보가 먼저 강남스타일 말춤을 출지 한번 기대해 볼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