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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나님 볼 때까지 예수 통한 새로운 인생 전할 것”

San Francisco

2012.10.17 17: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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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가주 방문한 소설 ‘낮은데로 임하소서’ 실제 주인공 안요한 목사
30여년간 시각장애인 재활.복음전도
시각장애인 목사의 삶을 다룬 소설가 이청준의 베스트셀러 ‘낮은데로 임하소서’의 실제 주인공인 안요한(사진) 목사가 북가주를 찾았다.

뉴왁의 임마누엘 선교교회에서 19일부터 열리는 특별성회를 인도하기 위해 북가주에 온 안목사는 특별성회에 앞서 15일 본보를 방문해 30여년간의 사역 이야기를 전했다.

-소설 ’낮은데로 임하소서’의 출간 배경은.
“맹인 목사가 사역을 한다는 이야기가 알려지면서 많은 소설가들이 찾아왔다. 매번 거절했는데 힘들 때 도움을 주신 분의 소개로 소설가 이청준씨를 만나게 됐다. 당시 빡빡한 일정 때문에 이틀동안 구술을 하고 미국으로 간증집회를 하러 부랴부랴 떠났다. 책이 출판됐을 당시 나는 미국에 있어서 책이 나온 지도 몰랐다. 이어 이장호 감독이 제작한 영화가 대종상을 수상하면서 내 이야기가 많이 알려졌다. 이후 시간이 지나니까 많은 사람들로부터 그 후의 소식을 듣고 싶다는 요청을 받고 2년 전, 30년 사역이야기를 담은 자서전 ‘낮은데로 임하소서, 그 이후’를 집필했다.”

-‘요한’이라는 이름이 이제는 흔히 볼 수 있지만 당시에는 보기 드문 이름이었을텐데.
“맞다. 내 나이에서 흔한 이름은 아니다. 고향이 평양이었는데, 내가 태어나기 전에는 집이 잘 살았다. 그런데 어느날 아버지가 한 집회에 참석했다가 하나님을 만나시고는 선산을 포함한 집의 모든 재물을 다 팔아 선교지에 보냈다. 그리고 뒤늦게 신학교에 들어가셔서 목사님이 되셨다. 그때 아버지가 ‘아들을 하나 주시면 이름을 요한이라고 짓고 주의 종으로 바치겠다’는 기도를 하셨는데 내가 태어난 거다. 나는 어릴 때부터 하나님을 믿어 집이 가난하고 우리 가족이 고생한다고 생각해 하나님을 정말 싫어했다. 오죽하면 안요한복음 1장1절이라고 해서 ‘하나님은 없느니라’라고 교회 앞에 써 붙였겠나.(웃음) 그런데도 아버지께서는 내가 돌아올 것을 알았는지 그저 지켜보셨다.”

- 목회를 하시게된 동기는.
“37세에 원인불명의 병으로 시력을 잃고 아내와 두 딸, 친구, 형제들이 모두 나를 떠나갔다. 그 당시 수 차례 인생을 포기하려고 했는데 그것도 내 맘대로 안되더라. 그때 하나님이 나에게 직접 “내가 너를 떠나지 아니하고 너를 버리지 않으리라. 내가 어디든지 너와 함께하겠다”라고 말씀하셨다. 이때 살아야하는 이유를 알게 됐고 삶의 의미를 회복했다. 이후 6개월동안 정처 없이 서울 시내를 돌아 다니다 서울역에서 우연히 구두닦이, 껌팔이, 넝마주이 등을 하는 집 없는 소년들을 만나 그 아이들의 도움을 받고 살았다. 이 은혜를 어떻게 갚을까 기도하다가 아이들의 가장 큰 소망은 학교를 가는 것이라는 것을 알고 공부의 기회와 함께 복음을 전해야겠다고 마음먹었다. 이후 미아리에서 진흥 야간 중학교를 세우고 학생들을 모아 공부를 가르쳤다. 그때 맹인이 공부를 가르친다는 소문을 듣고 맹인들이 하나 둘씩 찾아오기 시작해 학생들과 함께 맹인교회를 개척하고 그때부터 30여년간 시각장애인 사역을 이어오고 있다.”

-해외에서도 맹인선교사역을 하게 된 계기는.
“복음을 전하러 동남아시아 몇몇 국가를 방문할 기회가 있었다. 그쪽 지역에서는 장애인, 특히 맹인들을 온전한 사람으로 생각하지 않고 사람의 몸에서 태어난 불순물로 생각하는 것을 봤을 때는 정말 가슴이 찢어지는 것 같았다. 그들을 돌봐야겠다는 생각이 들었지만 너무 힘든 일이 될 것 같아 무시하려고 정말 애를 썼다. 그런데 매일 밤 ‘나의 백성들을 돕고 사랑하라’는 하나님 부름에 못 이겨 순종하고 사역을 시작하게 됐다. 지금은 스리랑카, 네팔, 인도네시아 세 지역에 건물을 얻어 맹인선교센터를 세우고 목사님을 파견해 현지인들을 교육하고 복음을 전하고 있다.”

-수 십년 동안 사역하고 계신데 건강은 어떠신지.
“나이가 들어서 몸이 피곤할 때도 있지만 감사하게도 특별히 아픈 데는 없다. 북가주 집회가 끝나면 LA로 내려가는데, 이번에는 LA에서 살고 있는 아들 며느리와 손녀를 만날 수 있을 것 같다. 막 100일이 지난 손녀가 너무 보고 싶어 전화해서 아기가 울 때 바꿔달라고 하는데 내가 전화할 때마다 자고 있더라.(웃음) LA에서 아들과 함께 할 수 있는 날이 하루밖에 되지 않는다고 하니 아들의 불만이 이만 저만이 아니다.”

-목표와 사명을 정리해달라.
“내가 전하고 싶은 것은 분명하다. 예수를 통한 새로운 인생이다. 하나님을 보는 날까지 복음을 전하는 것이 내 평생의 사명이다. 내 존재로 사람들이 용기를 얻고 삶의 의미를 회복하는데 도움이 되기를 바랄 뿐이다.”


이은주 인턴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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