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고닫기

[기자따라 간 곳]캐나다속의 한국시골- 주농장

Vancouver

2001.10.13 16:36

  • 글자크기
  • 인쇄
  • 공유
글자 크기 조절
기사 공유
싱싱한 야채 저렴하게 살 수 있는 곳
한국에서 이민 온 사람들은 대개 세월이 흘러도 마음 한 구석에는 고국에 대한 향수가 남아 있게 마련이다.
특히 시골에 고향을 두고 온 사람들의 경우는 더욱 그러하다.

또한 아무리 이곳에서 서양식 음식에 입맛이 길들여진다 해도 한국 고유의 토종 음식에 대한 애착을 떨쳐버리기가 어렵다.

이렇게 한인들이 느끼고 있는 고국에 대한 향수를 달래면서 한국의 입맛을 그대로 느낄 수 있는 곳이 있다.
랭리에 있는 주농장(604-882-0194)이 바로 그곳이다.

1만2,000평 규모의 넓직한 터에 11개의 그린하우스가 들어서 있는 이곳 주농장에서는 오이 깻잎 고추 상추 쑥갓 부추 콩 등 한국에서 흔히 먹는 거의 대부분의 채소와 곡식이 재배된다.

뿐만 아니라 이곳에서는 직접 재배한 채소를 이용하여 오이지나 고추장아찌, 마늘장아찌와 같은 한국의 토종 음식들을 만들어서 판매하기도 하며 토종 된장, 간장도 직접 담가서 이곳을 찾는 한인들에게 싼값에 공급하고 있다.


이곳에서 만들어 지는 오이지나 깻잎은 미국 시애틀 교민사회에서도 잘 알려져 있으며 캘거리나 에드먼턴 교민들도 밴쿠버에 들리면 이곳을 단골로 찾는 사람들이 적지않다.

또 토종닭을 방목시켜서 계란을 내기도 하며 요즘 같은 가을에는 강원도 찰옥수수를 한인들에게 공급하기도 하는데 주문이 밀려서 미리 예약을 하지 않으면 사기가 어렵다.

최근에는 도토리 분말 기계를 새로 설치하여 도토리를 가지고 오는 사람들에게 분말을 만들어 주고 있기도 하다.

한국의 먹거리를 이렇게 종합적으로 재배하고 가공하여 일반인들에게 판매 하는 곳은 BC주에서 이곳이 유일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

주농장의 주봉환 사장은 "이곳에서 생산되는 야채나 채소들은 한국에서 해마다 새로 들여온 씨앗을 가지고 한국식 영농법에 의해 재배하기 때문에 한국에서 먹던 맛을 그대로 느낄 수 있다"고 말한다.

"특히 이곳에서는 화학비료나 농약을 전혀 사용하지 않아 말 그대로 무공해 야채를 안심하고 사서 먹을 수 있다"는 것이 주사장의 설명이다.

주농장은 무공해 야채를 재배하기 위해 앞으로 십년 정도 사용할 수 있는 계분을 미리 확보해 놓고 있다고 한다.

주사장은 "우리 농장은 단순히 먹거리를 판매하는 곳이 아니고 한인들이 가족과 함께 언제든지 와서 한국의 정취를 느끼고 갈 수 있는 곳"이라고 말하고 "한인들의 정신적인 고향 역할을 하기 위해 봉사하는 마음으로 야채를 재배하여 공급하고 있다"고 말했다.

주사장은 "따라서 주농장에서는 어느 곳에서도 찾기 어려운 싱싱하고 가격이 저렴한 한국 야채를 살 수 있고 특히 듬뿍 듬뿍 덤을 주어가며 팔기 때문에 한국의 정서와 정취를 만끽하며 즐거운 마음으로 다녀갈 수 있다"고 강조했다.

이 농장은 주사장 부부가 한국서 익힌 영농기술을 바탕으로 이곳 기후와 토질에 맞는 영농법을 적용하여 각종 채소와 야채를 재배한다.

또 주변에 있는 많은 한인들이 자원 봉사를 해주고 있어 한창 바쁠 때는 큰 도움이 되고 있다고 한다.

주사장은 "주위에 있는 한인들이 이곳에 와서 일손도 거들어 주고 함께 더불어 즐거운 시간을 보내기도 한다"고 말하고 "어려운 농사일을 기꺼이 도와주는 분들에게 감사드린다"고 말했다.

5년 넘게 농장을 경영하고 있는 주사장은 "농사일 자체가 매우 즐겁고 보람을 느끼고 있다"고 말하고 "다만 이렇게 소규모로 재배되는 농산물의 가격이 미국에서 대량 생산되는 농산물에 의해 좌지우지되고 중간 도매상들에 의해 판로가 막히는 현상이 빚어져 매우 안타깝다"고 말했다.

주사장은 "어른들이 이곳에서 한국의 맛과 정취를 느끼는 것은 물론 어린이들이 이곳을 자연학습장으로 이용할 수 있도록 앞으로 공작새 토끼 염소 타조 등 어린이들이 좋아하는 동물과 새들을 기를 계획도 갖고 있다"고 밝혔다.

주사장은 또 "혹시 밴쿠버에서 농장 경영에 뜻이 있는 사람이 있으면 그동안 연구하고 경험해온 영농기술을 기꺼이 전수해 줄 수도 있다"는 뜻을 밝히고 "많은 한인들이 농사를 통해서도 성공적으로 정착하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많이 본 뉴스

      실시간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