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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두에게 용서를 빕니다”

천요한 신부 사제수품 50주년 축하 미사

주임신부로 부임 이후 지난 20년 동안 본당 지하 보일러실을 사무실 겸 휴식공간으로 사용하고 있는 시카고한국순교자천주교회의 천요한 신부의 사제수품 50주년(금경축) 축하 미사가 지난 7일 오전 봉헌됐다.

천요한 신부는 골롬반 선교회 소속으로 지난 1962년 사제서품과 함께 첫 선교지로 한국으로 파송된 뒤 30년 동안 강원도와 서울 변두리에서 사목활동을 했으며 시카고한국순교자천주교회에는 1992년 부임했다. 천 신부의 지난 50년 사제활동은 한인공동체와 함께 해 왔다. 이날 미사에는 골롬반 선교회 사제들과 인천교구 사제 등 총 14명의 사제가 공동으로 집전했다.

골롬반 선교회 한국지부장 오기백 신부는 “춘천 교구 소속으로 평창에서 본당 생활을 하던 1968년 북한 무장공비 침투로 신자뿐만 아니라 시민들도 두려움에 떨고 있을 때 천 신부는 한결 같이 미사를 집전하며 이들에게 주님의 평화를 전했다. 서울 교구 소속일 때는 달동네에서 공동체를 섬기는 등 남녀노소, 부자와 가난한자를 구별하지 않고 한국에서 전쟁과 가난으로 고통받는 모든 이에게 어둠 속의 빛이 됐다”며 “그리고 시카고까지, 천 신부님은 하느님의 뜻에 따라 선교사와 사제로 50년을 한인공동체를 섬기고 있다. 하느님의 뜻을 실천하는 사제다”고 말했다.

30년 전 등촌동 성당에서 천요한 신부에게 첫 영성체를 받았던 주가나(39) 씨는 “어머니의 손에 이끌려 성당에 갔다가 천 신부님을 봤다. 그때 모습은 ‘예수님’이었다”며 “신자들에게 기도할 수 있는 집을 짓는데 헌신한 천 신부님은 예수님과 닮은 삶을 사셨고 신자들은 그를 ‘집짓는 신부님’이라고 불렀다. 시카고에서 다시 만났을 때 우시던 친정 어머니의 마음을 알 수 있을 것 같다”고 말했다.

천요한 신부는 1938년 아일랜드에서 6남1녀 중 6남으로 태어났다. 이들 중 3형제와 누나가 각각 신부와 수녀로 사제서품을 받았다. 이날 천 신부의 금경축 미사에는 아일랜드에서 둘째 형수 메이 스미스 씨와 두 아들이 참석했다.

천 신부는 “부모님이 일찍 돌아가셨지만 형수님이 계셔서 고향에 가서 쉴 수 있었다. 대 식구였지만 고향에 온 나에게 한 번도 불평한 적이 없었다. 감사하다”고 전했다.

그는 “하느님의 뜻을 따르기보다 약함, 어리석음으로 교우들에게 상처를 주기도 했다. 모두에게 용서를 빈다”며 “섭섭한 마음을 간직하기보다 감사와 기쁨으로 감읍하고, 미숙함으로 자신감을 잃지 않고 주님의 선물, 고난을 평가하지 않고 남은 삶도 하느님의 뜻에 따라 살도록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천요한 신부는 50년 동안 사제로서 지켜온 좌우명으로 마태복음 6장 중 한구절인 ‘아버지의 뜻이 하늘에서와 같이 땅에서도 이루어지소서’를 들었다.

임명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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