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연 유도에는 끔찍한 광고가 최고
자녀들의 흡연으로 골머리를 앓는 부모들이 예상 외로 많다. 미성년 자녀의 흡연은 법적인 규제도 따르기 때문에 부모로서는 금연을 강권할 수 있다. 하지만 20세를 전후한 자녀가 담배에 빠져들기 시작하면 막기가 수월하지는 않다.대학생인 아들의 흡연을 막아보려 적잖게 노력했다는 한인 K씨는 "잔말 할 것 없이 무턱대고 담배를 끊으라는 식으로 권유했다가 부자지간에 갈등만 생기고 말았다"고 토로했다. 부모 입장에서 자녀의 흡연은 여러모로 신경이 쓰일 수 밖에 없다. 무엇보다 건강에 대한 해악이 첫 번째 염려사항이다. 또 흡연이 대마초와 같은 마약 흡입으로 이어지지 않을까 우려되기도 한다. 고정적인 돈벌이가 없는 20대 초반 혹은 중반의 자녀가 담배를 피운다면 담뱃값 지출도 무시할 수 없다.
흡연을 막을 수 있는 가장 좋은 방법은 무엇일까. 전문가들은 직접 나서는 것보다 남의 힘을 빌리는 게 상당한 효과를 발휘한다고 말한다. 흡연하는 자녀와 대화도중 예컨대 폐암에 걸려 사망한 사람들의 얘기를 은연중에 하는 것도 한 방법이다. 부모가 직접 자신이 생각하는 바를 말하지 않고 주변 사례를 들먹임으로써 흡연하는 자녀를 금연하도록 압박할 수 있는 것이다.
또 다른 유용한 수단은 광고를 십분 활용하는 것이다. 미국의 경우 주정부 혹은 연방정부 차원에서 주관하는 금연 캠페인이 적지 않은 편이다. 시민단체나 보건단체도 시민들의 금연을 장려하기 위해 여러 종류의 광고 등을 내보낸다.
금연 광고 가운데 특히 약발이 좋은 것은 끔찍한 장면이나 경고 내용을 담은 것들이다. 금연 문제에 대해 오랜 기간 연구한 노스 캐롤라이나 소재 RTI 국제연구소의 매튜 파렐리 박사는 "섬찟한 느낌이 들 정도의 금연 광고는 최고의 효과를 발휘한다"고 말한다.
파렐리 박사에 따르면 끔찍한 내용을 담은 금연 광고는 평범한 수준의 금연 광고에 비해 특히효과가 탁월하다. 연령이나 인종 소득 정도를 가리지 않고 거의 동일하게 금연으로 유도하는 효과를 나타낸다고 그는 말했다. 실제로 한 조사 결과 섬찟한 금연 광고를 본 사람 가운데 30% 안팎이 금연을 시도하거나 금연한 것으로 나타나기도 했다. 반면 평이한 수준의 금연 광고는 사실상 금연 효과가 전무한 것으로 밝혀졌다.
김창엽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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