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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엄마가 동화 읽어줘요]생쥐 아가씨의 신랑감

Los Angeles

2001.10.20 13: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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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옛날 한 강가에 가난하지만 사이좋은 부부가 살고 있었어요. 부부에겐 오래도록 아기가 생기지 않아 걱정이었지요.
 그러던 어느 날 부부가 숲 속을 걷고 있을 때였어요.
 “살려 줘요. 살려 주세요!”
 하늘을 올려다본 부부는 깜짝 놀랐어요. 커다란 새가 작은 생쥐 한 마리를 잡아서 어디론가 날아가고 있었거든요.
 “가엾어라. 여보 어쩌면 좋죠? 무슨 방법이 없을까요?”
 남편은 재빠르게 나뭇가지로 새총을 만들고 날카로운 돌을 골라 날아가는 새를 향해 쐈어요. 머리에 돌을 맞은 새는 생쥐를 떨어뜨리고 말았지요.
 아내는 얼른 치마폭을 벌려 떨어지는 생쥐를 받았어요.
 “어머, 예쁘기도 해라.”
 “정말 그렇군. 이렇게 예쁜 털을 가진 생쥐는 처음 보는걸.”
 부부는 예쁜 생쥐가 하늘에서 두 사람을 위해 내려 준 아이라고 생각했어요. 그래서 그 날부터 생쥐를 딸로 삼기로 했지요.
 “자, 아가야. 이것 좀 먹어 볼래?”
 “이리 와 보렴. 널 위해 예쁜 옷을 만들었단다.”
 이렇게 맛있는 음식과 좋은 옷을 입혀 곱게 키운 생쥐는 어느덧 어엿한 아가씨로 자라났어요.
 “여보, 우리 딸에겐 이 세상에서 제일 강한 신랑감을 찾아 줍시다.”
 부부는 그 날부터 생쥐를 데리고 여행길에 올랐어요. 세상에서 제일 강한 사윗감을 찾기 위해서였지요.
 들판을 지나고 강을 건너, 고된 여행길에 지친 일행이 그늘을 찾아 쉬려고 할 때였어요. 내리쬐는 햇빛을 바라보던 남편이 말했어요.
 “아, 찾았다! 세상에서 제일 강한 건 바로 해님이야. 저렇게 뜨거운 빛을 매일 내리쬐고 있는 걸 보면 알 수 있지.”
 “해님! 세상에서 제일 강한 건 당신이죠? 우리 딸을 아내로 맞아 주겠어요?”
 해님은 기뻐하며 무지개 다리를 만들어 생쥐 아가씨 앞에 내려 주었어요. 부모님과 작별 인사를 한 생쥐가 무지개 다리를 타고 해님에게 올라가려고 할 때였어요.
 “으하하. 세상에서 제일 강한 건 바로 나지. 내가 해를 가리면 세상은 빛을 볼 수 없거든.”
 갑자기 나타난 먹구름이 해님을 가리자 금세 주위가 어두워졌어요.
 부부는 먹구름에게 말했어요.
 “먹구름님! 제발 우리 딸을 아내로 맞아 주세요.”
 “좋아! 세상에서 제일 강한 건 바로 나니까.”
 바로 그 때였어요.
 “어어어.....제발 그만해! 멈추라고.”
 갑자기 불어온 바람 때문에 먹구름이 멀리 서쪽으로 밀려가는 게 아니겠어요? 그래요. 구름보다 강한 건 바람이었어요. 부부는 딸을 바람에게 시집 보내야겠다고 생각했어요.
 “좋아! 내가 생쥐 아가씨를 데리고 가지. 후!”
 바람은 갑자기 생쥐 아가씨를 공중으로 끌어올리더니 ‘쌩’ 하고 날아올랐어요. 그런데 생쥐 아가씨를 데리고 가려던 바람은 커다란 벽에 부딪히고 말았어요. 바람이 아무리 센 힘으로 벽을 무너뜨리려고 했지만 소용없었어요.
 “푸하하하.....세상에서 날 무너뜨릴 자는 아무도 없지.”
 그리하여 바람 때문에 벽 아래로 떨어진 생쥐 아가씨는 벽과 혼인을 하게 되었어요.
 혼례식 준비가 한창일 때였어요. 먹을 것을 찾아 이리저리 헤매던 생쥐 한 마리가 이를 갈기 위해서 벽을 갉는 게 아니겠어요?
 ‘사각 사각 사각.....’
 “으악! 그만둬. 내 다리.....아프단 말야. 악!”
 혼례식 준비를 하던 사람들은 벽의 고함 소리를 듣고 깜짝 놀랐어요.
 생쥐 한마리 때문에 아래쪽 작은 구멍이 생긴 벽은 마침내 힘없이 무너지고 말았어요.
 “세상에! 그렇게 힘이 세던 벽을 무너뜨리다니.....”
 “이제야 우리 딸의 진짜 신랑감을 찾았어요.”
 이렇게 하여 생쥐 아가씨는 해님도, 바람도 아닌 자기 모습의 생쥐 총각과 혼인을 하게 되었답니다.
  <중앙 m&b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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