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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연패' 레이커스 "시간이 필요해"

Los Angeles

2012.11.01 23: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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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너지 효과 제로…조직력 와해
믿었던 내시마저 무릎 부상 '위기'
'반지 원정대' 레이커스가 개막 이후 2연패를 당하며 팬들의 우려를 자아내고 있다. 최고의 선수 4명이 모였지만 시너지 효과는 전무하다. 그야말로 조직력 없는 동네 농구다. 오프시즌 올스타 센터 드와이트 하워드를 올랜도 매직서 트레이드로 영입하고 MVP 2회 수상의 스티브 내시와 FA 계약을 체결 우승을 향한 라인업을 구성했으나 지난해 플레이오프와 올해 시범경기 이후 11연패 늪에 빠졌다.

리그 최고의 지휘관 내시는 보통의 포인트 가드 역할로 색깔을 잃어버렸고 하워드는 2경기 연속 파울 트러블로 벤치를 전전했다. 5년동안 손을 맞춰온 코비 브라이언트와 파우 가솔까지 방황하고 있는 가운데 2경기서 턴오버 38개를 기록 공수 밸런스가 완전히 무너졌다. 레이커스서 부임 2년차를 맞이한 마이크 브라운 감독은 코트 위 다섯 명의 움직임을 극대화하는 '프린스턴 오펜스'를 내세우고 있다. 2000년대 초반 새크라멘토 킹스 2000년대 후반 포틀랜드 트레일 블레이저스가 주로 사용했던 이 패턴은 포인트 가드의 리딩을 줄이고 모든 선수들이 볼이 없는 상태에서 함께 움직여 스크린과 컷인ㆍ백도어 컷으로 공간을 창출하며 오픈 기회를 만든다.

문제는 이러한 시스템이 이제 막 손발을 맞추기 시작한 레이커스 상황에 과연 적합 하느냐는 것이다. 물론 파우 가솔은 크리스 웨버ㆍ블라디 디바치처럼 패스와 스크린 중거리 점프슛에 능한 빅맨이며 내시는 리그 최정상급의 오픈 슈터다. 그리고 코비는 볼이 없는 상태서도 효과적으로 공간을 창출해 득점할 수 있다. 퍼즐 조각은 얼추 맞는 듯 하지만 당장 우승이 급한 레이커스 선수들에게는 시간이 필요한 전술이라는 이야기다.

내시와 전술의 궁합도 문제다. 댈러스 매버릭스 시절 올스타 포인트가드였던 내시가 2004년 피닉스 선스로 돌아와 MVP가 될 수 있었던 것은 극한의 런&건 농구를 펼쳤기 때문. 속공 농구의 귀재에게 지공 농구를 시키고 있는 것이다.

마이애미의 경우 빅3가 평균 27살에 모였기 때문에 1~2년의 실패를 만회할 시간이 있었다. 그러나 레이커스는 올해 당장 우승하지 못하면 순식간에 '4인방 시스템'이 해체될 수도 있다.

9년 전에도 레이커스는 빅4를 구성했다. 섀킬 오닐-코비가 2000년대 초반 3번의 우승을 차지한 후 당시 최고의 파워포워드 칼 말론과 포인트가드 개리 페이튼을 영입했다. 시즌 전 모두가 레이커스의 우승을 점쳤고 어떤 전문가는 정규시즌서 시카고 불스의 72승 10패 기록을 깨뜨릴 것이란 전망도 내놨다. 그러나 레이커스는 파이널서 막강한 조직력의 디트로이트 피스톤스에 패했고 빅4는 코비만 남은 채 서로 다른 길을 걸었다.

올 시즌 레이커스의 빅4가 2004년의 실패를 반복할지 아니면 마이애미의 빅3보다 빨리 조직력을 갖춰 통산 18번째 우승을 차지할지 흥미를 끄는 부분이 아닐 수 없다. 레이커스는 오늘(2일) 서부 컨퍼런스 지역 라이벌 LA 클리퍼스와의 홈경기로 시즌 첫승에 도전한다.

한편 내시는 개막 2경기만에 부상을 당했다. 내시는 트레일 블레이저스와 원정 경기서 전반 왼쪽 무릎을 다쳤다. 포틀랜드의 신인 가드 데미안 릴라드와 충돌한 내시에 대해 구단은 큰 문제가 아니라고 발표했다.

이승권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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