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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r. President, Are you Ready? Action!

Los Angeles

2012.11.08 18: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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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팔색조' 미국 대통령 in Movie
대통령의 조건
사랑·야망·열정
용기·침착·명예


대통령 선거가 끝났다. 그 과정은 세상 어떤 영화보다 드라마틱하고 흥미진진했다. 후보들은 마치 선거판이라는 배경 앞에서 선 배우들과도 같았다. 할리우드가 대통령을 소재로 한 영화를 즐겨 만드는 것도 그 때문이다. 그래서 그동안 수많은 대통령이 스크린 위에서 그려졌고 그만큼 많은 배우들이 대통령을 연기했다. 실존 인물인 대통령을 그려낸 배우도 가상의 대통령을 현실로 만들어낸 배우도 있다. 모두가 저마다 연기철학과 색깔로 각기 다른 캐릭터를 만들어냈음은 물론이다. 그 가운데서도 유독 깊은 인상을 남기며 영화팬들에게 '멋진 대통령'으로 기억되는 배우들이 있다. ABC와 타임지 워싱턴포스트 등이 선정한 '영화 속 최고의 대통령 연기'를 살펴보자.

1. 마이클 더글라스 in '대통령의 연인'

마이클 더글라스는 '대통령의 연인(An American President)'을 통해 할리우드 영화 속에서 그려진 가장 '사랑스러운 대통령'으로 남게 됐다. 어린 딸을 홀로 키우며 재선을 앞두고 있는 대통령 앤드루 셰퍼드가 환경 로비스트와 사랑에 빠지는 내용을 담은 로맨틱 코미디다. 하지만 할리우드 최고의 작가로 꼽히는 애론 소킨이 집필한 치밀한 극본은 사랑을 넘어 정치적 승리와 그에 따른 환희까지 빼어나게 담아냈다는 평가를 받는다.

2. 모건 프리먼 in '딥 임팩트'

오바마 대통령이 백악관에 입성하기 훨씬 전인 1998년. 할리우드는 이미 초대형 재난형 블록버스터 영화 '딥 임팩트(Deep Impact)'를 통해 모건 프리먼을 대통령으로 내세웠다. 거대한 혜성 충돌로 지구가 멸망할지도 모른다는 어마어마한 운명을 짊어진 채 전 세계인들에게 마지막 인류의 생존 계획을 발표하는 톰 벡 대통령의 모습은 영화의 흥행 여부를 떠나 많은 팬들에게 깊은 인상을 남겼다.

3. 앤서니 홉킨스 in '닉슨'

J. F. 케네디 대통령에 대한 영화에 이어 닉슨까지 스크린으로 끌어들였던 올리버 스톤 감독의 '닉슨(Nixon)'에서 앤서니 홉킨스는 또 한번 길이 남을 명연을 펼쳤다. 알코올 중독에 권력에 대한 과도한 집착과 복잡한 인성을 지녔던 인물로 묘사된 닉슨은 앤서니 홉킨스를 통해 더욱 정교하고 현실적인 인물로 그려졌다. 영화는 박스오피스에선 참패를 하고 말지만 이듬해 아카데미 4개 부문에 후보로 지명되며 그 가치를 인정받았다.

4. 프랭크 란젤라 in '프로스트vs닉슨'

할리우드 영화사에 또 한 명의 위대했던 닉슨으로 남은 배우가 바로 '프로스트vs닉슨(Frost/Nixon)'의 프랭크 란젤라다. 한물간 토크쇼 MC 프로스트와 워터게이트로 불명예 퇴진한 전직 대통령 닉슨이 각각 프라임타임대 방송계 진출과 정치계 복귀란 야망을 놓고 4일간의 인터뷰 대결에 나서 서로를 처참히 짓밟고 일어나려 발버둥치는 모습을 생생하게 담고 있다. 프랑크 란젤라는 닉슨의 노련함과 야망을 놀랍도록 빼어나게 표현해내며 이듬해 아카데미 남우주연상 후보에 올랐다.

5. 존 트라볼타 in '프라이머리 컬러스'

남부 주지사 출신으로 대권에 도전하는 주인공 잭 스탠턴. 도넛을 사랑하고 빼어난 언변을 지녔으며 야심찬 아내까지 모자란 게 없지만 아직 지지도는 낮고 섹스스캔들에 시달린다. 어디서 많이 들어본 얘기라고 느꼈다면 정확한 판단이다. 빌 클린턴을 모델로 타임지 칼럼니스트였던 조 클레인이 지은 동명의 실화 소설을 바탕으로 한 '프라이머리 컬러스(Primary Colors)에서 존 트라볼타는 머리부터 발끝까지 클린턴을 연상시키는 분장과 호연으로 큰 사랑을 받았다.

6. 조시 브롤린 in 'W'

부시 일가의 감춰진 모습을 우스꽝스럽게 벗겨 낸 2008년 개봉작 영화 'W'의 조시 브롤린은 20~60대까지의 조지 부시 대통령 역을 전부 소화해내며 단숨에 할리우드의 연기파 배우로 우뚝 섰다. 조시 브롤린의 아버지인 제임스 브롤린은 2003년에 만들어진 TV용 영화 '더 레이건스'에서 로널드 레이건 대통령 역을 맡은 적이 있어 두 사람은 부자가 모두 대통령을 연기해 호평을 받았다는 진기록을 세우기도 했다.

7. 케빈 클라인 in '데이브'

2012년 한국에 '광해'가 있었다면 그보다 20여년 앞선 1993년 미국엔 '데이브(Dave)'가 있었다. 대통령과 똑같이 생긴 외모를 가진 평범한 직업소개사 데이브가 대통령의 은밀한 사생활을 위해 잠시 대통령 행세를 하다 갑작스레 뇌졸중으로 쓰러진 대통령 대신 진짜 대통령 노릇을 하게 되는 과정을 그린다. 1인 2역을 영리하게 소화해 낸 케빈 클라인의 명연을 이병헌의 광해 연기와 비교해보는 재미도 쏠쏠하다.

8. 해리슨 포드 in '에어포스 원'

러시아 독재자의 인권 유린은 절대 용납하지 않을 것이며 테러리스트들과도 추호의 타협 여지가 없다고 공언하는 열정적이고 카리스마 넘치는 대통령. 그가 대통령 전용기 속에서 테러리스트들에게 공중 납치돼 위험에 빠진다. 미국 정부와 군마저 패닉에 빠진 상황에서 대통령은 스스로 자신을 던져 상황 해결에 나선다. '에어포스 원(Air Force One)'에서 해리슨 포드가 연기한 대통령은 그 열정과 용기만으로도 모든 미국인들의 찬사를 받기에 부족함이 없었다.

이경민 기자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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