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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 영화-링컨(Lincoln)…진지하고 탐구적…실력파 배우들 명연

Los Angeles

2012.11.08 18: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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감독: 스티븐 스필버그
출연: 대니얼 데이 루이스, 샐리 필드, 토미 리 존스
장르: 드라마, 역사
등급: PG-13

대선의 흥분이 채 가시지 않은 지금 또 한 편의 대통령 영화가 관객과 만난다. 스티븐 스필버그 감독이 메가폰을 잡은 '링컨(Lincoln)'이다.

우리에게 친숙한 스필버그식 모험 액션극의 재미를 바란다면 일찌감치 그 기대는 접는 게 좋다. 이 영화는 '쉰들러 리스트'나 '라이언 일병 구하기'와 같은 진지하고 탐구적인 스필버그식 역사물들과 그 궤를 같이 한다.

세상 모든 사람이 알고 있는 에이브러햄 링컨 대통령의 스토리인 만큼 스필버그는 '선택과 집중'의 방법을 택했다.

힘들게 정치계에 입문해 역사 속 영웅이 되는 링컨의 일대기를 펼쳐 다루는 방식은 과감히 젖혔다. 대신 남북전쟁이 절정으로 치닫고 노예제도를 금지할 제 13차 헌법 수정안 통과 여부를 앞두고 있는 링컨 대통령 생애 마지막 4개월만을 집중적으로 팠다.

남북전쟁을 끝내고 노예제를 폐지하겠다는 하나의 목표를 이루기 위해 정치적 동료와 적 가족과 시민 전장의 군인이나 백악관 내 하녀 등 수많은 사람들과 끊임없이 이야기하는 링컨의 모습이 영화의 대부분을 구성하고 있다. 링컨에 대해선 잘 알고 있다 해도 당시의 시대상과 정치사정을 잘 모른다면 따라가기 힘들 수도 있는 시간이다.

하지만 그 과정에서 대통령이 아닌 한 인간으로서의 링컨이 드러나고 그가 이루고자 했던 일들의 정치적 정당성도 더 확고해진다. 관객들은 유머러스하면서도 강단있는 대통령이자 아이 셋을 잃은 고통과 아내와의 의견충돌에 힘들어하는 한 남자이기도 한 링컨에게 점점 빠져들어간다.

배우들의 놀라운 호연은 '링컨' 최고의 수확이다. 링컨 역의 대니얼 데이 루이스는 마치 역사책 한 페이지 초상화에서 튀어나온 듯한 모습과 움직임으로 스크린을 장악한다. 영부인 역의 샐리 필드와 스티븐슨 의원 역의 토미 리 존스가 보여주는 존재감도 훌륭하다. 아카데미 수상 경력의 배우 셋이 한꺼번에 보여주는 앙상블의 힘은 그토록 놀랍다.

이경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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