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주중앙일보

광고닫기

이 세상의 '짧은 사랑'은 싫다!…뱀파이어의 영원한 사랑을 꿈꾸는 아이들

Los Angeles

2012.11.15 20:31

  • 글자크기
  • 인쇄
  • 공유
기사 공유
'트와일라잇:브레이킹 던 파트2' 오늘 개봉
요즘 틴에이저들의 감성을 알 수 있는 기회
"졸업하는 느낌이야!"

극장을 나서는 한 10대 소녀팬은 들뜬 목소리로 그렇게 말했다. '트와일라잇:브레이킹 던 파트2' 시사회장을 나서는 대부분의 관객 반응은 비슷했다. 사랑하는 연인을 떠나 보내는 느낌 4년 동안 깨지 않았던 달콤했던 꿈에서 헤어 나오는 듯한 느낌 금지돼 있었기에 더 간절했고 복잡하게 얽히고 설혔기에 더 치열했던 어둡고 긴 터널의 주행을 끝낸 듯한 느낌.

스테파니 메이어의 원작 소설을 영화화한 '트와일라잇' 시리즈의 첫 편이 나왔던 2008년부터 영화 속 세 주인공 벨라와 에드워드 제이콥은 범접할 수 없는 10대들의 로망이며 그들의 능력과 사랑은 보는 이들의 절대적 판타지였다. '뉴 문' '이클립스' '브레이킹 던'으로 이어져 오며 '트와일라잇'의 시리즈에 발을 들인 모두는 배우고 작가고 할 것 없이 대스타 대부호가 됐다. '트와일라잇'이 시초이자 원형이 된 틴에이지 다크 로맨스란 장르는 세계 대중문화계의 가장 핫한 트렌드로 자리잡았고 수많은 아류를 낳았다.

이해하지 못하는 이들도 많았다. 유치한 막장 드라마에 허술하고 자극적이기만 영화라는 비판도 있었다. 하지만 전 세계를 휩쓴 박스오피스 성적은 이같은 비난을 무색하게 만든다. '트와일라잇' 팬들도 개의치 않는다.

어차피 허락되지 못하고 이해받지 못하는 게 '트와일라잇' 정서이자 스토리의 핵심이었기에 그렇다. 어차피 손가락질 하던 이들도 욕하면서 영화를 봤다. 그거면 된 거 아닌가.

오늘(16일) '트와일라잇:브레이킹 던 파트2'의 개봉은 또 다른 '트와일라잇' 기록 레이스의 시작인 동시에 오래도록 이어져 온 신화의 결말을 고하는 이벤트다.

이젠 창백한 얼굴 붉은 입술의 뱀파이어에게도 그를 사랑했던 한없이 아름다운 소녀에게도 둘의 곁을 맴돌기만 하던 근육질의 늑대인간에게도 작별을 고할 시간이다. 서늘하게 아름다웠으며 음습하게 짜릿했다. 고마웠다. '트와일라잇'!

판타지 러브 & 액션의 결정판
4년간 10대를 열광케 한 시리즈 최종편
트와일라잇:브레이킹 던 파트 2 (The Twilight Saga:Breaking Dawn Part 2)
감독: 빌 콘돈
출연: 크리스틴 스튜어트 로버트 패틴슨 테일러 로트너
장르: 판타지 로맨스
등급: PG-13


훌륭한 마무리다. 화끈하면서도 깔끔하다. 뒤돌아보지 않고 끝을 향해 밀고 나가는듯 하다 예상치 못한 반전도 준다. 팬서비스도 확실하다. 그렇다고 마니아층만 챙기는 영화도 아니다.

이번만큼은 '트와일라잇' 시리즈를 곱게 보지 않았던 일반 관객들에게도 예상을 뛰어넘는 재미를 선사한다. 그간의 시리즈 중에서도 가장 빼어나다. '트와일라잇:브레이킹 던 파트2(The Twilight Saga:Breaking Dawn Part 2)'는 지난 4년여간 전세계 10대 팬들을 열광케 했던 시리즈의 장대한 최종편으로 그 임무를 멋지게 해냈다.

중반까지는 그간 숱하게 봐왔던 '트와일라잇'의 전형성이 그대로 펼쳐진다. 벨라(크리스틴 스튜어트)는 누구보다 뛰어난 능력을 두루 갖춘 뱀파이어로 다시 태어나 에드워드(로버트 패틴슨)와 함께 빛의 속도로 숲 속을 누비며 사냥을 한다.

둘은 예의 파리한 얼굴로 뜨겁게 사랑을 나눈다. 항상 그 곁을 맴도는 제이콥(테일러 로트너)도 여전히 두 사람과 그들의 딸 르네스미를 지킨다. 물론 제이콥의 탄탄한 몸매를 보여주는 상의탈의신도 절대 빠지지 않는다. 별 다를게 없는 자기 복제처럼 보인다.

하지만 이 영화의 시작은 그때부터다. 르네스미가 뱀파이어 세계의 질서를 어지럽히는 위협적 존재라 판단한 볼투리가가 에드워드와 벨라를 처단하기 위한 준비를 시작하고 이를 막기 위한 컬린가의 뱀파이어들은 르네스미를 위해 함께 싸워줄 동료들을 찾아 나선다.

새하얀 눈이 덮힌 평원에서 볼투리가와 맞서 컬린가의 친구들이 도열하면서부터 영화는 진정한 '트와일라잇' 시리즈의 결말로 숨막히게 치닫는다. 양 쪽의 초능력이 불같이 부딪히며 최후의 전투가 계속된다.

눈빛만으로 상대방에게 고통을 주는 볼투리가 제인의 초능력과 이를 쉴드로 막아서는 벨라의 초능력이 팽팽히 맞서고 숨통이 끊어지는 늑대의 절규와 입이 찢기고 목이 떨어져나가는 뱀파이어들이 스크린을 메운다. 잔혹하지만 철저한 판타지의 색을 잃지 않아 거북하지 않다. 오히려 짜릿한 느낌마저 든다. '트와일라잇' 시리즈가 마지막에 이르러서야 성대한 판타지 액션으로까지 장르적 도약을 한다는 느낌마저 든다.

온갖 혼전이 난무했던 최종전투의 끝에 대해서는 '싱겁다'는 반응도 '깔끔하고 영리하다'는 반응도 나올 법 하다. 하지만 전체적 결말은 그야말로 흐뭇하다.

10대들의 환상을 마음껏 자극해주던 다크 로맨스물로서의 제자리를 확실하게 찾으며 이야기를 닫는다.

원작 소설에 대한 예우로 책 페이지를 넘기다 줌인하며 끝내는 기법마저 만족감을 준다.

1편부터 출연했던 모든 배역과 배우를 한 명씩 소개하는 엔딩 크레딧은 말할 것도 없다. 이만하면 '해리포터'와 더불어 2000년대 초반을 호령한 판타지 시리즈의 결말로 손색이 없다.

숫자로 보는 트와일라잇

4명: '트와일라잇' 시리즈는 지금껏 총 4명의 감독을 갈아치웠다. 1편의 감독은 캐서린 하드윅 2편은 크리스 웨이츠 3편은 데이비드 슬레이드 그리고 상하로 나뉘어 개봉된 4편은 빌 콘돈이 메가폰을 잡았다.

16개: 2008년부터 '트와일라잇' 시리즈가 MTV 무비 어워즈에서 획득한 상의 개수. 틴 초이스 어워즈에서는 지금껏 무려 41개의 상을 휩쓸었다. 반면 아카데미에서는 후보로도 지명되지 못했다.

26파운드 : 제이콥 역의 배우 테일러 로트너가 갖고 있는 근육량. 테일러 로트너는 시리즈 두번째 편이었던 '뉴 문'에서부터 큰 주목을 받기 시작하며 10대들의 우상으로 떠올랐다.

608분 : '트와일라잇:브레이킹 던 파트2'를 포함한 총 5편의 '트와일라잇' 시리즈 영화의 러닝타임을 모두 합한 시간. 10시간 8분의 장대한 뱀파이어 로맨스물인 셈이다.

5000명 : '트와일라잇' 시리즈의 주인공인 에드워드 컬린 역을 맡기 위해 오디션에 도전했던 남자 배우의 수. 로버트 패틴슨은 5000:1의 경쟁력을 뚫고 주인공 자리를 꿰찬 셈이다.

13000000부: 2008년 8월 스테파니 메이어 작가가 소설 '트와일라잇' 시리즈의 완결편인 '브레이킹 던'을 발표한 첫 날 기록한 판매부수. '트와일라잇' 시리즈 소설 4편의 누적 판매량은 1억 부에 이른다.

35500000건 : 소셜네트워크서비스인 페이스북 '트와일라잇' 시리즈 페이지의 '좋아요'수. 이는 버락 오바마 대통령보다도 300만 건 이상 높은 수치다.

125000000달러 : '트와일라잇' 시리즈의 원작자인 스테파니 메이어의 순자산 추정액. 최근 포브스가 발표한 세계적 부자 리스트에 올라 있는 수치다.

2500000000달러 : 지금껏 전 세계에서 벌어들인 흥행 수입은 25억 달러에 이른다. 최종편인 '파트2'가 개봉하면 이 수치는 다시 한번 크게 뛰어오를 전망이다.

이경민 기자 [email protected]

많이 본 뉴스

      실시간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