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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엄마가 동화 읽어줘요] 거인의 정원

Los Angeles

2001.11.16 13: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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옛날 한 마을에 아름다운 정원이 있었어요. 이 아름다운 정원의 주인은 무섭기로 소문난 큰 거인이었어요. 거인은 지구를 돌며 여행을 하고 있는 중이었지요.

거인이 없는 정원은 아이들의 즐거운 놀이터였어요. 아이들은 매일 거인의 정원에 모여 마음껏 뛰어 놀았어요.

어느 날, 아이들이 정원에서 나무 그네를 타고 있을 때였어요.

‘쿵, 쿵, 두둥.’

갑자기 땅이 흔들리면서 커다란 발자국 소리가 들렸어요.

‘아, 정말 긴 여행이었어. 열아홉 살에 여행을 시작했으니까 벌써 30년이 지났군.’

여행을 마친 거인이 돌아온 것이었어요.

정원에 들어선 거인은 깜짝 놀랐어요. 정원이 아이들의 놀이터가 돼 있었으니까요.

“익! 이게 다 뭐야 여긴 내 정원이야. 조용하게 쉬어야 할 내 집이라고!”

얼굴이 붉어진 거인이 버럭 소리를 질렀어요.

“모두 여기서 나가! 썩 없어지란 말이야.”

”악! 무서워.”

“엄마야, 도망가자!”

천둥 같은 고함 소리에 아이들은 모두 달아났어요.

‘아, 도저히 못 참아! 내 정원이 무슨 놀이터인 줄 알아 아무도 못 들어오게 할 거야.’

거인은 큰 돌로 담을 쌓기 시작했어요. 높은 돌담 때문에 거인의 정원은 밖에서 보이지 않게 되었어요.

‘아, 이젠 좀 안심이다. 흠.....’

돌담을 쌓고 난 거인은 꽃들을 바라보며 편히 쉬었어요.

어느덧 정원에도 겨울이 찾아왔어요. 매서운 눈보라가 하루 종일 계속됐어요.

‘아, 겨울이 너무 길구나. 이제는 봄이 올 때도 됐는데.....’

돌담 속의 정원엔 봄이 올 줄을 몰랐어요. 어둠 같은 겨울만 계속되었어요.

어느 날, 거인은 두꺼운 외투를 입고 정원 밖으로 나가 보았어요. 그런데 이상한 일이었어요. 돌담 밖에는 예쁜 꽃들이 여기저기 피어 있고 나비가 날아다니고 있었어요.

‘오오. 밖에는 벌써 봄이 와 있었네. 그런데 왜 내 정원에만 봄이 오지 않는 거지 아, 추워. 추워라!’

정원 안은 여전히 차가운 바람만 세차게 불었어요.

정원을 걷던 거인은 시든 나무 뒤에 있는 작은 아이를 보았어요.

“넌 누구니 거기서 뭐 하는 거야 ”

“전 그냥..... 아저씨, 정원이 너무 좋아요.”

거인의 정원에 들어온 아이는 환하게 웃으며 거인의 곁으로 다가왔어요. 그런데 아이가 걸어오는 길에는 푸른 싹이 돋아나는 게 아니겠어요 또 아이의 손길이 닿는 곳엔 오색 꽃이 피어났어요.

‘아, 그렇군. 그랬었구나!”

거인은 그제야 깨달았어요. 정원에 아이들이 없어서 봄이 오지 않았다는 것을 말이에요. 거인은 당장 돌담을 헐기 시작했어요.

‘쿵쾅, 우르르, 쿵쾅!’

돌담 사이로 봄볕이 새어 들어왔어요. 거인은 정원 문을 활짝 열었어요.

“자, 모두 들어오렴. 그 동안 미안했어.”

“와! 나무 그네다. 하하하.”

그 날부터 거인의 정원엔 아름다운 봄날이 계속됐답니다.

<중앙m&b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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