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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리뷰] '호빗: 뜻밖의 여정(Hobbit : Unexpected Journey)'

Los Angeles

2012.12.13 16: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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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지의 제왕' 넘어선 '새 판타지 신화 열린다'
생생하고 섬세한 장면 연출
골롬 등장 장면 통쾌·스릴 넘쳐


'반지의 제왕'을 기억하는가. 2000년대 초반 세계 극장가를 화려하게 달궜던 '반지의 제왕'은 진정 위대한 판타지물이자 최고의 서사물이었다. '반지의 제왕' 시리즈가 완결된지 9년이 지났다. 다시 그 속에서 만났던 호빗과 엘프 마법사들을 만날수 있으리라고는 많은 이들이 기대하지 않았다. 하지만 오랜 기다림끝에 다시 한번 그들이 살고 있던 중간계의 이야기가 시작됐다. '반지의 제왕' 시리즈의 프리퀄 격인 '호빗(Hobbit)' 3부작이 '호빗: 뜻밖의 여정(Hobbit : Unexpected Journey)'으로 그 첫 걸음을 시작했다. 여전히 피터 잭슨 감독의 든든한 이름이 영화를 떠받친다. 캐릭터도 똑같다. 익숙한 골룸이 등장하고 프로도와 엘론드 갈라드리엘의 모습이 반갑다.

대신 이야기는 '반지의 제왕'의 배경에서 60여년을 거슬러 올라간다. 주인공도 바뀌었다. 프로도의 양아버지인 빌보 배긴스가 이야기의 핵이다. 평안한 일상을 살고 있는 호빗 빌보에게 어느날 회색의 마법사 간달프가 찾아온다. 그는 사악한 용에게 빼앗겼던 왕국을 되찾기 위해 의기투합한 13명의 난쟁이들의 모험에 함께 하자고 빌보에게 제안한다. 고심 끝에 이들의 여정에 함께 하게 된 빌보는 오크와 늑대 사악한 마법사들과 사투를 벌이며 '외로운 산'으로 전진해간다.

'호빗'은 '반지의 제왕'에서 한단계 더 발전한 화려한 시각효과로 보는 이들을 압도한다. 특히나 3D로 만들어진 영상은 관객들이 실제로 광활한 중간계를 뛰고 구르고 나는 듯한 착각에 들게 할 만큼 박진감 넘치게 그려졌다. 난쟁이들의 왕국이 용에게 파괴당하는 초반 장면이나 간달프와 난쟁이들이 오크들의 은둔지에서 목숨을 건 탈출을 감행하는 장면은 그 가운데서도 압권이다. 평화로운 호빗들의 세계와 아름다운 엘프들의 세계 역시 '반지의 제왕' 때보다 한결 생생하고 섬세하게 완성됐다.

반면 캐릭터의 매력은 조금 덜한 편이다. 아라곤 아르웬 레골라스 등 각자의 매력과 카리스마가 대단했던 캐릭터들에 비해 '호빗'의 난쟁이들은 다소 평범하고 귀엽기만 하다. '호빗'의 원작이 '반지의 제왕'에 앞서 아동용 소설로 만들어졌었다는 사실을 감안한다면 당연한 결과일수도 있다. 대신 그들이 힘을 합쳐 위기를 이겨내는 모습은 한결 흥미진진하다. 위험에 빠져있다 갑자기 '와~'하는 함성과 함께 무기를 휘두르며 적에게 달겨드는 패턴은 한결같고 정말 큰일났다 싶은 순간 간달프나 빌보가 떡하니 나타나 모두를 구해내는 방식도 여러번 반복되지만 그마저도 통쾌하고 스릴 넘친다.

영화 중 가장 관객을 몰입시키는 부분은 역시 골룸이 등장하는 장면이다. 빌보와 골룸이 절대절명의 수수께끼 대결을 펼치는 부분은 그 어떤 액션신 하나 없이도 긴장감과 몰입도를 최고치로 높인다. 골룸의 풍부한 표정과 극과 극을 오가는 성격 표현 덕이다. 빌보가 절대반지를 손에 넣는 과정도 이 부분에서 설명이 된다. '반지의 제왕'부터 이야기의 팬이었던 관객들에게는 더할나위 없는 선물이다.

초당 48프레임 촬영 '신기술 적용'
피터 잭슨 감독


피터 잭슨 감독(사진)은 '호빗'을 3D로 찍는 동시에 초당 48프레임 촬영이라는 신기술을 적용했다. 여느 영화는 초당 24프레임 즉 1초당 24장의 정지화면을 연속해 보여주면서 관객이 이를 움직이는 영상으로 인식하게 한다. 그 2배인 초당 48프레임은 기존의 24프레임보다 선명하고 부드러운 영상을 장점으로 내세운다. 48프레임 3D 영화의 경우 눈의 피로나 두통 등 부작용을 완화할 수 있다. 잭슨 감독의 시도에 자극받아 제임스 캐머런 감독도 '아바타 2'와 '아바타 3'를 초당 48프레임 또는 60프레임으로 찍기로 했다. '호빗'은 또 '돌비 아트모스'(Dolby Atmos)라 불리는 새로운 음향시스템을 도입했다. 영화관의 스피커 사양이나 위치에 상관없이 제작자가 의도한 사운드를 충실히 재현할 수 있는 것이 특징이다. 사운드가 관객의 몸을 감싸안듯이 들려오는 느낌을 준다. 쉽게 말해 이를 뒷받침하는 영화관에서 보는 '호빗'은 전작보다 더욱 매끈하고 날렵하게 움직이는 골룸이 마치 귓가에 '마이 프레셔스'라고 속삭이는 듯한 기분을 줄 것이란 얘기다.
1937년, 호빗은 우연히 세상에 모습을 드러냈다
1930년대 초 어느 여름날 옥스퍼드 대학 영어영문학과 교수 존 로널드 로웰 톨킨은 서재에서 학생들의 시험지를 채점하고 있었다. 고맙게도 한 학생이 백지를 제출했고 교수는 여기에 한 문장을 적었다. '땅속 어느 굴에 호빗이 살고 있었다.' 신기한 일이었다. 그는 '호빗'이 누구인지 아니 그게 뭔지도 몰랐다. 하지만 그는 이게 어떤 세계로 통하는 열쇠가 되리란 걸 깨달았다. J.R.R. 톨킨(1892~1973)은 훗날 이렇게 회상했다. "나는 호빗이 대체 뭔지 알아내야겠다고 마음먹었다." 전 세계 판타지 팬을 매혹시킨 '반지의 제왕'3부작의 씨앗인 소설 '호빗'이 잉태된 순간이었다. 네 살 때부터 글을 읽고 썼던 소년 톨킨은 일찌감치 환상의 세계에 매료됐다. 요정전사용괴물이 나오는 고대 신화와 전설을 읽기 위해 도서관과 서점을 뒤졌고 고대 영시 '베오울프'를 읽으며 희열을 느꼈다. 동물의 이름을 따서 암호 같은 새 언어를 창조하며 놀던 소년은 자연스레 옥스퍼드 영어영문학과에 입학했다.
1차 세계대전에 참전해 목격한 참혹한 풍광은 훗날 '실마릴리온'이 될 판타지 소설 '잃어버린 이야기들의 책'에 녹아들었다. 그는 1925년 모교 교수가 되어 신화를 재창조하는 작업을 시작했다. '땅속 어느 굴에 살던 호빗'은 드디어 1937년 소설 '호빗'으로 세상에 모습을 드러냈다.
이경민 기자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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