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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욕백배즐기기] "또 하나의 영감, 수학도 예술이다"

New York

2012.12.18 13: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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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 전국에 하나뿐인 수학박물관(MoMath) 개관
매디슨스퀘어파크 인근…원리ㆍ사고 배울 수 있어
수학도 재미있게 즐길 수 있다. 수학도 '예술'이 될 수 있다. 바로 지난 15일 문을 연 '수학박물관(Museum of MathematicsㆍMoMath)'이 추구하는 것.

맨해튼 매디슨스퀘어파크 인근에 새 둥지를 튼 이 박물관은 1만9000스퀘어피트 규모의 2층 건물로 지어 뉴욕 박물관 명단에 이름을 새로이 올렸다.

박물관 관계자들에 따르면 이 곳의 목표는 수학에 대한 일반인들의 이해와 적용을 돕는 것. 본격적으로 박물관을 추진하게 된 계기는 롱아일랜드에 있던 작은 수학박물관, '구드로뮤지엄(Goudreau Museum)'이 문을 닫으면서부터다.

안타까움도 잠시, 구드로뮤지엄보다 더 큰 규모의 수학 박물관을 만들기 위해 2008년 지금의 수학박물관 설립자 글렌 휘트니를 중심으로 사람들이 뭉쳤다. 이들은 미국에 '제대로 된' 수학 박물관이 한 곳도 없다는 걸 발견했고, 이제 뉴욕에 자리잡은 이 곳은 전국에서 수학을 주제로 다룬 유일한 박물관이 됐다.

사실 겉으로만 봐서는 이 곳이 수학 박물관이라는 것을 쉽게 알아차릴 수 없다. 물론 문 앞에는 수학기호 파이(Pi)가 보이고 화장실에는 독특하게 만들어진 오각형 세면대가 있긴 하다. 그러나 전반적인 풍경은 마치 기하학적인 현대 미술 작품을 보러 온 것 같은 분위기다.

플라스틱 관으로 실린더를 만들어 그 안에 의자를 놓아 천장에 매달은 것이나, 세발자전거에 네모 모양의 바퀴를 달아놓은 것처럼 말이다. 대담한 예술가의 설치 미술품을 연상시킨다.

혹은 체험 전시장으로 착각할 수도 있다. 사람의 움직임에 따라 바닥에서 불빛이 반응하는 '매스 스퀘어(Math Square)'라든지, 스크린에 붓으로 디자인을 해볼 수 있는 '폴리페인트(PolyPaint)' 같은 전시물들도 있기 때문이다. 어떻게 보면 박물관이라기보다는 하이테크 놀이공원이라고 표현하는 게 더 적절하다.

박물관 더욱 깊숙이 들어가면 스크린 앞에 선 내 모습의 '미니미'들이 나무에 쑥쑥 자라나는 광경도 볼 수 있고(휴먼 트리ㆍHuman Tree), 페인트 롤러를 물에 담가 칠판에 발자국 그림을 그려볼 수도 있다. 어른도, 아이도 모두 호기심에 물들어 이것저것 체험해 볼 수 있는 이색 박물관이다.

일상에서 벗어난 독특한 물건과 체험을 통해 그 속에 담긴 수학적인 원리와 사고를 자연스럽게 터득할 수 있게 된다는 점이 이 박물관의 핵심 포인트다. 예를 들면 앞서 이야기 한 '휴먼 트리' 전시를 통해서는 프랙탈(Fractalㆍ차원분열도형)의 원리를 이해할 수 있게 될뿐더러 레이저와 도형을 재미있게 풀어놓은 전시를 통해 공간 감각을 익힐 수 있다.

설립자 휘트니에 따르면 이 곳을 통해 수학도 즐겁고 흥미롭다는 사실을 알려주고 싶었다고 한다. 잔뜩 격식을 차린 수학박물관이 아니라, 누구나 쉽게 접할 수 있는 친구 같은 수학박물관을 만드는 것이 목표라고 말한다.

사실 이 박물관이 전국에서 유일한 수학 박물관이라는 사실 자체가 수학이 사람들의 문화 속으로 친근하게 자리잡지 않고 있다는 사실을 단면적으로 보여주는 경우기도 하다. 이 곳을 통해 예술가들에게는 수학이 또 하나의 영감이 될 수도 있다. '수학 아트'라는 새로운 흐름이 생길 지 누가 알겠나.

▶박물관 정보 주소는 맨해튼 11 E 26th St. 오전 10시부터 오후 5시까지 매일 운영. 입장료는 어른 15달러, 어린이 9달러. 212-542-0566. momath.org.


이주사랑 기자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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