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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목회수상] 관용의 삶을

우리가 사는 사회의 질서를 유지하는 것은 법과 규례다. 그러나 그보다 더 중요한 요소는 사랑과 관용이다. 1762년 어느 날 프랑스 남부 툴루즈의 한 개신교 가정에서 청년이 자살하는 사건이 발생했다. 변호사가 되길 원했던 마르크 앙투만은 신교도라는 이유 때문에 꿈이 좌절되자 목숨을 끊었다.

다음 날 소문을 듣고 몰려 든 군중 가운데 누군가가 외쳤다. "앙투만은 가톨릭으로 개종하려다 가족에게 살해당했다."

구교인 가톨릭의 세가 강했던 그 곳에서 이 한 마디는 엄청난 결과를 빚었다. 앙투안의 아버지 장 칼라스를 비롯한 가족은 모조리 체포됐고 모진 고문을 받았다. 재판관들은 타살의 어떤 증거도 나오지 않았고, 체포된 이들이 끝까지 혐의를 부인했는데도 칼라스를 수레바퀴에 매달아 사지를 찢어 죽이는 거열형에 처했다. 다른 가족들에겐 추방령을 내렸다.

얼마 후 철학자 볼테르가 이 소식을 들었다. 분개한 그는 재판의 부당성을 알리는 전단을 만들어 뿌렸다. 그의 노력으로 칼라스 사건에 대한 재심 여론이 조성됐고 마침내 상고심이 열렸다. 그리고 칼라스가 사형당한 지 3년 만에 그와 가족에겐 무죄가 선고됐다. 그때 볼테르는 투쟁을 하면서 그 유명한 '관용론'을 썼다. 그는 책에서 칼라스 사건, 종교적 관신 풍토 등을 언급한 뒤 이렇게 하나님께 기도했다.

"하나님이 우리에게 미워하는 마음을 주신 건 결코 아닐 겁니다. 하나님, 덧없고 힘든 삶의 짐을 우리가 서로 도와 가면서 견딜 수 있게 하소서."

관용은 프랑스어로 '톨레랑스'다. 볼테르의 톨레랑스 사상은 프랑스에 큰 영향을 미쳤다. 샤를 드골 대통령이 재임 중 자신을 맹비난한 철학자 장 폴 사르트를 구속하라는 참모진의 건의를 받고서 '볼테르를 구속하는 법은 없다'며 일축했다. 프랑스의 지도자들이 반대자나 의견을 달리하는 사람들을 포용해 관용을 베푸는 톨레랑스 사상은 프랑스를 관용의 나라로 만들었다.

보이지 않는 질서, 관용과 사랑은 우리들 사람관계에 있어야 하는 요소다.

레미제라블의 주인공 장발장이 미리엘 주교가 보여준 사랑과 용서의 순간, 즉 은그릇을 훔친 죄로 체포돼 경찰과 함께 온 장방장에게 주교가 말한다. "그것은 내가 준 것이요. 당신은 이것도 주었는데 안 가지고 갔군요"하며 주는 순간 장발장은 새로운 인생으로 거듭나는 때였다.

그리스도인이 된다는 것은 하나님의 용서를 받고 그 용서에 감격하여 하나님의 사랑으로 사람들과의 관계를 갖고 사랑의 전파자가 되는 것이다. 옛 인간인 나와 새 인간인 나, 경계선 중심에 그리스도가 서 계시며, 그 분이 중심점이다.


엄대용 마켓스퀘어장로교회 목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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