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말 바루기] 첫날밤 / 첫날 밤
기대감에 마음이 부풀어 오른다. 가슴이 뛰고 설렌다. 일평생의 동반자를 만나 두 사람이 같은 방향을 바라보면서 첫걸음을 떼는 날. 결혼식이 있는 날. 이날 신랑과 신부가 맞이하는 초야(初夜)는 우리말로 '첫날밤'일까 '첫날 밤'일까. '첫 날 밤'일까.띄어쓰기를 하는 데는 다 그럴 만한 이유가 있다. 처음에는 '첫''날''밤' 이렇게 각각 떨어져 있다가, 이것이 '첫날'이 되고 거기에 '밤'이 다시 붙었을 것이다. 결론부터 얘기하면 방금 말한 '초야'에 대한 우리말은 '첫날밤'이 정답이다.
'첫날밤'은 전부 붙여 쓰고 '첫날 밤'은 띄어 쓰는 까닭은 무엇일까. 동일한 형태의 어구를 이렇게 띄어 쓰는 것은 그 의미가 달라 구분해야 할 필요가 있기 때문이다. 결혼한 신랑과 신부가 처음으로 함께 자는 밤이라는 뜻으로 쓰일 경우 '첫날밤'이 맞다.
띄어 쓰는 '첫날 밤'은 어떤 경우에 사용되는가. 어디론가 여행을 가거나 집을 떠나, 다시 말해 장소를 이동해 그곳에서 보내거나 맞이하는 첫째 날 밤을 얘기할 때는 '첫날'과 '밤'을 띄어 쓴 '첫날 밤'이 바른 표기다.
'첫날밤'은 결혼한 신랑과 신부가 처음으로 함께 자는 밤이라는 완전히 다른 의미로 변해버렸기 때문에 붙여 쓰고, 첫째 날 밤은 '첫날 밤'으로 띄어 쓰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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