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은퇴한 목회자가 평신도인 교회 엽니다

인생 후반전 '제2의 사역'
미주 최초 'LA목자교회'

은퇴한 목회자 및 사역자들을 위한 교회가 LA에 최초로 세워진다. 교회 이름은 'LA목자교회'.

LA목자교회는 '노병(老兵)은 죽지 않고 사명(使命)에는 은퇴가 없다'는 표어를 세우고 내달 3일 LA지역 은혜승리교회(3407 W.6th St #806)에서 창립예배를 갖는다. 은퇴한 목회자들이 함께 모여 '제2의 사역'을 본격적으로 시작하는 셈이다.

이를 위해 3명의 현직 목회자가 힘을 모았다. 심진구 목사(60.그레이스미션센터.이하 심) 이길소 목사(69.비전국제대학.이하 이) 김철수 목사(57.은혜승리교회.이하 김) 등은 1년 전 부터 LA목자교회를 준비해 왔다. 지난 24일 이들을 만나 미주 지역에서 최초로 시작되는 은퇴 목사들을 위한 '특별한 교회'에 대해 알아봤다.

-교회 표어가 참 멋지다.

"사실 '은퇴' 라는 건 어떤 제도가 만든 거지 하나님 나라에서 사명을 감당하는데 은퇴가 어디 있나. 교회에서 '실버세대'란 용어는 세상적 의미와 다르다. 오히려 이 세대가 가진 특성은 교회나 다음 세대에 영향력을 미칠 수 있는 요소들이 많다."(이)

"사람들은 '실버세대'를 동정하거나 돌봐야 할 대상으로 본다. 하지만 이런 관념 자체가 매우 잘못됐다. 그들 중에는 아직도 건강하고 활기차게 활동할 수 있는 분들이 많다는 사실을 아는가. 이분들이 오랜 세월을 보내며 쌓은 경험 연륜 신앙의 근본은 그 무엇과도 바꿀 수 없는 소중한 자산이다."(김)

-왜 LA인가.

"그동안 목회나 교협활동을 하면서 주변을 살펴보니 과거 열심히 섬기다가 은퇴한 유명 목회자 신학자 부흥 강사 등이 이곳에 너무나 많다는 사실을 알게 됐다. 안타까웠던 것은 그들이 기존 교회에 정착하기도 쉽지 않고 교회도 그들을 돌보고 바라보는 시각이 다소 부담스러워 한다는 점이었다. 어떻게 보면 기독교란 큰 틀 안의 또 다른 '소외계층'인 셈이다."(심)

-실제 그런 부담이나 눈치를 받은 경험을 토로하나.

"원로 목회자 입장에서는 물론 교회에 조심해야 할 부분도 있다. 하지만 대부분의 은퇴 목회자나 사역자들이 교회에 조금이라도 의견을 내거나 말을 할 때 누가 되고 간섭처럼 비칠까봐 상당히 조심스러워한다. 눈치를 많이 본다는 뜻이다. 그래서 과거 경력이 교회에 부담이 될 수 있기 때문이다."(김)

-경험이 많아서 실제로 목소리가 커질 수도 있지 않나.

"오해다. 그분들이 오랜 세월 쌓아온 신앙의 연륜은 그렇게 쉽게 '드러남'으로 표현되지 않는다. 아직도 후배들을 위해 죽을 때까지 뒤에서 도와주고 싶어하고 알려주고 싶어한다. 그 연륜은 젊은층 또는 기존 교회가 그리 쉽게 터득할 수 있는 게 아니다. 그 분들에게 인생의 후반전에서 '제2의 사역'을 펼칠 수 있게 우리는 멍석만 깔아드리는 거다."(심)

-다 목회자면 담임목사는 누가 하나.

"우리 세 사람은 계획만 짜고 그분들을 뒤에서 섬기는 역할만 한다. 주일 강단은 교회에 등록한 은퇴 목사들이 매주 돌아가면서 복음을 전할 수 있게 내어드릴 것이다. 모두가 담임 목사인 셈이다.(웃음)"(이)

-이들이 외부적으로 어떤 영향력을 미칠 수 있나.

"우리끼리 모여서 울타리를 쳐놓고 서로 위로하고 세워주자는 게 아니다. 이들이 신앙의 선배로서 본보기가 되고 지역교회를 위해 중보기도 조언 강의 설교 등으로 섬길 수 있게 모든 지원도 다 할 것이다. 기성 교회의 좋은 영향력을 미칠 수 있을 것이다."(심)

-예배 외의 다른 특별한 프로그램은.

"예배 후 소그룹도 운영한다. 과거 목회자나 신학자로 활동한 분들이라 깊이가 다를 것이라고 본다. 또 소속 교단과 연관된 선교지에서 중단기 선교를 할 수 있는 기회도 제공할 것이다. 그들은 은퇴를 해서 시간도 많기 때문에 선교적 관점에서 또 하나의 귀중한 자산이 될 수 있다. (웃음)"(김)

"금요연합기도회도 매주 열린다. 기도로 나라와 교회 가정 등을 위해 신앙의 선배들이 함께 기도하는 자리가 될 것이다. 또 남미 지역을 중심으로 사역한 경험을 살려 스페니시 강좌(매주 화요일)나 컴퓨터 교실도 개설할 예정이다."(이)

-준비기간만 1년이라는데.

"그동안 그분들을 섬김의 차원에서 소수 형태로 모임을 가져오며 예배를 드렸다. 사모(목회자 아내)들까지 합치면 꽤 된다. 그래서 이들을 체계적으로 섬기기 위해 여러 멘토 목사님들과 교회 설립을 위해 다방면으로 지도를 받고 기도하면서 준비해 왔다."(심)

-완벽한 출발인가.

"아니다. 솔직히 그분들을 위한 차량도 필요하고 식사나 예배 안내 등으로 섬길 수 있는 봉사자도 필요하다. 지금은 다행히 은혜승리교회에서 시간과 장소를 제공했지만 성도들이 많아지면 사무실도 필요하지 않겠나. 하지만 외적인 부분들은 걱정하지 않는다. 이들이 '교회'라는 공동체 아래 한데 모일 수 있다는 것 자체가 우선 감사하다."(이)

-목자교회면 '목자' 경력이 꼭 있어야 하나.

"아니다. 더 큰 관점에서 보면 '실버세대'를 다 포함할 수 있다. 이들이 교회를 통해 소망을 나누고 다음 세대를 위해 함께 뛸 수 있다면 '그들'이 모두 주인공이다. 교회 문은 언제나 활짝 열려있다." (김)

▶문의:(213) 590-9191 (323) 257-2614

☞ LA목자교회는?

지난 2008년 한국에서 설립된 ‘CTS 목자교회’의 해외 첫 지교회다. 한국 기독교방송인 CTS 건물 내에 위치한 CTS 목자교회는 이어 오륜교회(담임목사 김은호)의 ‘오륜목자교회’도 개척했다. 목자교회는 한국기독교총연합회 총무를 지낸 박천일 목사가 한국에서 처음 시작했다.

한국의 경우 목자교회 별로 매주 400~500명의 은퇴 목회자들이 모여 예배를 드리고 있는 가운데 영성과 목회 노하우를 한국교회에 나누며 활발한 활동을 펼치고 있다. LA목자교회는 내달 1일부터 박천일 목사를 강사로 초청해 부흥회를 개최하고, 3일 오후 3시 창립예배를 열고 본격적인 사역을 시작한다. LA목자교회는 뉴저지허드슨장로교회에서 은퇴한 김병도 목사를 비롯한 이종은 목사(오렌지카운티원로목사회 회장), 김명도 목사(전 웨스터민스터 및 칼빈대학 교수) 등이 지도 목사로 개척을 도왔다. 또 JAMA의 강순영 목사, 일본선교사로 활동한 최정남 목사도 LA목자교회를 돕고 있다. 은혜승리교회내에 자리 잡게 될 LA목자교회는 주일 예배가 매주 일요일 오후 2시, 금요연합기도회는 매주 금요일 오후 7시30분에 각각 열린다.

주류 목회자 은퇴 후 삶은
신학생 양성하며 신앙 생활 이어가


주류 교계의 경우 목회자들의 은퇴 후 삶은 어떨까.

지난 20일 이 시대 가장 영향력 있는 복음주의 설교자로 널리 알려진 베들레헴침례교회의 존 파이퍼 목사가 32년간 시무를 끝으로 은퇴했다.

파이퍼 목사는 "앞으로 몇 년 동안 가족들과 함께 교회가 있는 지역을 떠나 저작활동 계획을 세우고 다음 10년을 위해 기도하는 시간을 가질 것"이라고 밝혔다. 그는 "교회를 떠나는 것은 후임 목회자(제이슨 메이어)의 리더십이 교회에 충분히 뿌리 내리게 하기 위한 이유도 있다"며 "하나님께서 삶 가운데 건강을 허락하신다면 신학교에서 학생들도 가르칠 예정"이라고 말했다.

파이퍼 목사는 "나중에 돌아오게 되면 교회에서 어떠한 공식 직함이나 역할은 담당하지 않고 이제는 후임 목회자의 지도 아래 일반 교인들과 함께 예배를 드리고 교회를 섬기고 따르게 될 것"이라며 "교회는 나를 훈련시키고 양육하게 되며 이곳에서 여러 교우들과 함께 신앙생활을 이어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장열 기자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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