타이거 우즈가 28일 끝난 파머스 오픈에서 압도적인 기량으로 우승을 차지, 황제의 귀환을 예고했다.
특히 우즈는 2라운드이후 단 한차례도 1위를 내주지 않고 우승까지 질주해 카리스마 넘치던 그의 전성기 시절을 연상케 했다.
이제 겨우 1승을 거둔 상태에서 그의 왕권탈환을 점친다는 것이 다소 무리일 수도 있다.
그러나 그의 달라진 모습으로 미루어 충분히 가능하다는 평가다.
대체 무엇이 달라 졌을까.
첫째로 우즈는 이번대회에서 그동안 잃어 버렸던 드라이브샷 거리를 되찾았다.
이번대회 평균비거리 312야드로 1위를 기록한 것이 그 반증이다.
지난해 PGA 전체 드라이브샷 거리 부문과 비교해도 1위인 라이언 팔머(315.7),존 댈리(313.9),브래드 후리취(313)에 이은 4위권이다.
이혼파동이후 타이거 우즈는 “드라이브 샷 거리가 나지 않는다”며 괴로워 했었다.
로이 매킬로이 등 20대 신진 고수들에 밀리게 된 원인도 거리 때문이라는게 그의 진단이었다.
우즈는 거리를 되찾기위해 코치를 바꾸고 스윙을 교정하는 등 부단한 노력을 기울여 왔다.
그 결과 지난해부터 점차 회복세를 보이다 올해 비로서 결실을 맺고 있다는 평가다.
거리를 되찾으면서 자신감까지 높아져 드라이브 샷의 방향성도 몰라보게 좋아졌다. 페어웨이 안착율이 3라운드까지 비록 이번대회에서 14위로 높아졌다는 게 이를 증명한다.
타이거는 통상 50위에서 70위권이었다.
이같은 단순한 통계보다 TV 시청으로 보기에도 좌,우로 날아가는 터무니없는 샷이 대폭 줄었다.
거리와 방향이라는 두마리 토끼를 잡은 우즈의 성적이 좋아지리라는 것은 불문가지다.
두번째로 달라진 점은 벙커 샷이다.
최근 수년간 우즈는 그린 주변에서 벙커 샷 실수를 연발해 그를 응원하는 수많은 팬들은 실망시킨 바 있다.
중요 고비에서 이같은 실수를 저질러 우승권에서도 멀어지기 일쑤였다.이 때문에 그의 골프가 지리멸렬해 가는 듯 보이기도 했다.
그러나 이번대회에서 우즈는 9번의 벙커 샷 중 7번을 성공시켜 고질적인 약점을 극복한 것으로 보인다.
6개의 세이브 중엔 홀에 직접 집어 넣어 이글을 기록한 것도 포함된다. 이것은 물론 다분히 운도 따른 결과였으나 부단한 연습이 이루어낸 성과라고 볼 수 있다.
특히 아마추어도 하기 싫어하는 훈련을 열심히 했다는 것은 그만큼 대회에 임하는 우즈의 자세가 달라졌다는 점을 시사하고 있어 더욱 그의 부활 가능성에 무게를 두게 한다.한층 의욕적으로 보이는 그의 얼굴에서 각오의 편린을 엿볼 수 있었다.
끝으로 달라진 점은 타이거 우즈가 전성기 시절의 우승방식을 되찾았다는 점이다.
파 5에서 버디를 쓸어담고 파4나 파3는 지키는 골프는 전성기 시절 우즈의 단골 우승메뉴다.
이번대회에서 우즈는 파 5에서 10언더파,파 4 *언더,파3 3언더를 기록, 오랫만에 지난날의 우승패턴을 되살렸다.
드라이브샷의 파워와 날카로운 벙커샷의 부활이 이를 가능케 했다고 볼 수 있다.
우즈의 골프는 올해 몰라보게 견고해 질 것으로 예상된다.매 대회 우승 가능성도 높아질 것이고 아울러 탈환 가능성도 높다.
그러나 이번대회 하나만으로 정상 가능성을 예상하는 것은 이르다는 지적도 있다.
이번대회에는 세계랭킹 1위 로이 매킬로이 등 세계적인 강자들이 대부분 참가하지 않아 객관적인 비교가 힘들다는 것이다.
골프의 속성상 강자들과의 동반라운딩은 심리적인 부담을 가중시켜 성적에 큰 영향을 미친다.
따라서 강자들이 빠진 대회에서 우승했다고해서 우즈의 기량이 달라졌다고 보는 것은 어렵다는 것이다.
강자들이 대거 참가하는 매스터스대회(4월)이후에나 우즈의 1위 복귀를 얘기할 수 있을 것이라는 조심스런 예상도 이 때문이다.
이와함께 대회 장소가 이미 6번이나 우승 경험이 있는 토리파인이었다는 점도 호평을 주춤케하는 요소다.
페이드 샷에 익숙한 타이거에게는 조에서 우로 휘는 홀이 많은 토리 파인이 유리한 것은 사실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타이거 우즈의 부활 가능성은 그 어느때 보다 높다.그의 샷과 자세가 자체가 달라졌기 때문이다.
또 시즌 초반이지만 새롭게 다듬어진 우즈의 기세는 예사롭지 않다.
지난해 3승을 기록하며 이미 슬럼프 탈출을 예고했던 우즈가 매킬로이,루크 도널드(랭킹 3위)저스틴 로스 등 유럽의 강호들과 벌이게 될 골프판 춘추전국시대가 기다려지는 이유도 여기에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