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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경속 중동역사놓고 고고학자들 논쟁]고대 이스라엘 존재했나

유프라테스강 계곡에서부터 시나이 사막에 이르는 중동지역은 성서의 땅이자 3개 세계종교의 발상지.

최근 고고학계에서는 성서의 비밀을 밝혀주고 종교적 적대감으로 찢긴 중동 역사를 재해석할 수 있는 고고학적 발견을 둘러싸고 치열한 논쟁이 벌어지고 있다.

US뉴스&월드 리포트지 최신호는1세기이상 이 지역을 답사, 유적을 발굴하며 성서의 비밀을 캐온 성서 고고학의 논쟁을 특집으로 다뤘다.

국제적인 논쟁은 성서에 기록된 사건의 역사적 증거를 인정하기 어렵다는 소수지만 영향력 있는 학자그룹인 성서 최소주의자들(biblical minimalists) 과 성서를 믿을 만한 사료로 보는 주류 학계간에 벌어지고 있다.

지난해 이 문제를 다룬 책만도 4권이 출간됐고, 최근 케이블 히스토리 채널에선 2시간짜리 관련 다큐멘터리 “진실의 발굴-고고학과 성서”라는 프로를 방영했다.

양측은 모두 자신의 주장의 근거로 고고학적 증거를 내세운다. 최소주의자들은 성서에 기록돼 있는 고대 이스라엘은 존재하지 않았다고 주장한다. 아브라함, 모세, 다윗과 솔로몬왕을 히브리 신화의 가공의 인물로 본다.

구약 전체가 이들이 활동한지 1,000년 이상 지난 기원전 500년경에 갓 바빌론 유수에서 풀려난 이스라엘의 종교지도자들에 의해 지어졌다고 주장한다.

코펜하겐대 구약전공 교수 토마스 톰슨은 99년 저서 “신화적 과거-성서 고고학과 이스라엘 신화”에서 “현재 증거로 보건대 이스라엘의 역사는 존재하지 않는다”고 선언했다.

아담과 이브 뿐만 아니라 다윗과 솔로몬의 단일 왕국, 히브리 선지자들을 역사적 실체가 아닌 신화로 봐야 한다는 것이다.

텔아비브대 고고학자 이스라엘 핀켈스타인과 역사학자 닐 실버만의 공저인 “밝혀진 성서”는 이스라엘 역사는 “기적의 계시가 아니라 기원전 538년경 바빌론 유수 이후 예루살렘 성직자들이 지어낸 인간 상상력의 산물”이라고 주장한다.

한편 주류 고고학자들은 구약의 사건들이 100% 진실은 아니더라도 역사적으로 실재했던 것으로 믿고 있다.

애리조나대 윌리엄 디버 교수는 고고학이 구약의 컨텍스트를 밝혀냈다며 구약이 “단지 유대교의 정체성의 위기의 산물이 아니라 실제 민족의 역사”라고 말한다.

이들은 최소주의자들이 성서를 고고학적 증거가 발견되기 전에는 거짓이라고 가정한다고 비판한다.

이들은 최소주의자들의 주장은 이스라엘의 근거를 송두리째 부정하려는 이데올로기적 목적을 갖고 있는 것으로 보고 있다.

많은 고고학자들은 고고학이 이스라엘의 과거의 상당부분을 밝혀줄 것이라는데 동의한다.

성서에서는 이스라엘의 기원을 아브라함에게서 찾고 있으나 현대고고학은 중기 청동기시대(기원전 2,000-1,500년)에서 아브라함이나 그 후손과 직접 관련된 증거를 전혀 발견하지 못했다.

그래서 성서를 옹호하는 디버 교수도 “고고학계는 이스라엘 족장들의 존재를 증명하려는 시도를 이제 포기했다” 고 인정한다.

그럼에도 일부 학자들은 고고학이 족장들의 얘기의 역사적 배경을 보여주는 “정황증거”들을 찾아냈다고 말한다.

전 리버풀대 교수 케네스 키친은 성서에 나타난 조약과 계약, 노예 가격, 기타 법 및 상거래에 대한 세부 기록들은 고대 메소포타미아의 기록과 놀랄 정도로 일치한다고 말한다.

모세의 엑소더스도 이를 입증할만한 직접적 고고학적 증거는 발견되지 않았다. 이를 근거로 최소주의자들은 엑소더스는 없었다고 주장하는 반면 성서 옹호자들은 “증거가 없는 것이 없었다는 증명은 아니다”라고 반박하고 있다.

일부 학자들은 고대 이집트 조각에서 말기 청동기시대(기원전 1,400-1,200년)에 엑소더스 비슷한 사건이 있어났음을 보여주는 정황증거가 있다고 말한다. 파라오 메르넵타의 군사정복을 기리는 사원 건축물에 새겨진 상형문자에 “이스라엘이 황폐해졌다”고 기록돼 있어 기원전 13세기 가나안 지역에 이스라엘이 존재했음을 증명하는 것으로 해석하고 있다.

학자들간의 논쟁은 이스라엘-팔레스타인 갈등과 겹쳐 민감한 반응을 부르고 있다. 중동 고대사에서 구약의 사건을 제외하면 이스라엘이 중동에서 권리를 주장하기 어려울 것이기 때문이다.

학자들은 현재까지 성서 고고학이 겨우 표면만을 더듬고 있는 형국이란 점을 인정한다. 그러나 많은 학자들은 수십년째 발굴이 진행중인 여리고등 중요 유적의 발굴이 진전되면 이스라엘의 과거역사를 좀더 잘 파악할 수 있을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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