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프로농구(NBA) 뉴욕 닉스와 브루클린 네츠가 올 시즌 파죽의 승리행진을 펼치고 있어 뉴욕에서 우승 잔치가 열릴 가능성이 높아지고 있다.
뉴욕의 터줏대감인 닉스는 지난 1973년과 1976년에 우승을 차지했지만 이후에는 단 한차례도 정상에 서지 못했다. 오랜 우승 가뭄에 시달리고 있는 셈. 물론 8차례나 동부컨퍼런스 정상에 오르면서 NBA 명문팀 대접을 받고는 있다. 그러나 팬들은 지난 2000년 '영원한 닉스 센터' 패트릭 유잉이 무릎부상과 부진으로 팬들의 야유 속에 퇴장하기 이전 15년 동안 NBA를 호령하던 '최강 닉스'의 모습이 재현되기를 기대하고 있다.
올 시즌 뉴저지주에서 브루클린으로 연고지를 옮긴 네츠는 창단 이후 단 한 차례도 우승하지 못했다. 지난 2000년대 초반 당시 NBA 최고의 포인트가드였던 제이슨 키드(현 닉스)가 팀 리더로 활약할 때 2002년과 2003년 연속으로 동부컨퍼런스 우승을 차지한 적이 있다. 그러나 그 때는 키드의 노련한 야전 지휘와 함께 케년 마틴, 루시어스 해리스, 리차드 제퍼슨, 제이슨 콜린스 등 영건들의 투지가 한꺼번에 폭발했기 때문에 강호 자리에 오를 수 있었다. 네츠는 이후 다른 팀들의 승수나 올려주는 '동네북' 신세를 탈피하지 못했고 결국 연고지를 옮기는 격변을 겪게 됐다. 닉스와 네츠 모두 우승에 갈증을 느낄 수밖에 없는 입장.
한편 일부에서는 올 시즌 닉스와 네츠 중 한 팀이 우승을 할 가능성이 매우 높은 것으로 보고 있다. 일단 지난해 단체협상이 늦어지는 바람에 62경기(원래는 82경기) 단축시즌으로 치러지는 올 시즌 현재 닉스는 32승17패로 동부컨퍼런스 2위, 네츠는 30승22패로 5위에 올라 있다. 앞으로 10경기 정도가 남아 있다는 것을 감안할 때 플레이오프(컨퍼런스 15팀 중 상위성적 8개팀 진출)에 나가는 것은 거의 굳어진 셈.
특히 닉스는 플레이오프 진출은 물론 컨퍼런스 정상 도전도 유력시되고 있다. 르브론 '킹' 제임스가 이끄는 마이애미(35승14패)가 1위를 달리고 있지만 불과 3경기차로 전력차가 크지 않다. 3위 인디애나(31승21패)가 2.5경기차로 추격을 하고는 있지만 결승에서 마이애미와 만날 가능성이 높다. 전문가들은 닉스가 카멜로 앤서니-아마레 스터드마이어(최근 부상에서 복귀)-타이슨 챈들러 '3인방'과 함께 키드-J.R. 스미스-레이몬드 펠튼 등으로 구성된 최강의 가드전력을 갖추고 있어 어느 해보다 정상 등극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보고 있다.
네츠 또한 닉스에 못지 않다. 리그 최고의 가드와 센터로 평가되는 데런 윌리엄스, 브룩 로페스 '주포' 두 명이 공격과 수비에서 안정된 기둥역할을 하고 있고, 조 존슨, 크리스 험프리스, 제럴드 월러스, 안드레이 블래치 등 주전들이 몸을 사리지 않는 투지 높은 플레이를 펼치고 있다.
닉스와 네츠의 천적 팀들이 올 시즌 부진을 보이고 있는 것도 호재다. 시카고는 마이클 조던의 후계자인 데릭 로즈가 무릎부상으로 빠지면서 동부컨퍼런스 4위(30승21패)로 처졌고, 지역 라이벌인 보스턴은 폴 피어스ㆍ케빈 가넷의 노쇠화와 함께 '민완 가드' 라존 론도가 부상으로 빠지면서 현재 동부컨퍼런스 7위(27승24패)로 겨우 플레이오프 진출선에 매달려 있다.
이 때문에 뉴욕팬들은 닉스와 네츠가 플레이오프에서 컨퍼런스 1위 마이애미 또는 3위 인디애나를 제치고, 닉스-네츠가 '뉴욕 대결'을 통해 한 팀을 가린 뒤, 리그 결승서 샌안토니오(41승12패) 또는 오클라호마시티(39승13패)로 예상되는 서부 챔피언을 꺾고 대망의 우승 고지에 오르기를 기대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