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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평식 여행칼럼 '미국은 넓다'] 라센 볼캐닉 내셔널 파크

Los Angeles

2013.02.14 20: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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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에서 가장 뜨거운 호수
라센 볼캐닉(Lassen Volcanic)국립공원도 옐로스톤 국립공원과 같이 뜨거운 물과 수증기를 뿜어내고 유황 간헐천도 여러 곳에 있다. 그러나 이곳에 상징적으로 특별한 것은 보일러 스프링 레이크(Boilering Spring Lake)가 있다는 것이다.

세계에서 가장 뜨거운 호수. 호수의 이름 그대로 보일링이란 물을 끓인다는 뜻이니 과연 얼마나 뜨겁겠나?

우리가 흔히 사우나의 뜨거운 온탕에 들어가서 아~시원하다고들 한다.

그 시원하다고 하는 온탕의 법정 최고 온도가 120도인데 이곳 보일링 스프링 호수의 온도는 그 보다 높은 125도다. 이렇게 뜨거운 호수에 발이라도 담그게 되면 코메디에 나오는 말대로 이 세상에 믿을 X 하나도 없다는 말이라도 또 나오지 않겠나 싶다.

이곳 국립공원 중앙 허리를 관통하는 89번 선상에 있는 에머럴드 레이크(Emerald Lake)보다 면적이 약간 작은 이 호수에는 너무 뜨겁기 때문에 생명을 갖고 있는 일반 민물 고기는 생존이 불가능하며 호수 남쪽으로는 현재도 철푸덕거리며 팟죽을 끓이는 유황못이 여러개 있는데 힘이 들어서인지 수명이 다해서인지 숨을 죽이며 쉬는 것도 꽤나 있다.

공원 전체에 있는 150마일의 등산로 중에서 PCT도 바로 이 호수의 오른쪽 곁을 지나고 있다. 에머럴드 레이크에서 조금 올라가면 하이 포인트 주차장이 나오는데 1만457피트 높이의 라센 피크(Lassen Peak)를 올라가는 편도 2.5마일의 등산로가 시작되는 곳이다. 정상 위에는 화산이 터져서인지 아니면 바람이 항상 심하게 불어서인지 풀 한포기도 볼 수 없다.

하이 포인트에서 북쪽으로 5~6마일 정도 올라가면 킹스 크리크 폴스(Kings Creek Falls)로 들어가는 등산로 입구를 만난다. 1마일 정도 들어가면 마치 처녀 귀신 머리에서 흘러 내려오는양 실폭포들이 참으로 볼만하다.

눈이 많이 오는 해에는 10월 부터 다음해 6월 까지 공원이 폐쇄되기 때문에 미리 알아보고 방문해야 한다. 이 산에는 1914년과 1915년 2년에 걸쳐 크게 화산이 터졌으며 공원안에 있는 루미스 박물관 안에는 창조와 파괴라는 루미스의 사진 작품과 인디안 유물이 전시돼 있다.

1916년 국립공원으로 제정이 되었는데 이 산 주위로 많은 정착민을 이끌고 온 탐험가 피터 라센(Peter Lassen)을 기리기 위해 공원 이름을 '라센'으로 정하게 됐다.

이 공원은 미국 사람들이 북미 대륙에서 죽기 전에 가장 가 보고 싶은 서열 174위에 올라 있는 공원이기도 하다. 원래 이곳에는 1800년대 아시아에서 베링 해협으로 건너 온 몽골계 인디언들이 살고 있었는데 1850년 쯤 골드 러시의 붐을 타고 몰려 온 서구인들에 의하여 대부분 비참하게 학살당했다. 1911년 마지막 남은 '이쉬'라는 인디언이 추위와 배고픔과 외로움에 견디다 못해 지저분한 모습으로 백인 부락에 나타나 생포됐다.

인디언들의 언어와 생활습관등 귀중한 정보들을 연구반원들에게 많이 알려주었으나 5년도 채 못살고 죽고 말았다. 환경이 다르면 습관이 달라지고 습관이 달라지면 성격조차 변한다는 말이 있다. 전 보다 더 잘먹고 따뜻한데서 편안하게 잤건만 환경이 달라지니 가시덤풀을 헤치며 다녔던 옛날만 못했던 모양이다.

안내 전화 (530) 595-4444

▶여행 등산 전문가 김평식 (213) 736-909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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