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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0세에 수녀원 들어간 윤데레사 수녀]"하느님 섬김에 나이가 무슨 상관"

“저는 수녀가 되고 싶어 혼자서 몰래 한국에서 발행된 수녀원 정보책자를 구해 보았어요. 그런데 제 나이가 훌쩍 넘어 버린 것을 알고 내심 실망하고 있었는데 우연한 기회에 미국에서는 45세까지도 수녀가 될 수 있다는 것을 알게 됐지요.“

오렌지카운티에 있는 ‘성요셉 수녀회’에서 유일한 한인수녀로 활동하고 있는 윤데레사 수녀(51)는 자신처럼 미국서 수녀회에 대한 정보를 몰라 혼자 포기하고 있는 한인여성들이 있을 것이라며 도움을 청할 것을 먼저 권했다.

의외로 미국의 수녀원은 상당히 많을 뿐아니라 설립 영성과 목적이 사회 각 방면에서 활동할 수 있도록 다양하기 때문에 오히려 선택의 폭이 넓다고 말한다. 자격도 한국에서는 보통 제한 연령이 26~30세고 또 미혼이어야 한다. 그러나 미국은 45세까지 가능하며 결혼상태도 개인 상황에 따라 달라진다. 성요셉 수녀회의 경우 남편과 사별한 후 수녀가 된 사람도 있다.

윤수녀는 “제 경우는 뚜렷이 결혼에 대한 흥미도 없었고 계속 사회에서 활동을 하면서도 자꾸 어딘가에 가야할 것 같은 막연한 느낌이 시작”이었다고 말한다. 그러나 구체적으로 자신에게 맞는 수녀원을 찾기까지는 정보가 부족한 미국이기때문에 더욱 힘들었다는 것.

그러나 ‘하느님’이 부르시는 것이기때문에 ‘예스’하고 나면 그 길은 다소 시간이 걸리더라도 결국 도달하게 된다며 웃는다.

윤수녀의 경우 소명은 34살 이민 올 때까지만해도 전혀 없었다.(한국서는 노드롭지사 비서로 자신의 실력만을 믿으며 사회적 성공을 쫓고 있었다.) 미국에 와서는 성체칠리아 한인 성당에서 평신도로서 봉사활동을 시작, 조금씩 ‘나눔의 재미’( )를 느끼게 됐고 시간이 지날수록 아예 남을 위한 삶을 살고 싶다는 생각이 조금씩 스며들었다. 즉 소명이 시작된 것. 그러나 혼기를 훌쩍 넘겼기 때문에 “시집 못가서 노후대책으로 삼으려는 것은 아닌가 ” “성당 봉사를 좀 열심히 한다고 스스로 자기도취에 빠진 것은 아닌가 ” 하는 혼란에 빠져 무척 고민을 했다.

그러던 어느 날 미국성당에서 아침미사를 드리고 나오는데 문밖에서 미국인 갈멜 수녀가 기다리고 있다가 “수녀가 될 생각을 해보았느냐 ”고 물어 “나이가 너무 많아 안된다”고 답했다.

미국인 수녀는 “37살”이란 말을 듣고 놀라며 “무슨 소리냐 아직 젊은 나이인데”라고 했다. “그런데, 영어를 못한다”고 했더니 “미국이 국제적인 나라라는 것을 모르는가 이곳에서는 모든 사람을 필요로 한다”며 처음으로 구체적인 희망을 던져 주었던 것.

막상 조건의 장벽이 없어지자 더욱 더 고민스러워졌다. ‘정말 수녀가 되라는 것인가 ’하는 마지막 질문에 답을 내려야 하기때문. 도저히 혼자서 풀 수 없어 짐을 싸들고 덴버에 있는 한인 신부에게 찾아가 일주일 피정을 했다. 마지막 날 윤수녀의 이야기를 다 듣고 난 신부는 “마치 옛날 내가 신부의 소명이 있는지 없는지 고심했던 모습을 보는 듯하다. 겪어보니 하느님에게 잡히는 것도 쉬운 일은 아니지만 한번 잡혔을 때 빠져나오기는 더욱 힘들더라”고 했고 이 말이 결국 해답을 찾아준 것.

그러나 이것은 또하나의 시작이었다. 어디서 어떤 수녀가 되야 할 지 더욱 막막했던 것. 그러던 중 누군가 지금의 성요셉 수녀원에 한국 수녀(성심회 김재숙수녀로 성심여대 학장을 역임)가 잠시 머물고 있다는 것을 알려줬고 그 수녀의 도움으로 성소담당 수녀를 만나볼 수 있었다.

성소담당의 미국인수녀는 첫 만남때 수녀회 리스트를 주었는데 수십개에 달했다. 이렇게 많은 수녀원이 있었는데도 몰랐던 것.

윤수녀는 1년동안의 면담을 통해 ‘수녀원에 들어와도 좋다’는 허락을 받아 40세때부터 그렇게 힘들게 찾았던 수녀원에 들어오게 됐다. “수녀원에 들어와서 청원기(1년), 수련기(2년), 유기서원(1년마다 갱신)을 통해 재작년(2,000년)에 하느님께 봉헌하겠다는 종신서원을 했어요. 이제야 정식 수녀가 된 것이지요.”

윤수녀가 하는 일은 의료, 교육, 사회사업. 요셉수녀회의 영성이기도 하다. 현재 요셉수녀회에는 200명의 수녀가 생활하고 있는데 그중에서 한인은 유일하다. 신자들 상담을 통해 ‘삶과 신앙은 따로 떼어놓을 수 없다’는 것을 절감하고 우선 미국삶에 도움을 주기위해 지금은 캘스테이트 롱비치에서 소셜워크 대학원 과정을 밟고 있다.

(714)633-8121(ex. 776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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