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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잘 죽는 법이 결국 잘 사는 법이더라"

시인 정명숙씨 수필집 출간
중환자 간호 20년 체험 녹여

'영혼의 성장은 죽음을 두려워하지 않는다. 영혼의 진정한 성장은 죽음의 두려움과 반비례한다.'

시인 정명숙(사진)씨가 수필집 '잘 죽는 법'을 출간했다. 정씨가 4년 동안 본지에 게재한 글 등을 모은 것이다.

1993년부터 노스쇼어롱아일랜드주이시병원에서 간호사로 일한 정씨는 내과 중환자실 현장을 체험한 '20년 경력'을 수필에 녹였다. 정씨에 따르면 이 병원에는 침상이 1200개, 특히 중환자실 침상은 17개가 있다. 통계적으로는 하루에 한 명씩 사망하고, 어떤 날은 12시간 만에 5명이 숨진 적도 있다고 한다. "(죽음을) 헤아릴 수 없을 만큼 많이 목격했다"고 말하는 정씨는 죽음을 담담히 받아들이는 중환자실 병동 환자들의 모습을 수필로 전한다. 눈을 감는 마지막 순간에 "지금 죽어도 여한이 없다"고 당당하게 말하는 환자, "저는 인공호흡기를 원치 않습니다"라고 말하며 눈을 감는 환자….

정씨는 "'잘 죽는 법'이라는 제목이 어째 으스스하지만 사실 '잘 죽는 법이 잘 사는 법이다'를 반어법으로 강조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실제 삶과 죽음은 상당 부분 닮아 있다. 태아가 산도를 빠져 나오는 시간이 다 다른 것처럼 사도(死道)를 빠져나가는 시간도 짧게는 몇 시간에서 길게는 며칠까지 걸린다는 것. 분만의 진통도 개인마다 다르듯이 죽음의 고통 또한 사람마다 다르다. 수많은 죽음을 지켜보며 그는 "당하는 죽음에서 준비하는 죽음으로 의식 전환이 필요하다고 생각한다"며 "한국이나 미국에서도 이제 존엄사ㆍ안락사 등을 편히 토론할 수 있는 시기가 오지 않았나"고 말했다.

시인 김정기씨는 "이 책은 죽음을 대비하는 사람들이 인생의 마무리를 재점검할 수 있는 키워드를 제공한다"며 "그와 동시에 살아야 하는, 견디고 이겨내야 하는 이유를 부여하기에도 충분한 책"이라고 소개했다.

정씨는 한국에서 연세대를 졸업한 뒤 1977년 미국에 와 2006년 '문학세계'를 통해 시인으로 등단했다.


이주사랑 기자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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