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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열 기자의 취재 그 후] 내 안의 '악'

Los Angeles

2013.03.04 18: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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악(惡)은 진정한 '나'를 보게 하죠. 거꾸로 나를 보면 '악'이 보입니다.

내 안에 99가지가 선해도 하나가 악하면 이는 완전한 '선(善)'이 아닙니다. 세상에 완벽한 선을 이룬 인간이 존재하나요. 아니요. 그런 존재로서의 인간은 불가능합니다. 수행의 과정을 통해 어떤 경지에 도달할 수는 있습니다. 다만 일시적일 뿐이죠. 인간에게 내재한 '악'은 또다시 꿈틀대니까요. 어떤 이는 행위가 수반된 자선이나 봉사 등으로 '나'를 선하게 끌어 갑니다. 하지만 그 길도 역시 쉽지 않죠. 인간에게는 질투 미움 욕심 이기 등 수많은 죄의 성질이 선해지고 싶은 욕망과 항상 공존하니까요.

꼭 살인 폭력 도둑질 전쟁 등 확연하게 드러나는 현상만을 악이라고 할 수는 없습니다. 이런 것들은 어떤 것에 의해 맺어진 것이니까요. 인간 내면의 '죄성'이라는 작은 씨앗이 경우에 따라 저런 행태의 열매로 나타난 겁니다.

'나'를 잘 들여다 보세요. 완전한 선을 '나'를 통해 이룰 수 있습니까. 그렇다고 선을 이루려는 구도의 길 자체가 헛되다는 말은 아닙니다. 다만 왜 악이 존재하는지는 세상 어떤 것보다 '나'를 들여다 보면 가장 잘 알 수 있다는 뜻입니다. 악은 왜 인간과 떼려야 뗄 수 없는 관계일까요. 이는 절대적인 신의 존재성을 증명합니다.

기독교는 '선악을 알게 하는 나무'를 통해 인간이 신에 대한 약속을 파기한 사건으로 이를 설명하죠. 성경에서는 신이 인간을 창조했습니다. 창조의 섭리 안에는 신이 인간에게 부여한 분명한 '자유 의지'도 포함됐습니다. 신은 인간을 자기 마음대로 움직이는 '기계'로 창조하지 않았으니까요. 진정한 사랑은 서로에 대한 자율적 교감이지 일방 통행이 아니라는 것을 신이 가장 잘 알았을 겁니다.

인간의 자유 의지에는 감정 이성 지성 등 신의 선물들이 포함돼 있죠. 인간은 이를 통해 모든 걸 누릴 수 있는 권리를 얻었음에도 '선악과'만은 절대 먹지 말라는 신과의 가장 중요한 약속을 저버립니다. 선악과는 세상에서 모든 권한을 가진 인간이 약속을 통해 '하나님의 존재'만큼은 잊지 않게 하려는 신의 또 다른 배려였거든요.

악은 자유의지를 가진 인간의 선택이었죠. 이후 '죄성'은 대물림의 속성으로 인류에 전해집니다. 순수한 아이가 뭔가를 탐내거나 갓 태어난 동생을 질투해서 꼬집고 깨무는 본능적 행동 양식만 살펴봐도 알 수 있죠. 아무도 질투나 욕심 등을 가르쳐주지 않았는데 말입니다.

지난주 보도한 한국변증전도연구소의 전도용 소책자 '기독교에 대해 가장 많이 묻는 질문 7가지'에는 "하나님이 악을 왜 만들었나"라는 물음이 있습니다. 연구소 측에 따르면 비신자들이 가장 많이 묻는 질문 중 하나랍니다. 오늘날 수많은 무신론자 또는 타종교인들은 기독교에 묻습니다. 창조론 성경의 사실성 사후 세계 존재 등 여러 부분에서 질문을 던집니다. 대답할 준비가 되셨습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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