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화당이 히스패닉, 아태계 커뮤니티를 포용하기 위해 본격적인 변화를 시도하겠다고 선언해 기쁘다.
역사를 거슬러 올라가면 소수계의 고향은 공화당이었다. 공화당은 여전히 강하다. 전국 30개 주의 주지사가 공화당원이다. 이 가운데 2명은 네이티브 아메리칸이고 2명이 히스패닉, 그리고 4명이 여성이다. 미국령인 노던 마리아나 아일랜드와 괌의 주지사도 모두 공화당 소속이다. 자유와 기회를 주창하는 당이 바로 우리다. 몇몇 공화당 사람들이 이민과 관련해 지나치게 강경한 발언을 한 것은 유감이었다. 또 작년 선거를 앞두고 공화당이 소수계 커뮤니티에 보다 적극적으로 다가가지 못한 것이 아쉽다. 앞으로 우리 당이 이러한 점을 보완하는 데 주력해야 한다. 특히, 경합주에서 이러한 노력이 더욱 중요하다. 현재 아태계 주민 중 51%가 지지하는 정당이 없다. 공화당이 이들에게 다가갈 수 있는 절호의 기회다. 20년 전만해도 아시안들은 민주당보다 공화당 지지성향이 강했다. 다시 그런 흐름으로 돌아갈 것이라고 믿는다.
◆최석호 어바인 시장
'백인을 위한 당' 인상에서 벗어날 기회
좋은 일이다. 그 동안 공화당이 본의와 다르게 소수계에 잘못된 인상을 줬다고 본다. 최근 선거들을 통해 소수계 유권자들이 공화당을 ‘앵글로색슨만을 위한 당’이라고 생각한 것으로 드러났다. 지난해 대선은 히스패닉 표심에 의해 승부가 결판났다. 공화당이 이민자들을 포함한 소수계에 보다 따뜻하게 다가가 분위기 쇄신을 하는 것은 당연한 조치다.
그 동안 공화당이 이러한 캠페인을 하지 못했던 것은 우리가 자성해야 할 부분이다. 이런 점에서 볼 때, 공화당의 차기 스타로 마르코 루비오(플로리다) 상원의원의 비상이 의미심장하다고 본다. 쿠바 출신인데다 여러 인종을 아우를 수 있는 매력이 있는 인물이라고 생각한다. 곧 공화당의 얼굴로 떠오를 것이라고 본다. 물론 폴 라이언 부통령 후보도 훌륭하지만 작년에 롬니가 루비오 의원을 부통령 후보로 낙점했다면 결과가 달라지지 않았을까란 생각도 해봤다. 앞으로 4년 동안 공화당이 소수계에 어떻게 영향력을 미치느냐가 매우 중요하다. 공화당의 미래가 거기에 달려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스티브 황보 라팔마 시장
소수민족 목소리 듣는 계기
당내 아시안 스타들 나와야
작년 대선은 뼈아픈 패배였다. 공화당이 작년 선거 결과로 인해 큰 충격에 빠졌지만 역으로 소수계의 목소리에 귀를 기울이는 계기가 됐다. 변화의 흐름은 피할 수 없다. 하지만 실패를 통해 배우는 것이다.
공화당이 유권자들의 마음을 확실하게 헤아릴 수 있는 계기가 됐다. 소수계가 과거에 비해 월등히 많아졌다는 것을 직시하게 된 것이다. 물론 공화당이 이민정책을 바꾸는 것에 대해 ‘공화당의 근간까지 흔들리는 게 아니냐’는 우려도 적지 않다. 이 점은 우리가 조심해야 할 부분이다. 하지만 한인들에게 말하고 싶다. 냉정히 생각해보라고. 공화당과 민주당 가운데 누가 먼저 인종의 벽을 무너뜨렸는지. 콜린 파월과 콘돌리자 라이스 등 흑인 국무장관을 임명한 것도 바로 공화당 대통령(조지 W. 부시)이었다. 이제 공화당에서 마르코 루비오 의원처럼 소수계 수퍼스타도 탄생하고 있지 않나. 지금 이 여세를 몰아 전국무대에서 소수계, 특히 아시안 공화당 스타들이 많이 탄생하길 기대한다.
◆밀러 오 부에나파크 부시장
정책만 보면 공화 지지 많아
포용선언으로 편견 바뀔 것
공화당이 그 동안 모멘텀을 잃은 듯 해서 매우 안타깝게 생각했다. 소수계도 어마어마한 숫자로 증가하면 더 이상 소수계로 치부할 수 없다는 것이 지난 대선을 통해 증명됐다. 사실, 나는 공화당이 소수계에 적대적이었다고 생각하지 않는다. 많은 사람들이 그렇게 생각하게 된 것은 주류 언론의 과장이 크게 작용했기 때문이라고 본다. 작년에 공화당 대선후보로 나선 미트 롬니가 불체자들에게 “알아서 나가라”고 말해 논란이 됐다는 것도 와전된 얘기였다. 롬니가 틀린 말을 한 것이 아니다. 요지는 불체자들에게 스스로 합법적인 이민 수속을 강구해 보라는 것이었는데 미디어는 이러한 설명을 쏙 빼놓았다. 자진신고를 하란 얘기가 아니었다. 나도 사실 정치를 시작할 때는 으레 ‘나도 민주당 성향이겠지’라고 생각했다. 내 주위 대다수 한인들은 민주당을 지지한다. 하지만 이들과 대화를 나누다 보면 공화당 성향이더라. 당 이름을 언급하지 않고 정책만 놓고 얘기하면 십중팔구가 공화당 정책에 찬성한다. 남가주 한인의 78%가 자영업을 한다는 조사결과가 있었다. 그런데 이들이 타인종 자영업자와 달리 민주당을 더 지지한다는 것은 공화와 민주당의 정책 차이를 잘 모르기 때문이라고 생각한다. 또한 이민법에 대한 자세만을 놓고 일제히 민주당을 지지하는 경향이 있다. 공화당이 소수계 포용론을 선언한 것을 계기로 공화당에 대한 편견이 많이 없어질 것으로 기대한다. 소수계 이슈가 사라지면 한인들의 공화당 지지율도 분명 높아질 것이다.
◆피터 김 라팔마 시의원
아시안 젊은이 성향은 중도
새로운 도약으로 차기 승리
아시안 아메리칸들의 정신은 공화당에 가깝다고 본다. 불체자 시민권 허용안 등에 찬성한다고 공화당 자체가 바뀌는 것은 아니다. 공화당의 새로운 도약이다. 라인스 프리버스 공화당전국위원회 의장이 지난달 LA에 왔을 때 아시안 아메리칸 공화당원들에게 보다 적극적으로 같은 민족에게 공화당의 철학을 설파하자고 호소했다. 공화당이 올바른 길을 가고 있다는 것을 입증하는 사례다. 아시안 젊은이들의 대다수가 민주당 소속이라는 말이 있지만 실제로는 중도가 더 많다. 시간이 지나면서 공화당의 아이디어에 동의하는 이들이 늘어날 것이라고 확신한다. 또 작년 대선은 실망적인 결과가 나왔지만 2016년 대선 때는 현직 대통령이 물러나기 때문에 우리에게 여러 모로 호기가 될 수 있다. 현재 공화당 대선 후보로 거론되는 이들 가운데 소수계도 몇 명이 있다. 우리 공화당은 이처럼 선언에 앞서 이미 변화하고 있었던 것이다.
원용석 기자 [email protect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