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탱글탱글 감칠 맛…바다의 보약 '봄조개'

LA한복판서 만나는 제부도
갖가지 조개들 풍성하게 OK
타우린 풍부해 성인병 예방

예부터 '봄조개 가을 낙지'라는 말이 있다. 겨우내 갯벌 속에서 통통하게 살이 오른 조개들이 꼼틀꼼틀 갯벌을 비집고 올라오는데 맛과 영양이 바로 이 때 최고라고 한다. 보통 LA에선 바닷가재나 게는 즐겨 먹지만 조개 요리를 맛있게 하는 집을 찾기는 쉽지 않다. 주로 가정에서 대합을 사다가 버터와 채소로 고명을 얹어 오븐에 구워내는 것이 별식인 정도다.

봄바람이 살살 불면 나들이로 서해 바다를 찾아 갯벌을 바라보며 먹던 조개구이가 추억 속에 떠오른다. 숯불 위에서 탁~하고 입을 벌리는 조개가 지글지글 익어가면 구수한 냄새가 구미를 당겼다. 고기도 아닌 것이 생선도 아닌 것이 쫄깃쫄깃하면서도 시원한 감칠맛으로 나른한 봄날에 생기를 전해주곤 했다.

조개류는 풍부한 단백질을 지닌 건강식품이다. 무기질과 철분의 함량도 많아 면역성을 높이는 데도 유용하다.

조개가 품고 있는 '타우린'이란 성분은 성인병에도 도움이 되고 특히 간을 해독하는 능력이 뛰어나 해장국으로도 사랑받는다. 바지락은 글리코겐과 호박산이 들어있어 감칠맛이 뛰어나다. 칼슘 함유량도 높고 피로회복이나 시력 회복에도 좋다. 조개의 모양이 크고 깨끗하며 봉긋한 것이 싱싱한 바지락이다. 홍합은 몸이 허약하고 식은땀을 흘리는 사람이 먹으면 좋다. 그야말로 보약이 되는 조개다. 하지만 패류 독소가 들어 있어서 5월 중에는 가급적 먹지 않아야 한다. 부채 모양의 가리비는 그 모양만큼이나 효능도 뛰어나다. 일본 국립 암센터와 로드아일랜드대학과의 공동 연구 결과에 의하면 가리비에는 놀라운 항암 효과가 숨어있는 것으로 밝혀졌다.

◆제부도 조개구이

LA 한복판에서 제부도를 만날 수 있다. 물론 조개들은 미국산이지만 갯벌에 올망졸망 들어선 허름한 조개구이집인 듯 비릿한 냄새와 찌그러진 양은 냄비의 정겨움을 느낄 수 있는 곳이다. 저녁 시간에 가면 보통 1시간 이상씩 기다려야할 정도로 찾는 이들이 많다.

모둠 메뉴로 주문하면 큰 쟁반에 갖가지 조개들이 풍성하게 놓여져 나온다. 금방 피운 숯불을 넣고 직사각형의 석쇠 위에 마닐라 조개들부터 불 위에 얹는다. 철망 석쇠 아래에는 후식으로 먹을 감자와 고구마를 넣어둔다. 느낌이 구수하고 훈훈하다.

잠시 후 입을 쩍 벌리며 지글거리는 조개가 탐스럽고 먹음직스럽게 여문다. 목장갑을 끼고 조개 입을 벌려 젓가락으로 살을 홀짝 떼어 입에 넣으면 짭짤하면서도 부드럽게 녹는다. 차례로 대합 가리비 홍합 새우 전복 굴 꼼장어 등을 올려 구워 먹는다. 통째로 구워먹기 때문에 향이나 맛이 더 진하다. 단 입이 벌어지지 않은 조개는 과감히 버려라. 그러면 다시 새조개들이 반갑게 나온다.

원래 뼈있는 고기나 단단한 껍질 속의 해산물들은 손은 바쁘나 입에 들어오는 실속은 적다고 느껴지지만 사이사이 사이드 메뉴가 그 공간을 메워준다. 약간의 회와 새우 양배추로 버무린 얼큰한 물회를 맛볼 수 있다. 질은 좀 떨어지지만 아쉬운 대로 매콤함이 개운한 느낌을 준다. 바삭한 부추전과 고소한 치즈구이 계란찜이 입을 심심치 않게 한다. 조개를 구워먹는 동안 석쇠 위에서 보글보글 끓는 조개탕 국물이 알싸하고 시원하다. 은박지 그릇이라 건강상 약간 찜찜하긴 하지만. 마지막으로 나오는 해물 칼국수는 푸짐하고 조개구이의 대미를 장식한다. 시원한 감칠 맛이 속을 확 풀어준다. 그리고 노릇하게 익은 감자 고구마가 기다린다.

조개구이를 먹는 내내 바쁘고 분주하다. 일단 여러 종류의 음식을 맛보기 때문에 호기심도 에피타이저가 된다. 실내 분위기가 아주 깨끗하진 않다는 것 너무 바쁜 종업원을 부르기가 좀 민망하다는 것을 빼면 몇 시간쯤 한국 제부도에 있는 듯한 상상은 향수의 시름도 달래주는 즐거움이 있다.

▶주소: 474 N. Western Ave. LA

▶전화: (323)467-2900

글·사진=이은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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