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역별 뉴스를 확인하세요.

많이 본 뉴스

광고닫기

기사공유

  • 페이스북
  • 트위터
  • 카카오톡
  • 카카오스토리
  • 네이버
  • 공유

기적을 믿는다는 것

김영기 약손마을 원장 

전문직에 종사하는 A가 방문했습니다. 부활절 예배를 보고 오는 길이라고 합니다. 조심스럽게 질문을 해보았습니다. “부활을 믿으세요?” “아니오. 그것은 상징적인 뜻이에요.” “그럼, 죽은 자를 말씀만으로 살리신 것은 믿습니까?” “그것도 상징적인 의미일 뿐이에요.” “병든 사람을 치료하신 그 많은 기적은요?” “요새 미국 교회에서는 그런 것을 다 상징적인 의미로 받아들여요.

실제로는 없던 일이에요” “그럼, 떡 다섯 개와 물고기 두 마리로 오천명을 배불리 먹이시던 것은요? 아니면 잔치집에서 물을 포도주로 바꾼 이적은 어떻게 생각하세요?” “아, 글쎄 전부 상징적인 의미라니까요? 요새 그걸 누가 믿겠어요?” “단지 윤택한 삶을 살기 위해서라도 믿어야 합니다. 축복받은 삶을 살기 위해서는 믿어야 합니다. 인생이 허허벌판 같은 공허하게 먼지바람이 날리는 황량한 삶을 살지 않기 위해 믿어야 합니다. 내가 불교인이면 불교인답게 믿어야 하고, 크리스천이면 크리스천답게, 회교도면 회교도답게, 도교인이면 도교인답게 믿어야 합니다. 그 믿음 속에 삶이 깊고 충만해집니다.”

 저는 ‘기’를 풀어내고 쏟아서 기치료마사지를 하고 있습니다. 이 분에게는 이 ‘기’를 쓴다는 것도 상징적인 것이고, 다만 열심히 땀을 흘리며 손을 쓴다고 생각할 것입니다. 저는 하루 일과가 시작되기 2~3시간 이전부터 국선도 수련과 명상, 의료기공을 하면서 전신의 세맥까지 깨우고 돌리면서, 업무를 시작하기 조금 전에는 붓을 들고 화선지에 고르게 기운을 풀어쓰는 감각을 정돈을 합니다. 그렇게 준비가 되어진 몸으로 손을 사용해서 ‘기‘를 환부에 집중하게 됩니다. 그 공을 기울이는 준비도 아마 이분에게는 오로지 근육을 다루어 풀어주는 스트레칭에 불과할 것입니다. ’기’를 풀어 쓴다는 것은 상징적인 의미에 불과할테니까요.

 “들고있는 물잔을 한 모금 드시고 잠시 건네주셔요.” 잔을 받고 ‘기’를 방출하고 “맛이 변했으면 뱉고 입을 행구셔요”하고 돌려줬습니다. 한 모금을 마시고 “물 맛이 시네요”라고 하기에 “제가 등에 손을 얻어 특별한 느낌이 있으면 말씀하세요”라며 등에 손을 얹으니 “아, 뜨거워. 손이 왜 이렇게 뜨거운 거죠?”라고 묻는다. “‘기‘를 쪼여 물 성분을 바꾼다든지, 손을 통해 감각을 바꾼다든지 하는 것은 제 능력 수준이지만, 영 능력이 충만할 때 그 능력에 따라 세상을 바꾸고 능히 변화시킬 수 있는 분이 있습니다. 기적을 깨닫는 것 자체가 의미가 있는 것은 아니고, 그것을 통해 뜻이 세상에 임하는 것을 믿는 것이 실로 중요한 것입니다.”

 늘 스트레스와 해외출장의 고단함을 풀어야 하는 A는 “오늘은 잠을 푹 잘 수 있겠어요”라며 나른하고 기분좋은 얼굴로 돌아갔습니다. 그리고 적어도 오늘의 일을 잠시 생각해볼 여지가 있을 것입니다. 한동안 그런 꿈을 꾸다 깨어나곤 했습니다. 버석거리게 마른 벌판에서 방황하며, 지독하게 무료함과 허허로움과 단지 눈 앞에 보이는 현상이 끊임없이 이어질 것에 대한 무력감에 숨이 막히는…. 대부분 많은 사람이 그렇게 살아갈테지만 그래도 제 주변이라도 도울 수 있다면 미력이나마 도와야 할 것입니다.


Log in to Twitter or Facebook account to connect
with the Korea JoongAng Daily
help-image Social comment?
lock icon

To write comments, please log in to one of the accounts.

Standards Board Policy (0/250자)


많이 본 뉴스





실시간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