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봄 맞은 타운 종묘상…채소 모종·유실수 묘목 인기

Los Angeles

2013.04.04 22: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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풋고추상추·오이 등 심어 먹는 한인 늘고
감·대추·매실 나무 등 유실수도 많이 찾아
봄철을 맞아 LA한인타운의 '종묘상(nursery)'에도 봄바람이 불고 있다.

매년 되풀이 하는 것이지만 올해는 유난히 종묘상을 찾는 한인의 발길이 잦아지고 있다. 이들은 고추나 깻잎 상추 등 채소류 모종이나 씨앗 감이나 대추 같은 유실수를 많이 찾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들 제품을 찾는 손님이 늘면서 관련 매장의 매출도 늘고 있다.

한인타운 올림픽가 김스전기 맞은편에 있는 '업타운 너서리'의 나형철 사장은 "올해 들어 예년보다 각종 채소 모종과 유실수가 더 인기를 끌고 있다"면서 "보통 2월 말부터 5월 말까지가 제일 바쁜 시기"라고 말했다.

나 사장은 "채소 중 인기있는 품목은 깻잎 한국산 풋고추 상추 등이고 유실수 가운데는 감과 대추나무를 찾는 수요가 꾸준하다. 특히 최근에는 매실나무와 블루베리를 찾는 한인들도 많아졌다"고 설명했다. 관련 업계에서는 봄철의 경우 채소 모종과 씨앗 유실수 판매가 전체 매출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40%에 육박하는 것으로 파악하고 있다.

나 사장은 "최근 몇 년 사이 감당이 안될 정도로 수요가 급증하고 있다"면서 "온실 규모를 확장하고 품목도 다양화하는 등 고객의 취향에 보조를 맞추고 있다"고 밝혔다.

채소나 유실수 가꾸기가 인기를 끄는 이유는 우선 캘리포니아의 토양과 기후가 좋고 먹거리의 안정성에 대한 인식이 점차 강해지고 있기 때문으로 분석된다. 이 밖에 취미생활로도 안성맞춤이다. 하루가 다르게 자라는 채소들을 보는 재미가 쏠쏠하며 투자 비용도 저렴한 편이다. 채소는 모종 6개 들이 화분이 평균 2달러 정도다. 평균 2개월 정도 기르면 밥상에 올릴 수 있다. 유실수는 품종과 굵기에 따라 가격이 천차만별이다. 한인들은 대부분 그루당 평균 50~90달러 대의 나무를 많이 찾는다. 장노년층 외에 자녀에게 노동의 대가와 환경의 소중함을 일깨우기 위해 교육용으로 사가는 경우도 늘고 있다.

'올림픽타운 식물원'의 김천근 사장은 "20여 가지 채소 모종을 취급하고 있는데 한인들이 골고루 찾는다"면서 "과일 나무는 경기가 좋았던 5~6년 전보다는 못하지만 그래도 꾸준히 찾고 있다"고 말했다. 이 업소에서도 이들 품목이 봄철 전체 매출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30~40%대를 기록하고 있다.

김 사장은 "최근 가주에서 보기 힘든 제주도 풍란 그 중에서도 꽃대가 올라온 것을 들여와 반짝 인기를 끌고 있다"고 소개하기도 했다.

한 업소를 찾아 한국산 오이와 풋고추를 구입한 네이슨 서(74) 씨는 "지난 10여 년 동안 해마다 여러 가지 채소를 뒤뜰에 심어 잘 먹고 있다"면서 "농약을 전혀 사용하지 않은 유기농 제품으로 마켓에서 사는 것보다 훨씬 싱싱하고 맛도 있다"고 자가재배 예찬론을 폈다.

블루베리 나무 두 그루를 구입한 모니카 박(68) 씨는 "직접 키우는 재미와 신선한 맛을 동시에 즐길 수 있어 좋다"면서 "주위에 집 마당이나 아파트 베란다 등에서 채소나 과실나무를 키우는 이웃이 예전보다 많아지고 있는 것 같다"고 전했다.

영부인 미셸 오바마도 백안관에 텃밭을 가꾸며 100% 유기농으로 재배된 채소로 샐러드를 즐기는 것으로 알려졌다.

전국 가드닝협회(NGA)의 2009년 통계에 따르면 미국에서 먹거리를 직접 재배하는 규모는 4300만 가정을 넘어섰다. 2008년에 비해 19%의 가파른 증가 폭이다. 또 허브와 과일 채소 등을 포함하는 '텃밭 가꾸기'에 쓴 총 지출액도 2009년 30억 달러를 넘어섰다.

김병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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