젊은이들을 열광시켜 밤새도록 춤을 추게 하는 신나는 약 엑스터시(Ecstasy, MDMA, X,한국에서는 ‘도리도리’)는 과연 어떤 약이길래 청소년들 사이에 이처럼 인기를 얻고 있는 것일가. 청소년 자녀를 둔 학부모들이라면 이 약에 대한 정확한 정보를 알아야 한다.
이 약은 원래 1912년 독일의 Merck 회사에서 합성, 2년 후 특허를 얻은 식욕 억제 약품이었다.
그러나 실제로는 임상에서 사용되지 않았다. 제약회사에는 MDMA를 좀 더 효과적인 식욕 억제제를 개발하기 위한 중간 단계의 약으로 간주했기 때문이었다. 한동안 잊혀져 있다가 냉전의 산물로 다시 등장했다.
제2차 세계대전이 끝난 후 공산권이 세뇌 공작, 선전 선동술 등을 심리전 무기로 삼았을 때 미국은 상대방을 죽이지는 않으면서도 순식간에 혼란에 빠트리는 약물이 없을까 해서 조사에 나섰다. 1953년 미 육군은 MDMA를 포함한 8개의 화학 물질을 실험 약으로 선정했다. 그러나 이들은 모두 무기로 사용하기에는 적합지 않다는 결론을 내렸다.
독일서 식욕억제제로 개발
1970년대에 들어가 일부 심리치료자들은 MDMA를 환자에게 투여해 보았다. 말을 쉽게 나오게 하는 이 약의 특성 때문인지 환자들은 생각이나 감정을 쉽게 털어 놓았다. 그 결과 치료자들은 이 약을 사용하면 환자들은 자신의 내면을 잘 성찰할 수 있으며 무의식의 세계까지 들여다 볼 수 있다고 주장했다.
정신 치료에서 보인 MDMA의 명성은 병원이란 울타리를 벗어나 일반 사회에까지 알려지게 되었다. 텍사스주에서는 한 화학자가 이 약을 대량으로 생산했다. 그리고는 댈러스의 고급 술집이나 클럽에서 칵테일과 함께 이 약을 끼워 제공했다.
소비자에게 쉽게 어필하기 위해 MDMA에다 ‘엑스터시’란 이름을 부여했다. 그러나 동물 실험에서 MDMA가 뇌 손상을 일으킨다는 보고가 있자 미국의 FDA(식품 의약국)와 DEA(마약 통제국)는 1985년에 이 약을 불법 마약으로 구분하여 사용을 금지시켰다.
MDMA가 혈액 순환계에 들어가면 마치 정교한 유도 미사일과도 같이 시로토닌(serotonin)을 방출하는 뇌 세포를 집중적으로 공략한다. 이 물질은 인간의 감정을 조절하는 신경 전달 물질이다. 그 결과 막대한 양의 시로토닌이 뇌에서 방출되기 때문에 복용자는 황홀한 경지에 도달하는 것이다.
발작후 혼수- 심하면 사망
그러나 이렇게 세포에 저장되었던 시로토닌이 인위적으로 약물에 의해 다량 방출되고 나면 두뇌의 기분 조절 작용에 심각한 타격을 입는다. 정상적으로 방출되어야 하는 경우에 이 신경 전달 물질이 나오지 않는다.
금요일이나 토요일 밤에 레이브(rave) 파티에 가서 MDMA를 복용하고 신나게 놀고 나면 그 후 며칠이 지나도록 우울증에 빠지기 쉬운 것이 바로 이런 이유에서다. 이것을 ‘가공할 화요일’(Terrible Tuesdays) 현상이라고 부른다.
한편 시로토닌이 두뇌에서 일시에 방출되면 신체에 열이 급격히 올라 심하게 과열되는 위험한 상태에 이를 수 있다. 그러므로 환자는 발작을 하고 혼수 상태에 빠지며 사망하기 쉽다.
또한 MDMA는 기억력에 쉽게 손상을 준다. 또 다른 위험은 이 약에 다른 약이 섞여 있을 가능성이 상당히 높다는 점이다. 현재 엑스터시라는 이름으로 파는 약의 20-40%는 MDMA가 아닌 다른 약물이 포함되어 있다.
엑스터시는 주로 네덜란드로 중심으로 한 유럽에서 제조되어 미국으로 반입된다. 한 알의 제조가격이 10-20 센트에 불과하지만 미국에 반입되면 20-40 달러에 판매된다. 이익이 엄청나게 크기 때문에 마피아 같은 범죄 조직이 밀수에 관여하고 있다. 그러므로 판매망이 넓어 주변에서 쉽게 구할 수 있기 때문에 자녀들을 이 약으로 보호하기 위해서는 부모들이 늘 세심하게 관찰하는 수 밖에 없다.